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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FA 2022 미리보기]삼성·LG 격돌, 가전수요 침체 속 붐업 전환점될까3년만에 현장 개최되는 최대 가전박람회…큰 장 열린다

김혜란 기자공개 2022-08-31 09:41:11

이 기사는 2022년 08월 29일 15: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내달 열리는 유럽 최대 가전박람회 베를린 국제가전박람회(IFA·Internationale FunkAusstellung)에서는 침체된 글로벌 가전시장의 분위기를 바꿀 전환점으로 삼으려는 전 세계 가전업체들의 마케팅전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유럽은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가전시장인 만큼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한국 주요 가전업체들에도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일 수밖에 없다. 한국 가전기업들은 IFA에서 유럽 맞춤형 제품과 첨단기술을 적용한 신제품을 선보이며 '붐업'을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IFA의 의미, 그리고 가전시장을 선도하는 국내 기업이 유럽 무대에서 내세울 만한 기술과 제품은 무엇인지 미리 들여다본다.

◇IFA의 의미…세계 가전시장 판도 좌우 '예비전', 협력·소통의 장

IFA는 내달 2일(현지시간) 개막해 6일까지 진행된다. '코로나 팬데믹' 장기화로 2020년과 이듬해 2년 연속 현장행사가 제대로 열리지 못했다가 3년 만에 완전한 오프라인 행사다. 2020년엔 주요 기업이 대거 불참했고 작년엔 온라인으로 대체됐다.

올해 IFA는 전 세계적으로 글로벌 경기 둔화 여파에 따른 내수 침체가 이어지며 기업들마다 시장 확대 돌파구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 열린다. 전자업계에선 전 세계 가전시장의 관심이 집중되는 IFA를 붐업의 전환점으로 만들겠단 의지와 기대감으로 행사를 준비해 왔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에 유럽은 중요한 전략적 요충지다. 삼성전자에 유럽은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매출 규모가 큰 시장이다. 작년 유럽에서 올린 매출액이 50조원에 달한다. 다만 반도체와 모바일 등의 매출이 함께 잡혀 있고 가전부문 매출만 따로 떼어 발표하지 않아 정확한 매출 규모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유럽이 북미에 이어 최대 가전시장인 만큼 가전사업 부문이 성장하려면 유럽을 놓칠 수 없다.

LG전자도 마찬가지다. 전장부문까지 모두 포함된 실적이지만 지난해 유럽에서 매출액 약 12조원을 거둬 한국(약 27조원), 북미(18조원)와 함께 3대 주력시장임을 증명했다. 또 유럽 쪽 매출은 2017년(6조3029억원)부터 2018년(7조5644억원), 2019년(8조6827억원), 2020년(9조1812억원), 2021년(12조121억원) 등으로 매년 꾸준히 성장하는 시장이기 때문에 입지 확대에 공을 들일 수밖에 없다.

코웨이와 쿠쿠, 위닉스 등 중견가전업체들도 해외시장에 멀티쿠커와 밥솥, 공기청정기, 가습기 등을 판매한다. 내수시장에만 머물지 않고 거대 유럽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이번 IFA에서도 유럽시장에 맞춘 아이디어 가전제품을 선보일 전망이다.

유럽시장을 꽉 잡고 있는 밀레(Miele), 보쉬(Bosch), 지멘스(Siemens), 스웨덴 일렉트로룩스(Electrolux) 등 현지기업들도 한자리에 모인다. 특히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지향하는 프리미엄 시장의 강자인 밀레의 전략도 엿볼 수 있다. 삼성전자 임원들은 매년 밀레 부스를 방문했는데 밀레의 기술과 마케팅을 들여다보고 삼성전자가 부품사업도 하는 만큼 협업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IFA는 국내기업과 유럽 기업 간 소통의 장이기도 한 셈이다.

