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 the move]신규투자 1조 시대 연 현대차, 지금은 숨고르는 시간투자 회수 방안 집행 인력 구인...올해 신규 투자 집행 안 해
양도웅 기자공개 2022-11-01 11:11:45
[편집자주]
기업이 특정 분야에서 사람을 찾는 데는 이유가 있다. 안 하는 일을 새롭게 하기 위해, 못하는 일을 잘하기 위해, 잘하는 일은 더 잘하기 위해서다. 기업이 현재 발 딛고 있는 위치와 가고자 하는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단서가 이 리크루팅(채용) 활동에 있다. 더벨이 기업의 재무조직과 관련된 리크루팅 활동과 의미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6일 17:50 thebell 유료서비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차 시대를 대비하는 현대자동차에 눈에 띄는 전략 중 하나는 '지분투자'다. 전기차와 수소차, 자율주행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사업에 도움되는 기업을 찾아 지분을 매입하는 방식이다. 이를 발판 삼아 해당 기업의 의사결정에 참여해 '윈-윈'을 도모한다.하지만 그간 빠르게 돌아가던 현대차의 지분투자 시계는 사실상 멈춘 상태다. 26일 올해 반기보고서에서 밝힌 타법인 출자 현황에 따르면 현대차가 해외에 직접 설립한 계열사를 제외하고 새롭게 지분을 매입한 곳은 없다.
대부분 기존 해외 계열사나 기투자한 기업에 재투자했다. △미국 UAM 법인인 슈퍼널에 1945억원 △멕시코 법인 HMM에 4168억원 △중국 생산 법인인 BHMC에 2877억원 △미국 배터리 업체 SES에 360억원 등이다.
최근 현대차가 매년 새로운 기업과 펀드 등을 찾아 작게는 수십억원, 크게는 수백억원의 지분투자를 한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변화는 눈에 띈다. 회사가 타법인에 신규 출자한 규모는 2021년에 9228억원, 2020년에 1조3821억원, 2019년에 7180억원, 2018년에 1087억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신규 출자 규모는 '0원'이다.
올들어 신규 투자를 중단한 이유는 무엇일까. 무엇보다 고물가와 고금리 등으로 미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최근 1~2년과 다른 경영 환경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금은 리스크 관리 등 지키는 전략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한 셈이다.
실제 현대차는 이와 관련한 업무를 맡을 실무 인력을 찾고 있다. 26일 헤드헌팅 업계에 따르면 회사는 투자 사후 관리와 투자금 회수 방안 집행, 신규 사업에 대한 타당성 검토 등을 수행할 사람을 찾고 있다. 벤처투자 업계에서 최소 3년 이상 관련 업무 경험이 있어야 지원할 수 있다.
현대차 측은 "신규 투자 회사의 재무건전성 점검 강화 및 투자 사후 관리 업무를 수행한다"며 "또한 투자 회사 심사부터 투자 실적 점검, 투자사 협업 지원까지 전반적인 전략 투자 분석 업무를 수행한다"고 밝혔다.
더불어 채용할 담당자의 업무로 투자금 회수를 꼽았는데, 이 때문에 일부 기업의 지분을 매각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2021년도 기준으로 현대차가 지분투자한 기업 중 실적이 안 좋은 곳은 △동남아 차량공유 플랫폼 '그랩' △미국 자율주행차 스타트업 '오로라' △인도 차량호출 서비스 기업 '올라' △국내 1호 디지털 보험사 '캐롯손해보험' △크로아티아 전기차 스타트업 '리막' 등이다. 수천억원에서 수백억원의 손실을 내고 있다.
이 가운데 올해 상반기 '결별 루머'가 돌았던 리막의 지분을 매각할지가 업계의 관심사 중 하나다. 리막은 현대차의 경쟁사인 폭스바겐그룹과 다양한 형태의 비즈니스를 진행 중인데, 이 점에 현대차가 불만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현대차는 리막에 2019년 843억원을 투자했다.
한편 이번에 현대차가 채용하는 인력은 CFO 조직인 기획재경본부 소속으로 근무할 전망이다. 현재 현대차 CFO는 서강현 부사장으로 2021년부터 2년째 기획재경본부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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