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시플로 모니터]'현금흐름 악화' KCC, 투자 기조에 영향 미칠까순영업활동현금흐름 마이너스(-) 전환...재고자산·매출채권 증가 영향
이호준 기자공개 2022-09-29 07:45:57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2년 09월 27일 17: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CC는 2019년 미국 실리콘기업 '모멘티브퍼포먼스머티리얼스(이하 모멘티브)'를 인수하며 실리콘 사업 진출을 본격화했다. 사모펀드 등과 컨소시엄 형태로 약 3조4000억원을 투입하며 정밀화학 기업으로 발돋움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대규모 투자였던 만큼 회사의 주요 재무지표들은 여전히 '회복 중'이다. 전방경기가 살아나 실적개선에 성공했지만 투자자금 소요에 따라 차입금 규모는 역대 최대치를 경신했다. 물류대란으로 재고 자산도 늘어 현금흐름은 마이너스(-) 상태로 전환됐다.
◇상반기 NCF -423억원 기록...10년래 최초
올해 상반기 KCC의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423억원을 기록했다. 작년 상반기 825억원이었던 것과 반대되는 모습이다. 지난 10년 동안 KCC의 NCF가 마이너스(-) 상태를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NCF는 영업활동을 통해 벌어들인 현금흐름을 의미한다. 수익이 많으면 NCF도 개선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회사는 마이너스로 전환됐다. 영업활동이 현금 창출로 이어지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런 상황에서 KCC의 수익성은 오히려 개선됐다는 점이 눈길을 끈다. 올 상반기 기준 회사는 3조3932억원의 매출과 313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 같은 기간과 견줘 각각 18%, 61% 증가한 수치다.
결국 재고자산의 증가가 현금흐름 악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상반기 말 기준 KCC의 재고자산은 1조57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돈을 들여서 제품을 만들었는데 아직 다 소진하지 못한 채 창고에 쌓여있다는 뜻이다.
매출채권이 증가한 영향도 있다. 매출채권은 소위 외상값으로, 빠른 시일(1달~3달) 내 회수가 가능한 수취채권이다. KCC의 매출채권은 상반기 기준 1조2400억원으로 작년 상반기(1조원) 대비 2400억원 가까이 늘었다.
매출채권이 증가했다는 것은 물건을 공짜로 준 외상거래가 많아졌다는 의미다. 재무지표에 유의미한 현금 유입으로 기록되기까지 일정 시간이 소요된다. KCC의 매출채권이 1조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총차입금 '5조4851억원' 역대 최대치
나빠진 현금흐름이 투자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다. KCC는 3년 전 세계 3대 실리콘 기업으로 꼽히는 글로벌 업체 모멘티브를 인수했다. 실리콘 사업 강화를 위해서였는데 투자금 지출의 흔적은 여전히 회사의 주요 재무지표에 남아 있다.
올 상반기 기준 KCC의 총차입금은 5조4851억원 수준이다. 창사 이래 가장 많은 빚이 쌓여 있다. 순차입금 역시 3조8837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다. 순차입금은 총차입금에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을 차감한 값으로 적을수록 회사의 상환능력이 좋다고 평가된다.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의 상승도 눈에 띈다. KCC의 부채비율은 150%, 차입금의존도는 39.4%를 기록했다. 재무건전성 잣대로 평가되는 200%와 30%대를 넘지 않지만 모멘티브 인수 전과 비교해 각각 94%포인트, 19%포인트 상승했다.
이에 따라 KCC가 그렸던 사업 영역 확대 계획에 차질이 생길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회사는 최근 B2C 사업 공략을 위한 행보를 적극적으로 보이고 있다. 홈 인테리어 사업 등을 강화해 사업 대상을 기업에서 일반 소비자로 더 확대하기 위함이다.
해외 사업 확대를 위해서도 다각도의 투자를 준비하고 있다. KCC는 올 상반기 이사회 결의로 '중동·아프리카 신재생 에너지 프로젝트 투자 관련 법인 설립의 건'을 의결했다. 태양광 등 신성장동력 확보 차원에서 출자 규모와 시기를 조율하고 있다.
다만 KCC는 이에 대해 모멘티브 인수에 따른 금융비용 증가 때문이라고 해명했다. KCC 관계자는 "재무구조 악화는 모멘티브 인수에 따른 것"이라며 "빠른 시일 내에 차입금을 상환할 계획을 갖고 있고 향후 모멘티브를 상장시켜 자금을 마련하는 등의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전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윤승규 기아 부사장 "IRA 폐지, 아직 장담 어렵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셀카와 주먹인사로 화답, 현대차 첫 외국인 CEO 무뇨스
- [북미 질주하는 현대차]무뇨스 현대차 사장 "미국 투자, 정책 변화 상관없이 지속"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이호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보릿고개 넘는 계열사들, 관건은 '비재무적 성과'
- [포스코그룹 CEO 성과평가]장인화 회장, 재건과 회복에 초점 맞춘 한해
- [2024 이사회 평가]지배구조 최상단 ㈜한화, 건설업 부진에 경영성과 '글쎄'
- [2024 이사회 평가]불황 넘는 HD현대인프라코어, 평가시스템·견제기능 '우수'
- [2024 이사회 평가]평가시스템 '부재' 팬오션, 운임지수 하락에 경영성과 부진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부품사도 세대교체, 미래차 준비하는 현대트랜시스·케피코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이규복 사장 승진, 현대글로비스 미래 밸류업 '올인'
- [현대차그룹 인사 풍향계]송호성 체제 굳건…기아, 성과 기반 임원진 대거 약진
- [재정비 나서는 현대제철]주주환원책 발표 보류, 밸류업 현실화 방안은
- KAI, 폴란드 신화 수뇌부 용퇴…수출 인력 집중 배치 배경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