사진출처:IFA 홈페이지

◇'스마트홈', '차세대 TV', '상생' 키워드도 주목

글로벌 가전업체들이 매년 IFA에서 공을 들이는 부분은 가전·전자제품의 새 패러다임을 제시해 선도업체로서 이미지를 부각하는 것이다. 한국 가전업체들도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기반의 '스마트홈' 플랫폼을 선보이며 앞선 기술력을 과시할 전망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모든 가전 제품을 초연결하는 스마트홈 플랫폼으로 각각 '스마트싱스'와 'LG 씽큐'를 각각 내세우고 있다. 특히 LG전자의 경우 올해 초 LG 업(UP)가전을 새롭게 출시한 만큼 IFA에서도 전면에 내세울 것으로 보인다. 업가전은 가전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의 사용 패턴을 빅데이터로 분석해 필요한 기능과 서비스에 대한 업그레이드를 지원해주는 제품을 말한다.

TV 경쟁도 볼거리로 빼놓을 수 없다. TV 기술이 액정표시장치(LCD)에서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로 바뀌는 과도기에 놓인 만큼 새 시장을 선점하려는 업체들 간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이다. 유럽은 북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TV 시장이기도 하다.

역대 IFA에선 세계 TV시장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각 자사 제품의 기술적 우위를 강조하며 경쟁구도를 형성했다. 두 선도기업이 어떤 첨단기술을 적용한 제품을 내놓느냐는 시장의 이목을 끌 수밖에 없다.

코로나 발생 이전 열렸던 2019년 IFA에서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초고화질 8K(7680x4320) TV로 격돌했다. 또 삼성전자는 퀀텀닷 기반 LCD TV인 'QLED'를, LG전자는 OLED TV 'OLED'를 내세워 뜨거운 마케팅전을 벌였다. 올해 IFA에서도 이런 경쟁구도가 이어질 전망이다.

LG전자는 IFA에서 세계 최대 올레드 TV인 97인치 올레드 에보 갤러리 에디션(OLED evo Gallery Edition)을 처음 공개한다고 예고했다. 77, 83, 88인치에 이어 초대형 OLED TV를 선보여 초대형 TV 리더십을 확고하게 가져간다는 전략이 읽힌다.

모델들이 LG전자의 97형 올레드 에보(모델명: 97G2)로 다양한 콘텐츠를 몰입감 있게 즐기는 모습.(사진제공:LG전자)

삼성전자의 경우 그동안 OLED TV를 전면에 내세우지 않았고 CES에서도 공개하지 않았으나 IFA에선 퀀텀닷(QD)-OLED TV를 전시한다. 삼성전자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생산한 QD-OLED 패널을 적용한 TV를 독일과 영국, 프랑스 등 유럽 20여개국에서 판매 중이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Omdia)에 따르면 지난 2분기 삼성전자의 QD-OLED TV는 전체의 50.1%가 유럽에서 팔렸다.

또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LCD와 OLED, 마이크로LED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만큼 현존하는 디스플레이 기술을 모두 아우르는 기술 경쟁의 장이 펼쳐질 전망이다.

롯데그룹이 '상생'을 키워드로 내세워 IFA에 사상 처음으로 참여하는 점도 눈길을 끈다. 롯데백화점, 롯데마트 등 롯데 유통계열 6개사가 중소벤처기업부와 함께 IFA에서 롯데-대한민국 브랜드 엑스포(LOTTE-KOREA BRAND EXPO)를 진행한다. 국내 중소·벤처기업, 스타트업의 해외시장 판로 개척을 돕는다는 취지다. 롯데의 협력 중소기업 외에 거래하지 않는 우수 중소기업까지 총 200여곳이 참여한다.

◇IFA는…1923년 시작, 100년 역사 지닌 유럽 최대 전시회

IFA는 1923년 독일에서 시작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업박람회다. 미국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Consumer Electronics Show), 스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Mobile World Congress)와 함께 세계 3대 전자 박람회로 꼽힌다.

매년 초 열리는 CES에선 그 해 기업들의 전략을 살펴볼 수 있다면 IFA는 가전업체들의 전통적 비수기인 여름을 지나 본격적인 성수기로 접어드는 9월 초에 열린다. 유럽시장을 중심으로 한 기업 간 거래(B2B)에 보다 무게가 실리며 세계 주요 전자업체들의 제품 동향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IFA는 2005년까진 격년제였다가 2006년부터 해마다 열리고 있다. 올해는 전 세계 약 2000여곳의 기업이 참여해 그동안 준비해온 신기술과 신제품을 대거 선보인다. 전 세계 정보통신(IT)·가전업계의 미래 트렌드를 엿볼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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