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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주 프렌드십 포커스]동국제강, ESG 투자 ‘약점 메우고 강점 살리고’④안전 예산 2배 이상 늘려 설비 전수조사… 환경분야도 대기오염 물관리 등 전방위 투자

강용규 기자공개 2022-10-31 07:38:37

[편집자주]

바야흐로 '주주 전성시대'가 열렸다. 지금까지 투자 규모가 작은 소액주주를 소위 '개미'로 불렀지만 지금은 상황이 180도 달라졌다. 이들은 기업 경영에 크고 작은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기업들은 기업공개(IR), 배당 강화, 자사주 활용 등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한 정책에 힘주고 있다. 더벨이 기업의 주주 친화력(friendship)을 분석해봤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15: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는 2020년경 처음 국내에 소개될 때만 해도 기업의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비재무적 지표 정도로 여겨졌다. 그러나 기관투자자들이 점차 ESG를 투자의 척도로 삼기 시작하면서 더는 ESG를 비재무적이라고만 보기가 어려워지는 추세다. ESG는 주가에 영향을 미치며 주주가치를 좌우하는 요소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힘입어 ESG 역량 강화에 적극적인 기업일수록 주가 상승을 통한 주주의 이익실현에도 적극적이라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동국제강은 올해 ESG를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진심’이다. 그동안 약점으로 지목됐던 사회 분야는 물론이고 강점으로 여겨졌던 환경 분야에서까지 투자를 확대하며 ESG에 칼을 갈고 있다.

◇ 안전관리 투자 확대, ESG 약점 메우기 총력

동국제강은 올해 ESG경영 전략의 수립을 위해 38개의 ESG 이슈 풀 선정과 이슈 분석을 거쳐 중대 이슈 선정에 이르는 중대성 평가를 진행했다. 선정된 ESG 이슈의 적합성을 평가하기 위해 한국경영인증원의 검증도 받았다. 평가 결과 가장 중요도가 높은 이슈는 사회 분야의 ‘사업장 안전 및 보건 강화’였다.

사업장 안전은 동국제강 ESG경영의 아킬레스건이다. 최근 3년 동안 4건의 노동자 사망사고가 잇따랐다. 2022년 3월 하청업체 소속 노동자의 안전벨트 감김 사고, 2021년 2월 창고 근무자의 코일 끼임 사고, 2021년 1월 식자재 납품업자의 승강기 끼임 사고, 2020년 1월 유압기 수리 노동자의 기계 끼임 사고 등이다.

반복되는 사망사고는 동국제강의 ESG 평가에도 악영향을 미쳤다. 한국ESG기준원(KCGS, 옛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2022년 2분기 ESG 등급 조정을 통해 동국제강의 사회 분야 등급을 B+에서 B로 한 단계 낮췄다. 통합 등급은 B+로 유지됐지만 ‘반복되는 산업재해 탓에 지속가능경영체계를 양호하게 유지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는 부정적 평가는 뼈아팠다.

동국제강은 사업장 안전 강화를 위한 지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지난해 안전보건 부문에 166억원을 투자했는데 올해는 투자 규모를 401억원으로 늘린다. 시설, 인력, 관리 등 안전보건과 관련한 모든 영역의 예산을 확대했다. 특히 위험·노후설비의 전수조사 실시 및 설비 교체에 전체 투자금의 59%에 이르는 237억원을 집행한다는 방침을 내놓았다.

기존 사업장별로 운영되던 안전관리 시스템을 전사 기준으로 통합해 고도화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이를 위해 김연극 대표이사 사장이 직접 위험차단시스템(ILS) 태스크포스(TF)를 꾸렸다. 위험차단시스템은 수리나 정비를 실시할 때 설비의 에너지원을 차단하는 등 재해 원인을 근본적으로 제거하는 체계라고 동국제강은 설명했다.

(자료=2022년 동국제강 지속가능경영보고서)

◇ 환경 투자 확대, ESG 강점 더욱 강하게

동국제강은 2022년 환경관리 투자예산을 163억원으로 잡고 있다. 지난해 82억원의 2배 수준이다. 2019년 10억원에서 2020년 82억원으로 8배가량 늘린 데 이어 2년만에 다시 환경 투자를 증액하기로 했다.

이 역시 ESG 중대 이슈 선정과 무관치 않다는 설명이다. 최우선 이슈인 사업장 안전보건 강화를 뒤따르는 중대성 2, 3위 이슈가 각각 기후변화 대응과 친환경 사업장 구축이었다. 12위 이슈인 물 리스크 관리 강화 역시 38개 이슈 풀 가운데 비교적 상위에 자리했다.

동국제강의 온실가스 배출량을 살펴보면 2020년 183만1000톤에서 2021년 187만7000톤으로 3%가량 증가했다. 다만 이 기간 조강 생산량 대비 온실가스 배출 비율(집약도)는 0.314배에서 0.311배로 오히려 낮아졌다. 기후변화 대응 관점에서는 안정적으로 리스크를 관리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다만 친환경 사업장 구축과 직결되는 대기오염물질 관리 부문에서는 지난해 지표가 다소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0~2021년 먼지 배출 집약도는 0.012배로 유지됐으나 질소산화물 배출 집약도는 0.112배에서 0.169배로, 황산화물 배출 집약도는 0.047배에서 0.050배로 각각 높아졌다.

(자료=2022년 동국제강 지속가능경영보고서)

동국제강은 2020년 정부의 대기오염물질 배출 총량 관리제 시행 이후 대기오염물질 배출량 감축을 위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지난해까지 32억원을 들여 질소산화물을 저감하는 탈질저감촉매(SCR) 설비 6기를 부산공장에 4기, 포항공장에 2기씩 각각 설치했다.

사업장 대기환경을 자동으로 측정하는 원격측정시스템(TMS) 설비를 부산 8기, 인천 4기, 초항 3기, 당진 1기 등 모두 16기 설치하는 데도 25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그럼에도 지난해 지표가 되려 악화한 만큼 올해 환경 투자에 더욱 고삐를 죄는 것이다.

물 관리는 동국제강이 특히 강점을 보유한 분야다. 기후변화센터에서 2021년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동국제강은 국내 철강 및 금속기업 가운데 물 재활용률이 67.9%로 가장 높다. 산업 평균인 17.1%를 4배가량 웃돈다. 동국제강은 올해 부산공장에 오염수의 직접 방류를 막는 비점오염원 저감설비 2기를 새로 설치하는 등 ‘물 샐 틈 없는’ 관리체계 구축에 힘쓰고 있다.

동국제강의 이와 같은 ESG 투자 확대에는 주주가치가 고려돼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은 2022년 동국제강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동국제강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인식하고 주주·고객·협력사·임직원·지역사회 등 모든 이해관계자들과 더불어 성장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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