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09월 28일 07시2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바야흐로 스팩(SPAC, 기업인수목적회사) 전성시대다. 꽁꽁 얼어버린 IPO 시장에서 직상장의 대체재로 급부상하고 있다. 올해 증시에 입성했거나 청구서를 제출한 스팩만 집계해도 역대급일 것으로 보인다.장점이 뚜렷하다. '존속 방식'일 때 존재했던 취득세, 등기 변경 등의 귀찮은 문제가 '소멸 방식' 도입 후 사라졌다.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아 기관투자자에게 흔들릴 필요가 없다. 합병 비율만 잘 조절하면 최대주주의 지분율 희석도 문제없다.
다양한 기업의 수요에 따라 대형 스팩도 등장하고 있다. IB들은 요즘 비상장법인을 만날 때마다 스팩을 설명해주기에 바쁘다고 한다. 우후죽순으로 등판했던 과거와 달리 이번엔 수요가 뒷받치는 만큼 기대된다는 것이 IB업계의 반응이다.
다만 일부 한국거래소 인력의 시대착오적 시각은 우려스럽다. 직상장보다 쉬운 방법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실제로 취재 과정에서 한 거래소 직원은 아래와 같이 반응했다.
"거래소는 심사 과정을 직상장과 똑같이 진행하는 만큼 같은 밀도로 일합니다. 반면 증권사는 어느 정도 일반화된 절차만 진행하면 됩니다. 발기인 참여로 큰 수익도 챙길 수 있습니다. 결국 증권사한테만 좋은 일이죠."
현장 실무진의 얘기는 다르다. 실무만 놓고 봐도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두 번의 주주총회를 주도해야 하고 금융감독원에 제출해야 하는 공시도 훨씬 많다. 실수하면 최악의 경우 담당 IB가 경위서를 써야하는 상황도 발생한다. 그만큼 책임이 막중하다.
밸류에이션도 마찬가지다. 공식적으로 피어그룹을 선정하지는 않지만 시장 분위기에 맞춰 비교군을 잘 대입해야 한다. 상장 후 엑시트를 해야 할 시점에서 주가가 내려가면 주관사에 돌아오는 피해는 오히려 더 크다.
지분율 희석을 피하고자 터무니없이 높은 몸값을 원하는 최대주주를 설득하기도 쉽지 않다. 기관투자자 눈치를 볼 필요가 없기에 본인들의 요구를 들어줄 수 있는 주관사로 바꾸면 그만이라는 인식도 강하다.
그만큼 주도면밀해야 한다. 이미 스팩 시장에서도 비상장법인에 대한 주관사의 옥석 가리기가 진행 중이다. IPO 시장의 체질이 개선되는 상황에서 거래소도 이에 걸맞은 생각을 가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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