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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마이크론, 비메모리 테스트·기술 전문성 확장에 방점 [OSAT 보고서]⑥'범프·WLP' 물적분할 뒤 전문성 강화, FLS·플랙시블 패키징 등 보유기술 활용 집중

이민우 기자공개 2022-08-10 10:25:03

[편집자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패키징·테스트 외주기업(OSAT)은 유독 존재감이 약했다. 대만 ASE, 미국 앰코(AMKOR), 중국 스태츠칩팩(JCET) 등이 장악한 세계 OSAT 시장을 넘볼만한 기술도, 규모의 경제도 갖추지 못했다. 그러나 국가적 과제인 비메모리 육성은 후공정(패키징·테스트) 생태계가 뒷받침할 때 풀 수 있다. 시스템 반도체 성능을 좌우할 최첨단 패키징 기술을 어느 국가가 선점하느냐가 글로벌 반도체 주도권 전쟁의 승패를 가를 '키'가 됐다. 취약한 후공정 생태계를 어떻게 키워야 할까. 삼성전자부터 OSAT 기업을 만나 현주소를 짚어보고 의견을 들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08월 09일 08: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마이크론은 메모리 반도체 위주의 패키징 기업에서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의 다양한 후공정을 아우르는 패키징·테스트 전문기업(OSAT)으로 성장했다. 강점이었던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사업에 더해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징·테스트를 키워 사업구조를 다각화 했다.

글로벌 산업 전반에서 시스템반도체 등 비메모리 반도체의 중요도가 높아짐에 따라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징·테스트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성장을 함께 한 국내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도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선언한 상태다.

하나마이크론도 이에 맞춰 개발·육성한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관련 기술을 사업화함과 동시에 전문성 강화에 나서고 있다. 재배선층(RDL) 기술을 보유한 범프 및 웨이퍼 레벨 패키지(WLP) 부문을 물적분할해 독립시켰으며, 플렉서블 패키징 및 지문인식센서(FPS) 모듈 기술 등을 복합적으로 활용해 스마트카드·의료기기 시장 확대에 선재 대응 중이다.

◇증가된 비메모리 후공정 사업 비중, 테스트도 확대

메모리 반도체 패키징 기업이었던 하나마이크론은 꾸준한 비메모리 반도체 후공정 투자로 사업구조 다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비메모리 반도체 패키징·테스트는 하나마이크론 연간 반도체 제조 매출에서 절반 또는 그 이상을 차지해 뚜렷한 존재감을 보이고 있다. 2017~2019년까지 비메모리 관련 매출 비중은 51%를 기록해 메모리 관련 매출을 압도했다.

2020년에는 비메모리 관련 배출 비중이 62%에 달했다. 지난해의 경우 메모리 관련 매출 비중이 61%를 기록해 크게 앞선 것처럼 보였으나 FPS를 포함하지 않은 수치였다. 이를 계상할 경우 지난해 비메모리 관련 매출 비중은 49%로 늘어 메모리 관련 매출과 1대1에 가까운 비율을 지니게 된다. 올해 1분기에도 비메모리, 메모리 관련 매출 비중은 49 대 51을 기록해 균등한 상태를 유지 중이다.


하나마이크론은 비메모리 관련 비중을 계속해서 확대해나갈 예정이다. 메모리 역시 패키징 면에서 고부가 제품을 발굴해 수익성과 매출 성장을 노리지만,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의 파운드리 호황에 대응한 비메모리 패키징·테스트 투자가 필요하다. 최근 반도체 산업 전반에서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의 완제품 테스트 물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한 상태다. 지난해 1500억원 규모의 비메모리 테스트 장비 양수를 결정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특히 기판 등이 필요한 패키징과 달리 비메모리 반도체 테스트는 특성상 매출 원가가 거의 발생하지 않아 수익성이 높은 사업이다. 장비 확보 및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설비투자(CAPEX)만 발생할 뿐이다. 고부가가치 사업으로써 매출액과 영업이익 개선을 꾀할 수 있는 만큼 외형 성장 및 영업이익률을 크게 증가시킬 수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비메모리 테스트 물량이 기존 대비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예상 중이다.

