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그룹도 지분 매각, 한진칼 둘러싼 이해관계자 손익계산서는 반도그룹 투자 수익 거두고 조원태 회장과 LX판토스는 교류 강화...호반건설은 글쎄
조은아 기자공개 2022-08-31 07:33:18
이 기사는 2022년 08월 30일 08시22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 가운데 상당수를 매각했다. 2019년 대호개발, 한영개발, 반도개발을 통해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취득에 나선 지 3년여 만이다.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된 데다 지분을 계속 안고 가는 데 따른 이익보다 손해가 컸던 만큼 내내 매각 타이밍을 고심했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한진칼 주가가 지속적으로 우하향 곡선을 그리면서 더 하락하기 전에 팔아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그룹이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주식 1136만1000주(17.02%) 가운데 상당수를 지난 26일 매각했다. 한국거래소(KRX)에 따르면 26일 하루에만 한진칼 주식 1075만1000주가 거래됐다. 이 가운데 LX판토스가 약 256만주(3.83%)를 사들였고 나머지는 국내외 기관투자자들이 매입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진칼 주가는 경영권 분쟁의 영향으로 다른 기업들과 다른 움직임을 보여왔다. 다른 기업의 경우 2020년 3월 코로나19로 주가가 급락한 이후 지난해까지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코로나19 이전 주가를 회복한 건 물론 신고가 행진을 이어간 곳도 있다. 그러다 올들어 주식시장이 침체되면서 하락하고 있는 모양새다. 반면 한진칼 주가는 2020년 4월 장중 11만원대까지 오르며 정점을 찍은 뒤 꾸준히 우하향하고 있다.
반도그룹은 여러 시점에 여러 계열사를 통해 한진칼 지분을 매입했는데 평균 매입단가는 3만원대 중반 정도로 알려져 있다.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면서 한진칼 주가가 분쟁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9년 말의 3만원대로 되돌아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 반도그룹이 지분을 매각한 가장 큰 이유로 추정된다.
반도그룹이 26일 보유 주식 대부분을 매각했다면 모두 6000억원 이상을 확보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26일 종가는 6만600원이었다. 평균 매입단가를 3만5000원이라고 친다면 3500억원에 사들여 6000억원 이상을 번 셈인데 누가 봐도 흡족할 만한 투자 성과다.
LX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LX판토스도 나쁘지 않은 거래라는 평가다. LX판토스가 한진칼 주식 약 256만주를 확보하는 데 쓴 돈은 1600억원 수준이다. 주당 매입가격이 6만원을 넘어 다소 비싼 가격에 산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순 투자를 넘어 국내 1위 항공사를 거느린 그룹의 지주사 지분을 샀다는 점에서 가격만으로는 평가할 수 없는 측면이 많다.
LX판토스가 한진칼 지분을 인수한 건 항공물류 사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LX판토스는 연간 화물기 1100대 분량의 항공화물을 처리하고 있다. 기존에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뿐만 아니라 세계 주요 항공사들과 전략적 제휴를 맺거나 전용 항공기를 운영하는 방식으로 항공화물 서비스를 제공해왔다. 이런 인연으로 과거부터 한진그룹과는 우호적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최근 LX판토스가 에어프레미아를 인수한다는 얘기가 시장에 돌았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에어프레미아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 측이 지분 인수 의사를 타진했으나 성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LX판토스 입장에서도 더 나은 선택지로 보인다. 그렇지 않아도 운영이 어려운 항공사 중에서도 아직 자리를 잡아가는 중인 신생 항공사를 인수하는 데 따른 부담은 매우 클 수밖에 없다. 항공업은 초기 투자금이 많이 드는 데다 자리잡은 이후에도 워낙 경영이 어려운 업종으로 꼽힌다. 국제유가나 환율은 물론이고 각국에서 일어나는 시위나 전염병 확산에 영향을 받을 만큼 외부 변수에 취약하다. 항공운수 배분권을 쥐고 있는 국토교통부와 관계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안전사고에도 각별히 유의해야 한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역시 오랜 기간 인연을 맺어온 LX판토스를 우군으로 얻게 됐다. 특히 LX판토스가 LX그룹 소속인 만큼 단순 기업 간 교류를 넘어 그룹 간 교류 역시 기대해볼 수 있다.
이제 재계의 관심은 호반건설의 행보에 쏠리고 있다. 앞서 조원태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였던 KCGI는 지난 3월 한진칼 주식 940만주 대부분을 호반건설에 매각했다. 호반건설의 지분율은 2분기 말 기준 16%대에 이른다.
호반건설은 주당 6만원 안팎에 한진칼 지분을 사들였다. 반도그룹이 6만원이 고점이라고 판단해 주식을 매각했다는 점에서 볼 때 호반건설의 투자금 회수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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