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앞둔 탑머티리얼, 구주 매출 안하는 속내는 코윈테크, 지분율 희석 우려…2대주주 창업주 노환진 대표, 상장 이후 엑시트 나설 듯
박상희 기자공개 2022-09-13 08:23:55
이 기사는 2022년 09월 07일 15: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윈테크 자회사인 '탑머티리얼'이 금융위원회에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기업공개(IPO)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양극재 개발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탑머티리얼은 2차전지 밸류체인 업종으로 분류된다. 금리 인상 여파 등으로 최근 주식 공모 시장이 부진하지만 투심이 식지 않고 있는 2차전지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업체라는 점에서 기대감이 크다.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탑머티리얼은 구주 매출 없이 100% 신주 모집으로만 공모를 진행한다. 최대주주인 코윈테크는 물론 탑머리티얼의 창업주로 현재 2대주주이자 회사 CEO를 맡고 있는 노환진 대표이사도 구주 매출을 전혀 하지 않는다. 향후 탑머티리얼의 성장성에 더 큰 기대를 걸고 엑시트(자금회수) 시기를 늦추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증권신고서를 살펴보면 탑머티리얼의 총공모주식수는 200만주다. 희망 공모가격은 2만7000~3만원으로, 총 공모규모는 밴드가 하단 기준 540억원이다. 공모 후 예상 시가총액은 약 2157억~2396억원이다.
탑머티리얼은 상장을 통해 마련한 자금 대부분을 시설자금에 투입한다. 공모 후 자금 사용 내역을 살펴보면 △시설자금 430억4135만9000원 △운영자금 89억6000만원 △채무상환자금 10억원 등으로 구성됐다. 신주모집이기 때문에 공모자금은 전액 탑머티리얼로 유입되는 구조다.
코윈테크 등 최대주주의 구주 매출은 없다. 증권신고서 제출일 현재 탑머티리얼 최대주주인 코윈테크를 포함한 특수관계인 6인이 78.6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공모 이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58.57%(467만8310주)로 희석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윈테크가 구주매출에 나서지 않은 것은 추가적인 지분율 하락을 막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대주주 측 지분율 가운데 1대주주인 코윈테크 지분율은 50% 수준이다. 공모 이후 지분율은 37.42%로 하락한다. 여기서 지분율이 추가로 하락하면 코윈테크가 탑머티리얼을 종속기업으로 편입하는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눈길을 끄는 건 노환진 탑머티리얼 대표의 지분율이다. 노 대표는 탑머티리얼 창업주다. 코윈테크는 2021년 3월 탑머티리얼의 최대주주가 됐다. 노 대표는 탑머티리얼 최대주주 위치를 코윈테크에 넘겼지만 현재도 지분율 25.75%를 보유한 2대주주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노 대표는 삼성SDI 1세대 개발자 출신이다. 노 대표는 국내 최초로 휴대폰용 리튬이온전지를 개발했으며 미국 2차전지 제조기업 A123시스템스에서 리튬인산철(LFP) 전지를 생산하는 기가팩토리 건설을 총괄했다. 코윈테크는 노 대표의 전문성을 높이 평가해 탑머티리얼을 인수한 이후에도 경영을 맡기고 있다. 노 대표는 탑머티리얼 상장 작업도 주도했다.
시장에선 노 대표가 상장 이후 주가 추이를 살펴보며 적당한 때를 노려 매각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탑머티리얼은 향후 성장 가치가 시간이 갈수록 더욱 커질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이를 감안해 노 대표는 탑머리티얼 엑시트 시기를 최대한 늦출 것으로 전망된다.
탑머티리얼 관계자는 "노환진 대표는 지분 매각을 비롯한 엑시트 계획이 당분간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대표이사로서 탑머티리얼 경영도 계속 총괄하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탑머티리얼은 글로벌 2차전지 시장의 성장에 힘입어 최근 실적이 가파르게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은 378억원, 영업이익 83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매출을 넘어섰다. 지난해 매출은 319억원, 영업이익은 4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해외 매출 비중은 약 95%에 달했다.
2012년 설립된 탑머티리얼은 2차전지 관련 시스템 엔지니어링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2차전지 핵심 소재인 고성능 전극, 양극재도 개발하고 있다. 시스템 엔지니어링이란 2차전지 제조기업의 전체 공정 장비부터 설치, 시운전 등 생산 라인 전체를 일괄 수주하는 것을 말한다.
또 탑머티리얼은 2차전지 원재료 비중 76%를 차지하는 고성능 전극을 올해 하반기부터 양산하고 있다. 또한 차세대 양극재로 분류되는 하이 망간계 코발트 프리 양극재(LMNO, LMRO)를 연구개발 중이다.
탑머티리얼의 차세대 양극재인 LMNO와 LMRO는 고용량이지만 가격이 낮고 안전성과 친환경성을 갖췄다는 장점이 있다. 탑머티리얼이 개발 중인 양극재는 상용화를 위한 기술 보완 이후 양산을 시작할 계획이다. 회사 측은 양극재 시장을 대표하는 니켈코발트망간(NCM) 양극재와 리튬인산철(LFP) 양극재의 단점을 보완할 차세대 양극재로 자리매김한다는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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