◇하나WLS 출범, 범프·웨이퍼 패키징 기술 전문성 강화

하나마이크론은 2021년 1월 1일 범프(BUMP) 및 프로브 테스트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규법인인 하나더블유엘에스를 세웠다. 하나더블유엘에스는 반도체와 기판을 전기적으로 연결하는 범프와 웨이퍼의 전기적 특성이 양호한지 검사하는 프로브 테스트, 범프 기술의 일종으로 비메모리 반도체에 속하는 전력 반도체인 급속충전 칩(차저 IC)에 사용되는 WLP 기술을 전문화한다.

차저 IC에 사용되는 Thick RDL 기술은 세계최초로 개발된 기술로 특허권이 하나더블유엘에스에 있다. Thick RDL은 반도체에 배치되는 금속 배선을 두껍게 구현하는 기술이다. 기존 배선의 두께가 5㎛에 불과하다면 Thick RDL이 적용된 배선은 4배인 20㎛의 두께를 보유한다.

WLP 기술을 적용한 칩과 배선 공정 간략도 (출처:하나마이크론, 삼성전자)

구리 또는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진 전선의 내부 저항은 두께에 따라 달라진다. 동일한 길이에도 단면적이 4배 굵은 전선은 다른 전선 대비 내부 저항이 4분의 1 수준으로 낮다. 내부 저항이 낮으면 상대적으로 높은 전류가 흘러도 발열량이 적다. 전선에 흘릴 수 있는 안전상 최대 전류인 허용 전류 값도 오르게 돼 전반적인 안정성이 증가한다.

Thick RDL은 이런 특성을 살려 글로벌 반도체 업체의 삼성전자향 차저 IC에서 스마트폰 고속 충전을 가능케하는 핵심 솔루션으로 활용되고 있다. 하나마이크론은 하나더블유엘에스가 Thick RDL 포함 중장기적으로 2025년까지 월 3만매 정도의 캐파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동기간 73억원 수준인 매출 규모도 1000억원으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하나마이크론 관계자는 "범프 및 프로브 테스트 부문이 독립 사업체로써도 전문화를 통해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생각해 내린 결정"이라며 "글로벌 업체에 진행 중인 Thick RDL 솔루션 수주는 해당 부문이 하나마이크론에서 분할되기 이전부터 관리했던 사업이다"라고 설명했다.

◇다각화된 비메모리 패키징 보유 기술, 개화 시장 겨냥

하나마이크론은 비메모리 반도체에서 생체인식 반도체 칩과 관련된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스마트카드에 활용되는 고신뢰성과 내구도를 보유한 FPS 모듈 및 3D 플렉서블 패키징 기술을 보유 중이다. FPS 외에도 심전도(ESC) 신호를 활용해 작동하는 의료기기·웨어러블용 패키징 사업에도 속도를 내는 중이다.

스마트카드에 사용되는 지문인식 모듈은 국제표준기구(ISO)에서 정한 신뢰성 시험을 통과해야만 탑재가 가능하다. 비틀림, 형상굽힘 등에 견디며 내구성·신뢰성을 유지해야만 해 기존 대비 더 얇고 유연한 패키징이 요구된다. 현재 하나마이크론은 이에 활용할 수 있는 하나플렉스(HANAflex TM)와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을 자체 개발해 보유 중이다.

HANAflexTM(출처:하나마이크론)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징 기술은 미국 등 해외 컨소시엄보다 앞서 개발한 세계 최초 기술이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2층 적층 3차원 플렉서블 반도체 패키지는 굽힘 반경을 10mm로 1만번 접었다 펴도 전기적 특성이 변질되지 않는다. 기존 패키징이 사용하는 단단한 솔더범프 대신 유연성 있는 탄성 소프트 범프를 사용하고 플렉서블 필름을 활용한 다이공정(FOD)을 적용했다.

지문인식 모듈을 탑재한 스마트카드는 유럽연합(EU) 등에서 기존의 플라스틱 카드를 대체할 플랫폼으로 고려되고 있다. 오프라인 카드 내부에 결제 데이터 등을 저장하되 소유카드에 저장된 소유자 지문 정보와 실제 사용자 지문이 일치하는 경우에만 작동하고 결제가 가능케 하는 방식이다. 국내에서도 삼성전자가 올해 지문인증 IC칩을 탑재한 신용카드를 출시하는 등 시장이 개화될 조짐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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