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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도 DB 운용 고민…연내 실적배당 투자할까 은행 퇴직연금 사업자 만나 운용 솔루션 등 제안받아

이돈섭 기자공개 2022-09-07 10:10:22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2일 06: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전자 퇴직연금 확정급여(DB) 사외적립금에 대한 금융권 시선이 뜨겁다. 지난달 은행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삼성전자에 DB 적립금 운용 솔루션과 적립금 운용위원회 구성안을 제시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다. 그간 원리금보장형으로 운용하던 적립금 일부를 실적배당형으로 운용할지 향후 행보에 이목이 쏠린다.

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달 중하순 복수의 퇴직연금 사업자들과 미팅을 가졌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 위주의 삼성전자 비거래 사업자들이 주로 참석해 DB 적립금 운용과 적립금 운용위원회 구성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해진다. 현재 삼성전자 퇴직연금 사업자는 삼성생명과 삼성증권 등이다.

지난해 말 삼성전자 DB 사외적립금 공정가치는 13조5000억원에 육박한다. 삼성전자는 그간 DB 적립금 대부분을 원리금보장형을 통해 운용해왔다. 작년 한 해 해당 사외적립금 이자수익은 3400억원 수준으로 연 3.1% 안팎 수익률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같은 해 미래 임금상승률 가정치 5.3%에 못 미치는 수치였다.

이에 따라 향후 삼성전자가 DB 적립금 일부를 실제 실적배당형 상품으로 옮겨 수익률 제고에 나설지 금융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모습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펀드 상품 위주로 적립금 솔루션을 제시한 것은 맞다"며 "언제 어떻게 굴릴지에 대해선 아직까지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않은 상태로 보인다"고 전했다.

지난해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개정으로 DB 적립금을 운용하는 상시 근로자 300명 이상 사용자는 올 4월부터 적립금 운용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 적립금 운용위원회는 경제와 경영, 금융, 노동 분야 전문가들로 구성해 매년 1회 이상 적립금 운용목적과 구체적 방법, 목표수익률 등을 명시한 운용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이에 따라 지난해 하반기 SK그룹 일부 계열사를 비롯해 대우건설, 유한킴벌리, 이랜드 등 국내 다양한 기업들이 DB 적립금 일부의 실적배당형 운용 전환을 검토했다. 사업자들은 외부위탁운용관리(OCIO) 콘셉트를 반영해 기업 맞춤형 사모펀드들을 운용 대안으로 제시했다. 이번 삼성전자 미팅도 비슷한 맥락에서 해석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삼성전자가 DB 사외적립금 일부를 실적배당형으로 운용하더라도 시범적 성격이 강한 탓에 위탁운용 규모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제기된다. 삼성생명 등 기존 그룹 계열 사업자에 위탁하고 있는 적립금 규모를 줄여 다른 사업자에 넘기기도 결코 쉬운 일은 아닐 것이란 주장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업계 관계자는 "국내 대표 기업 중 하나로 꼽히는 삼성전자가 DB 적립금 일부를 실적배당형으로 운용하는 것 자체가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면서도 "적립금 운용을 위탁받는 사업자 입장에선 자칫 성과가 나오지 않을 경우 부담스러울 수 있어 실무진 사이에선 맡기를 꺼린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전자는 2020년 말 퇴직연금 확정기여(DC) 사업자에 기존 삼성증권 등에 더해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추가 선정했다. 2018년부터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결성되기 시작하면서 퇴직연금 운용방식에 대한 다양한 수요가 직원들 사이에서 터져나오자, 노사 협의를 통해 상품 공급을 확대하려는 조치 일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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