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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 매크로 리스크 점검]높아진 조달금리에 커지는 원가부담③예수금·금융채 조달비용 급증…NIM 상승세 주춤, 수익성 훼손 전망

고설봉 기자공개 2022-10-26 07:20:33

[편집자주]

은행을 중심으로 호황기를 구가했던 금융지주사들이 거대한 변화에 직면했다. 최근 몇 년 풍부한 유동성을 기반으로 대출자산을 늘리며 초고속 성장해왔지만 글로벌 긴축 모드에 변동성이 확대되는 뉴노멀 시대가 도래했다. 글로벌 불확실성 증대와 인플레이션,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과 달러 강세 등에 따른 리스크는 과거보다 크고 다양해졌다. 더벨은 매크로 환경 변화에 대응해 각 금융지주사들이 어떤 대응 전략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19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준금리의 급격한 인상은 은행 및 금융지주사의 원가 부담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금융지주사 및 은행은 조달 대부분을 예수금과 채권 발행 등에 의존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으로 조달 환경이 위축되고 있다.

예수금과 채권 등 주요 조달 수단의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조달비용이 높아지는 모습이다. 특히 대출금리보다 조달금리가 더 빠르게 상승하며 이자이익의 크기를 결정짓는 순이자마진(NIM) 상승세가 꺾이고 있다.

◇뛰는 금리에 수신경쟁 가열…특판 예적금발 조달금리 상승

금융감독원은 은행의 원화예수금에 대해 요구불예금, 저축성예금, 수입부금, 주택부금 등으로 구분한다. 이 가운데 실제 은행들의 예수금 중 대부분을 차지하는 것은 요구불예금과 저축성예금이다.

저축성예금에는 정기예금, 정기적금, 기업자유예금, 저축예금 등이 포함된다. 일정 기간 예치해 보다 높은 이자를 주는 것이 특징이다. 요구불예금은 당좌예금, 보통예금, 가계종합예금, 별단예금 등으로 구성된다. 입출금이 자유로운 대신 금리가 낮아 '저원가성예금'이라고도 불린다.

은행은 요구불예금을 많이 확보할수록 비용 측면에서 우위에 선다. 순이자마진(NIM)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출금리를 높이고 대출채권을 늘리는 것만큼이나 요구불예금을 많이 확보하는 역량이 중요하다.

지난 몇 년 은행들은 저원가성수신을 늘리며 이자비용 감축에 성공해왔다. 초저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요구불예금은 사실상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수준까지 떨어졌다. 저축성예금도 이자율이 1%대에 머물면서 사실상 저원가성수신으로 분류될 수 있을 만큼 조달 금리 하락에 기여했다.


최근 상황이 급반전됐다. 기준금리 상승으로 예적금 금리가 일제히 오르면서 은행 및 저축은행간 수신 경쟁에 불이 붙었다. 시중 자금이 적금으로 몰리면서 각 금융사들은 일제히 적금 금리를 올리고 특판 경쟁에 뛰어들었다. 이러한 현상으로 핵심저금리 예금 등도 크게 감소했다.

이러한 추세는 각 은행들의 이자비용을 끌어올리는 원인으로 지목된다. 최근 몇 년 크게 낮아졌던 은행들의 예수금 평균이자율은 올해 들어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12일 한국은행이 빅스텝을 밟으만큼 하반기 더 큰 폭의 추가 상승세가 예상된다.

실제 2018년 말 1.25%를 기록했던 국민은행 예수금 평균이자율은 지난해 말 0.70%까지 떨어졌다. 그러나 올해부터 다시 상승세로 돌아서 상반기 말 0.93%로 상승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의 예수금 평균이자율은 1.41%에서 0.80%까지 떨어졌지만 올 상반기 다시 1.07%로 치솟았다.

