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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매크로 리스크 점검]10년만에 3%대 기준금리…수익 기회 or 리스크 확대①대출 금리 인상 시장에 반영…당국 규제 속도 따라 리스크만 부각될 수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2-10-24 08:08:39

[편집자주]

은행을 중심으로 호황기를 구가했던 금융지주사들이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최근 몇 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출자산을 늘리며 초고속 성장해왔지만 글로벌 긴축 모드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와 인플레이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등에 따른 리스크는 과거보다 크고 다양해졌다. 더벨은 매크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각 금융지주사들이 어떤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7일 15: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준금리 인상은 대출금리 상승세란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내고 있을까. 지난해부터 시작된 잇따른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가 빠르게 오르고 있다. 은행들의 영업이익 근간인 기업·가계 대출금리가 상승하면서 이자수익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당국이 변수다. 대출금리 상승세를 통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어느 순간 은행들이 기준금리 인상을 실시간 반영해 이자율을 높이지 못하는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경기 침체로 차주들의 리스크는 커지고 은행들의 수익성은 제한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금융지주들은 기준금리 인상 등 새로운 매크로 환경 속에 리스크 최소화를 위한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다.

◇유동성 잔치는 끝났다…한국은행의 잇따른 빅스텝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이하 금통위)는 지난 12일 기준금리를 0.5% 포인트 인상하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지난 7월 13일 금통위 역사상 처음으로 빅스텝을 밟은 뒤 불과 세달여 만에 또다시 빅스텝을 단행했다.

금통위가 계속해 기준금리 인상에 나선 것은 글로벌 경기 위축과 인플레이션, 강달러 등에 대응하기 위해서다. 특히 금통위는 코로나19 이후 확산된 고물가 쇼크에 대응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파이팅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다.


올해 1월 14일 열린 금통위를 시작으로 올해만 6번째 기준금리가 인상됐다. 연초 1.25%로 시작한 기준금리는 10월 17일 현재 3.00%를 기록 중이다. 불과 2년 전까지만해도 0.5%까지 떨어졌던 기준금리가 6배 가량 뛰었다.

가장 최근 기준금리가 3.00%를 기록한 것은 2012년 7월 12일이다. 다만 상황은 정 반대다. 당시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기존 3.25%에서 3.00%로 낮췄다. 이후 기준금리는 꾸준히 하락세를 보였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각국 당국은 시중의 자금을 거둬들이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2008년 8월 7일 5.25%까지 치솟았던 기준금리는 그해 12월 11일 3.00%까지 떨어졌다. 이후 2009년 2월 12일 2.00%까지 낮아졌다

고비가 지나고 통화정책이 수정되면서 다시 시중에 자금이 풀렸다. 금통위는 2011년 6월 10일 기준금리를 3.25%까지 인상했다. 하지만 추가적으로 금리인상은 없었다. 한동안 3.00%대를 유지하던 기준금리는 2014년 10월 15일 2.00%까지 순차적으로 하락했다.

기준금리가 본격적으로 1% 이하로 내려간 것은 코로나19가 터진 직후다. 코로나19로 시중에 정책자금 등 유동성이 본격 공급되면서 2020년 3월 17일 0.75%로 떨어졌다. 이후 5월 28일 기준금리는 0.50%로 낮아졌다.

0.5% 초저금리는 14개월간 지속됐다. 그 사이 시중엔 풍부한 유동성이 공급됐고 이에 따른 과잉현상이 발생했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 하면서 정부와 당국은 금리인상을 뒤로 미루며 상황을 관망했다.

금리가 다시 오름세로 돌아선 것은 2021년 8월 26일이다. 금통위는 기준금리를 0.75%로 높였다. 한번 오름세로 돌아선 뒤엔 거침이 없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금통위는 총 8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총 2.50% 포인트 높였다.


◇저금리에 올라탄 은행, 사상 최대 실적 갱신

한국은행의 유동성 공급 기조가 펼쳐지면 은행을 중심으로 금융지주사들은 사상 최대 실적을 매번 갈아치웠다. 저금리와 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대출수요가 증가하면서 은행 및 금융지주사 대출자산은 기하급수적으로 성장했다.

국내 대형 4개 금융지주사 소속 시중은행들의 대출자산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말 1138조8708억원에서 2021년 말 1358조6599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졌다. 상반기 말 기준 1388조9308억원을 기록했다.

대출자산이 크게 늘어난 상황에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중금리까지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올해도 은행들의 이자수익은 크게 증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미 시중에 깔린 대출자산이 많기 때문에 이자가 조금만 상승해도 이자수익 증가는 기하급수적으로 늘 수 있다.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은 곧바로 시장금리 상승세로 이어지고 있다. 시중은행들은 예대금리를 올리며 기준금리 상승세에 올라탔다. 예적금 등 조달금리가 오른 만큼 대출금리도 올리면서 조달 경쟁력 향상과 대출금리 상승세를 만들어 가고 있다.

문제는 최근 금리인상 속도가 한층 가팔라졌다는 점이다. 기존 0.25% 포인트씩 높이던 금리를 올하반기부턴 0.5% 포인트씩 올리면서 위기감도 커진다. 특히 미국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한-미간 금리 역전현상이 발생하고 강달러가 지속되면서 한국은행의 추가적인 대규모 금리인상이 예상된다.


한국은행 통계에 따르면 신규취급액 기준 예금은행 대출금리는 기업대출의 경우 지난 8월 평균 4.46%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가계대출은 평균 4.76%로 집계됐다. 해당 통계에 따르면 1년 전인 지난해 8월 기업대출 평균금리는 2.95%, 가계대출 평균금리는 3.46%였다.

지난 8월 기준금리는 2.25%였다. 이를 기반으로 은행들이 예수금 등 조달 등에 소요된 비용 등과 마진율을 적용해 대출금리를 산정했다. 10월 현재 기준금리가 3.00%로 상승한 만큼 조만간 은행들의 평균 대출금리는 기업과 가계 모두 5%를 훌쩍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은행들이 기준금리에 맞춰 대출금리를 때마다 올릴 수 없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올해 급격한 대출금리 인상에 대한 당국의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당국은 직접적으로 대출금리 인상에 날선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자장사’라는 표현까지 등장하며 은행들을 압박하는 모습이다. 당국은 코로나19 상황에서 부실화된 대출자산이 금리인상으로 폭발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만기연장 차주와 '빚투' '영끌' 등으로 부채가 늘어난 MZ세대, 다중채무자 등에 대한 빚폭탄을 우려하고 있다.

당국은 시장의 대출채권을 정상화하기보단 은행들에 주의를 주면서 상황을 관리하는 모습이다. 과도한 이자부담을 감경하라는 목소리를 내놓고 있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금리 인상이란 자연스러운 흐름을 취약 차주 보호라는 프레임에 가둬 시장금리 인상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렇게 될 경우 차주들의 리스크만 부각되고 금융지주들의 수익성은 제한되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상과 이에 따른 시장금리 인상이란 자연스러운 흐름이 일부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며 "예수금 등 조달금리는 어쩔 수 없이 올리지만 대출금리는 일정 수준 이상 올리지 못하는 딜레마가 벌써부터 존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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