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22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요즘 벤처투자업계는 그야말로 곳곳이 지뢰밭이다. 하루가 멀다하고 존폐 기로에 놓인 스타트업들이 보고된다. 그것도 성장성이 높다고 평가되며 벤처캐피탈의 러브콜을 한 몸에 받았던 회사들이다.벤처캐피탈 자금이 1000억원 이상 투입된 국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Over The Top) 스타트업 왓챠는 2년 연속 완전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후속 투자유치에 실패하자 구조조정은 물론 경영권 매각 작업까지 진행하고 있다.
수산물 당일 배송 서비스를 내세워 주목을 받았던 오늘회 운영사 오늘식탁도 적자를 벗어나지 못하며 자금난을 겪다 결국 전직원 권고사직에 이르렀다. 급기야 지난 1일 서비스 중단과 함께 공지사항을 통해 조직과 재무구조 전환 등 구조조정 과정에 있다고 밝혔다.
데스노트 다음 타자는 어느 회사인지 벤처투자업계 전체가 숨죽여 기다리는 상황에서 지난해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00억원의 시리즈D 투자를 받은 인공지능(AI) 교육 솔루션 스타트업 뤼이드의 구조조정 소식이 전해졌다. 일부 인력감축과 조직개편이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른 스타트업의 부정적 소식과 맞물려 또 하나의 폭탄이 터진 것인가 하는 탄식이 이어졌다. 뤼이드도 결국 대규모 투자 유치 후 그 흥에 빠져 방만한 자금 운용을 한 것이냐 등 온갖 추측이 쏟아졌다.
많은 스타트업이 투자 유치 후 마케팅 명목으로 자금을 대거 지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상한 일도 아니다. 구조조정을 한다는 것은 공격적인 지출로 투자 받은 자금 상당 부분을 사용해 유동성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졌다.
하지만 주주들이 비상회의를 갖고 긴박하게 움직였던 왓챠, 오늘식탁 등과는 분위기가 달랐다. 심지어 뤼이드 주주들한테서 여유마저 느껴졌다.
뤼이드의 곳간 상황을 들으니 이해가 갔다. 현재 뤼이드가 보유하고 있는 자금은 1400억원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프트뱅크로부터 투자 받은 자금 상당액을 계속 보유하고 있어 유동성 상황이 여유로운 상태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 경기 침체 상황이 단기간이 아닌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선제적으로 허리띠를 졸라 매고 체질개선에 나섰다. 특히 그동안 뤼이드를 비롯해 많은 스타트업이 성장 전략으로 삼았던 마케팅 중심의 사업구조를 손 볼 예정이다.
얼마전 한 사모투자 관계자는 "마케팅 비용으로 기업가치를 올린 스타트업에 대해서는 투자하지 않겠다는 내부 방침을 세웠다"며 과도한 마케팅 비용에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하지만 풍부한 유동성 흥에 취해 마케팅에 자금 대부분을 투입하는 스타트업이 여전히 많다. 투자유치 IR에서도 마케팅이 여전히 자금 사용 계획 최상단에 자리잡고 있다.
여유가 있음에도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선 뤼이드의 앞날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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