다른 은행들의 사정도 비슷하다. 우리은행은 2018년 말 1.39%에서 지난해 말 0.85%까지 예수금 평균이자율을 낮췄지만 올 상반기 다시 1.06% 올랐다. 하나은행도 같은 기간 1.49%에서 0.85%를 거쳐 다시 1.18%로 상승세를 보였다. 농협은행도 같은 기간 1.26%에서 0.95%까지 예수금 평균이자율을 떨어뜨렸지만 올 상반기 다시 1.01%를 기록 중이다.

이에 따라 예수금 조달비용 자체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기존보다 몇배 더 많은 이자를 주고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들의 원화예수금(평잔)을 연간 예수금이자 지출액을 나눈 값인 예수금이자 지출비율이 올 상반기 상승세로 돌아섰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들의 원화예수금(평잔) 총액 대비 예수금이자 총액 지출 비율은 2018년 연간 평균 1.28%였다. 이 비율은 지난해 말 0.65%까지 하락했다. 그러나 올 상반기 이미 1%대로 회귀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말 2018년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예수금 조달비용은 기준금리 상승에 따라 핵심저금리 예금 감소와 정기예금 및 시장성 자금 조달비용의 상승 등으로 계속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채권시장도 금리 급상승…금융채 통한 조달도 위기

금융지주사와 은행의 또 다른 주요 조달 창구인 채권시장도 상황이 좋지 않다. 통상 금융지주사와 은행들은 전체 필요자금의 10% 안팎을 금융채(채권) 등을 통해 조달한다. 신용등급 최상위에 위치한 은행과 금융지주사들은 자체 신용도를 기반으로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높고 금리가 낮은 채권시장에서 저리로 자금을 조달해왔다.

그러나 최근 채권시장은 금리 고공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글로벌 고강도 긴축정책, 한국은행의 빅스텝 여파다. 이에 따라 은행들의 조달 경쟁력은 하락하고 있다. 채권금리가 오르면서 은행채 발행을 통한 자금 수혈에서 과거보다 더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지난 17일 회사채 무보증 3년물(AA-급) 평균 금리는 전날보다 0.053% 오른 연 5.373%를 기록했다. BBB-급 금리는 전날보다 0.06% 오른 연 11.233%에서 마감했다.

이에 따라 금융채 조달비용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개 은행들의 사채(잔액 기준) 대비 사채이자 지출비율은 2018년 연간 평균 2.13%였다. 이 비율은 지난해 말 1.47%까지 하락했다.

사채이자 지출비율은 각 은행들이 보유한 사채(잔액기준)를 연간 지출한 사채이자로 나눈 값이다. 5개 은행의 사채를 단순 합산하고, 연간 지출한 사채이자도 모두 더한 뒤 다시 나눠 평균값을 구했다. 사채이자 지출비율의 추이를 살펴보기 위한 것으로 실제 지출한 이자비용과 일치하지 않는다.

올해 들어 채권금리가 상승하면서 사채이자 비용도 크게 증가했다. 올 상반기 사채이자 지출비율 평균은 1.6%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추가 기준금리 인상이 예고된 상황에서 향후 채권금리가 더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다른 은행권 관계자는 “미국의 인플레이션 속도가 빨라지면서 지속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함에 따라 장기물 금리 상승세로 조달 금리의 추가 상승 가능성이 불가피해 보인다”며 “금융채 발행 및 중장기 차입시장 여건은 변동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예수금과 금융채 등 조달금리 상승은 이자비용 지출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이런 가운데 이자수익의 근간이되는 대출금리 상승세는 금융 당국 등의 압력을 받고 있다. 자칫 조달비용은 오르는데 대출수익은 늘지 않는 현상이 발생할 우려가 있다. 이에 따라 최근 상승세를 보이던 NIM이 다소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앞선 관계자는 “조달 금리의 상승은 COFIX 인상으로 연결되어 결과적으로 대출금리 상승으로 이어진다”며 “다만 후행금리인 COFIX의 특성상 대출금리 인상시점까지 차이(Gap)가 발생함에 따라 급격한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NIM은 개선폭 감소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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