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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구업계 2세 경영 점검]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 '20년 한우물' 부흥기 이끌었다작년 매출액 '3000억 돌파' 취임 후 3배 성장, 업황 악화 불구 침대 호황 수혜

이효범 기자공개 2022-10-18 08:29:19

[편집자주]

가구업계 창업주 시대가 저물고 있다. 조창걸 전 한샘 회장이 경영권을 매각한 것도 이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일찌감치 후계자를 전면에 내세우거나 이제 막 경영권을 이양하면서 다음 시대를 준비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가구업 1세대인 창업주의 오너십이 이동하는 과정을 들여다보고 2세들의 행보와 경영 성과를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사장은 2002년 7월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년간 경영 지휘봉을 잡고 있다. 그가 경영을 이어온 기간 동안 매출이 역성장 한적은 있지만 적자를 낸 적은 단 한번도 없다. 업황에 부침이 있어도 안정적으로 경영을 해왔다는 의미다.

국내 침대시장이 성장한 만큼 에이스침대가 성장할 수밖에 없는 환경도 조성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안 대표 체제에서도 에이스침대의 사업영역이 국내 침대 시장에 국한돼 있다는 점을 고려, 그의 경영스타일을 보여주는 단면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20년 경영 지휘봉' 성장·수익성 모두 챙겼다

에이스침대는 2021년 사상 처음으로 매출액 3000억원을 돌파했다. 매출액이 3464억원, 영업이익이 569억원에 달했다. 전년대비 매출액은 20% 가까이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371% 증가했다.

매출액 3000억원 돌파의 의미는 남다르다. 창업주이자 안 사장의 부친인 안유수 회장은 1963년 에이스침대공업사를 설립했다. 1977년 7월 에이스침대로 법인 전환한 이후 1996년 4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안 사장이 대표에 올랐던 2002년 매출액은 1137억원이었다. 에이스침대가 창립한 이후 거의 40년만이다. 그러나 최근 20년 동안 매출액은 3배로 더욱 가파르게 성장한 셈이다.
안성호 에이스침대 대표이사 사장

안 사장이 경영지휘봉을 잡고 있는 동안 매출 성장 뿐만 아니라 높은 수익성도 꾸준히 유지됐다. 연간 영업이익률이 10%를 하회한 적은 한차례도 없었다. 2011년부터 영업이익률은 최소 16%를 웃돌았다. 지난해에는 22%로 치솟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침대를 구매하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에이스침대의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양질의 수면을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침대 역시 점차 고급화 하는 추세다. 적게는 수백만원에서 많게는 수천만원짜리 침대를 구매하는 소비자들도 생겨나고 있다.

에이스침대는 올해도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매출액은 17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다. 영업이익도 386억원으로 지난해 연간 수치의 절반을 넘어섰다.

안 사장은 재무구조도 안정적으로 관리해왔다. 단적인 예로 부채비율은 그의 취임 첫해 34%였으나 이듬해 23%로 하락했다. 최근까지 연말기준으로 20%를 넘지 않는 수준에 형성되고 있다. 매년 벌어들이는 현금을 자본으로 축적하는 한편 외부에서 차입을 끌어다 쓰는 경우가 거의 없다는 얘기다.

그만큼 투자에 인색하다는 얘기도 된다. 에이스침대의 2021년말 연결기준 부채총계는 800억원이다. 10년전과 비교하면 2배로 늘어났지만 그동안 회사의 매출규모와 자기자본 등이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한 것은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 실제로 시설투자 계획은 최근 3년간 연간기준으로 15억~20억원 가량이다. 올해 시설투자로 예정된 금액도 20억원에 그쳤다.


◇1992년 입사 10년만에 대표 꿰차…'침대는 과학' 기존사업 '올인'

'침대는 과학'이라는 슬로건과 같이 에이스침대는 '한우물'만 파왔다. 이는 창업주인 안 회장 시대와 같이 안 사장이 경영을 맡은 지난 20년 동안에도 거의 변함 없었다. 2021년 매출액 3464억원 중 대부분이 국내에서 만든 침대를 국내에서 판매해 거둔 금액이다. 침대 이외의 가구 매출액은 6% 수준에 불과하다.

안 사장은 고려대학교 지질학과를 졸업하고 1992년 일찌감치 에이스침대에 입사했다. 생산, 영엽, 관리부문을 두루 거치면서 에이스침대의 가장 근본이 되는 일부터 습득했다. 그는 입사 6년만인 1997년 초 상무에 오른 이후 같은해 부사장으로 초고속 승진했다. 빠르게 2세 경영체제를 구축하기 위한 안 회장의 의중이 반영된 인사였다. 1968년 생인 그가 대표에 오른 건 한국 나이로 30대 중반 때였다.

통상 오너 2세들이 신사업을 주도하는 것과 달리 안 사장은 에이스침대를 안정적으로 경영하는데 힘을 쏟았던 것으로 보인다. 에이스침대가 경영에 참여할 목적으로 지분을 소유한 계열사는 쎌타코리아 뿐이라는 점도 방증이다. 침대, 가구업을 영위하는 법인으로 자산총계는 55억원에 그친다.

에이스침대는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다각화하기 보다 변화하는 소비 트렌드 속에서 기존 사업을 강화하는데 주력해왔다. 특히 최근 몇년간 소비자 니즈(Needs)에 따라 체험형 매장을 늘리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소비자들이 침대를 체험해 봐야 한다는 안 사장의 지론과 함께 품질에 대한 그의 자신감이 녹아있다. 에이스침대는 도심형 대형 매장으로 '에이스스퀘어'를, 하이퀄리티 트렌드 가구 편집숍으로 '에이스에비뉴'를 잇따라 출점하고 있다.

또 과거 해외사업에 실패한 경험 역시 국내사업에 더욱 집중하게 만든 계기로 보인다. 에이스침대는 시몬스침대와 손을 잡고 2005년 이탈리아 현지 법인을 설립했지만 2009년 이를 청산했다. 이에 앞서 1990년대 진출했던 중국법인도 2017년 청산을 결정하고 2020년 12월 청산을 완료했다.

안 사장 역시 해외사업에 또다시 손을 대기 보다 당분간 국내사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구업계 관계자는 "올들어 국내 주택 거래량 감소와 함께 가구시장은 어느때 보다 어려운 시기"라며 "이와 달리 침대에 대한 소비는 견고하게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분간 국내 침대시장은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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