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력사에 '5.2조' 쏘는 현대차, 기대 효과는 '납품대금 연동제' 핵심, 선제 지원에 3분기 생산량 증대 가시화
허인혜 기자공개 2022-10-24 07:43:24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0일 14시4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그룹이 중소 부품 협력사들에게 5조2000억원을 지원한다. 납품대금 연동제 도입과 유동성 지원이 핵심이다. 원자재 가격 대비 낮은 납품대금에 골머리를 앓거나 대외환경에 돈줄이 막힌 중소 협력사들에게는 생산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현대차는 생산량 증대 효과를 누릴 것으로 보인다. 이미 3분기부터 일부 협력사에는 지원을 시작해 납품 물량이 늘어나고 있다. 미국 인플레감축법(IRA) 대응이 절실한 상황에서 정부와의 공조가 깊어진 점도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손익·유동성 지원 집중…납품대금 연동제 '방점'
현대차가 이달 발표한 협력사 상생 방안은 크게 세 가지다. 손익 지원과 유동성 지원, 경쟁력 향상 지원 등이다. 이 중 손익과 유동성 등 자금 지급이 총 지원자금 5조2000억원 중 5조1000억원을 차지한다.
키워드는 납품대금이다. 납품대금 연동제를 확대하는 데에 4조원에 가까운 돈을 푼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원자재가격 상승분을 단가에 자동으로 반영하는 제도다. 직접 거래하는 1차 협력사를 포함해 2·3차 협력사까지 5000곳 이상이 납품대금 연동제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출 신용보증과 유동성 지원에는 3000억원을 쓴다. 원자재가격과 환율이 모두 오르며 협력사들이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는 판단에 따랐다. 한국자동차산업학회의 연구에 따르면 올해를 기준으로 자동차 부품사 중 1차사 24.8%, 2차사 22.4%가 영업이익 적자 상황이다. 한국자동차연구원은 지난해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기업이 전체 36.6%라고 밝혔다. 한해 영업이익으로 부채 이자도 채 갚지 못한다는 의미다.

현대차그룹의 협력사 지원은 2018년부터 예고됐다. 현대차는 2018년부터 5년간 1조6728억원을 지원하는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발표했다. 미래성장펀드를 구축하는 한편 협력사 R&D와 양산 투자비를 조기에 지급한다는 목표였다.
2020년에는 중소 부품 협력사 350곳에 1조원 규모 자금을 내놨다. 경영 자금 무이자 지원 3080억원, 납품대금 5870억원과 부품 양산 투자비 1050억원 조기 결제 등이다.
◇생산성 증대 효과 가시화…정부 공조에 IRA 대응 힘 받는다
현대차는 협력사 지원으로 생산량 증산 효과를 얻을 것으로 보인다. 생산량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반도체 수급 차질이지만 협력사들의 빡빡한 자금사정도 만만치 않게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자동차부품사 관계자는 "환율이 오르고 원자재 가격도 상승해 자금 수급이 절실하지만 밀린 납품 대금 탓에 생산량이 크게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효과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차가 협력사 지원방안을 발표한 것은 19일이지만 선제적인 지원을 이어왔다는 전언이다. 3분기부터 조기 지원을 받은 협력사들은 이미 납품 물량을 늘려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의 지원으로 유동성이 개선되면서 3분기부터는 생산량이 개선됐다"며 "매출의 8할에서 9할을 현대차와의 계약으로 채우고 있는 만큼 생산량 증대는 곧 현대차의 부품 수급 확대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정부와의 공조가 강화된 점도 현대차로서는 긍정적이다. 납품대금 연동제는 중소기업벤처부가 최우선으로 추진해온 정책이다. 현대차그룹이 자금력으로 정책의 물꼬를 터준 셈이다.
현대차로서는 최근 미국의 인플레감축법(IRA) 여파 우려로 정부의 외교적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 한덕수 국무총리도 현대차 상생방안 발표 행사에 참석해 "IRA 대응을 위해 미국 의회, 행정부와 적극적으로 협의해 조속히 해법을 찾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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