이 기사는 2022년 07월 18일 15: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반기 한국형 헤지펀드의 전체 평균 수익률이 마이너스 성과에 머물며 하반기 전망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형 전문 하우스나 공모주 펀드 하우스들은 하반기에도 시장 흐름이 반등될 가능성은 낮게 봤다. 다만 주가가 하락하며 저가매수의 기회가 확대됐고, 상장을 앞둔 기업들이 공모가를 하향조정한 점에서는 투자 기회가 열려있다고 평했다.

18일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한국형 헤지펀드의 전체 단순평균 수익률은 -5%로 집계됐다. 최근 설정 펀드가 포함된 6월 말 한국형 헤지펀드 현황 수익률도 유사하다. 전체 펀드의 단순 평균 수익률은 -3.4%로 나타났다. 비교적 변동성이 낮은 채권형 펀드와 플러스 수익을 낸 부동산 펀드도 반영된 점을 감안하면 부진한 성과다.

주식형 상품이 특히 저조한 성과를 냈다. 가장 낮은 수익률을 낸 전략은 롱바이어스드다. 롱바이어스드 전략은 단순평균 수익률 -22%를 기록했다. 전체 펀드 중 플러스 실적을 낸 펀드가 단 한 종도 없었다. 이벤트드리븐 전략 상품의 단순평균 수익률은 -3.7%다. 코스피와 비교해서는 선방했지만 내세울 만한 성적표는 아니었다.

하락장 방어에 성공한 펀드들은 롱숏 기반의 에쿼티 헤지 전략을 활용했다. 상반기 리그테이블을 기준으로 에쿼티 헤지와 롱 바이어스드 전략을 사용한 펀드 중 플러스(+) 수익률을 낸 상품은 8종에 그쳤다. 주식형에 강점을 보여온 하우스들도 '덜 깨지는' 데에 만족했다. 최근 설정돼 리그테이블에 오르지 못한 펀드 중에서도 소수의 펀드만 수익을 냈다.

주식형 하우스들 대다수는 하반기에도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분위기다. 내년까지는 기다려 봐야 경기 턴어라운드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분석이다. 다만 상반기 큰 폭의 하락세를 지난 만큼 하반기에는 변동성은 다소 잦아들 것으로 봤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까지 상승 시그널을 기다려봐야 한다고 전했다. 한 대형 자산운용사 헤지펀드 관계자는 "주식형 펀드의 경우 4분기까지 경제지표를 확인하면서 판단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내년 하반기 경기 턴어라운드도 기대할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경기둔화와 유동성 축소 등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봤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 대표는 "하반기 코스피의 추가적인 하락 가능성은 낮지만 상승전환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미국 유동성 축소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중국발 코로나 재확산 등 글로벌 악재가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주식형 하우스들은 저가 매수 기회에 주목했다. 유리한 종목으로는 리오프닝 관련주와 반도체, 2차전지 설비투자 관련 업종 등을 꼽았다. 상반기에는 힘을 쓰지 못한 가치주·롱바이어스드도 하반기에는 반등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국내외 주식 모두 최근 바닥권을 형성하는 움직임이 있어서 하반기에는 상반기보다 소폭의 만회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공모주 펀드도 마찬가지다. 상승 전환 가능성은 낮게 점쳤다. 다만 기업들의 공모가 조정과 하반기 IPO 대어로 꼽힐 만한 곳들이 대기 중이라는 점에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상반기에는 저조한 인기에 상장 계획을 철회하는 기업도 나왔다. 현대엔지니어링, SK쉴더스, 원스토어 등이다.

업계에서는 시장 상황의 개선보다는 상장 대기 기업들의 공모가가 현실화된 점이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상반기 상장철회 기업의 사례를 보며 기업들이 상장을 최우선 목표로 공모가를 낮췄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투자 가치는 있다고 봤다. 하반기 IPO를 준비 중인 곳은 오일뱅크와 쏘카, 케이뱅크 등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공모주는 하반기 상장 일정 지연으로 과거만큼 큰 폭의 수익률이 나기는 어렵지만 공모가가 많이 하향돼 기회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평했다. 또 다른 자산운용사의 주식운용부문장은 "아직까지 밸류에이션 조정은 미미한 수준"이라며 "IPO 기업들의 밸류에이션 조정이 진행된 뒤에는 기회가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짚었다.

공모주 펀드도 양극화가 심화되리라는 분석도 나왔다. 리사이클링 기업 성일하이텍이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역대 최고 경쟁률을 기록하는 등 일부 기업의 기업공개에 투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갈수록 강화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 중형 자산운용사 대표는 "미국 공모주 관련 대표 ETF의 주가 흐름을 보면 그동안 공모주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얼마나 높았으며 기대감에 대한 실망이 현 시점 기준 얼마나 큰 지를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