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보험공사 사장 후보군 분석]유형철 후보, 정책·기획력과 국제감각 갖춘 안정된 후보③WGBI 관찰대상국 편입 일등공신…뛰어난 시장 소통력도 장점
고설봉 기자공개 2022-11-01 07:36:23
이 기사는 2022년 10월 28일 07: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형철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사진)은 최근 금융시장 불안정이 확대되는 가운데 무게중심을 잡고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를 이끌 적임자로 평가된다. 그는 오랫동안 기재부 요직을 두루 거치며 탄탄한 입지를 쌓았다. 정책·기획력과 국제감각을 바탕으로 대내외 금융시장 악재에 잘 대응할 수 있는 전문가다.최근 채권시장 불안정성이 커지는 것도 유 후보자 입장에선 반가운 일이다. 유 후보자는 국고국장으로 거시경제 관련 지표들을 통제하고 채권시장에 직접 개입하는 등 뛰어난 정책 수행 능력을 인정 받아왔다. 시장리스크가 커지는 상황에서 예보의 수장으로 안정적인 경영능력을 갖춘 후보가 수장에 올라야 한다는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유 후보는 1966년생으로 행정고시 37회로 공직에 입문했다.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동 대학 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서울대와 영국 맨체스터대에서 경제학 박사과정도 수료했다.
그는 기재부 대외경제총괄과장, 국제경제과장, 통상정책과장, 경쟁력전략과장, 정책기획관과 미주투자공사(IIC) 전략기획 선임관리자 등을 역임했다. 지난해 11월 국고국장에 올라 현재까지 직을 수행하고 있다.
유 후보는 국고국장으로 오른 직후부터 채권시장에 다양한 목소리를 내 왔다. 특히 국채시장 동향을 면밀히 살피고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데 역량을 집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유 후보 취임 당시 국채시장은 국고채 발행 증가와 대내외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변동성이 큰 상황을 맞았었다.
기재부 국고국은 국채시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의 운용에서부터 국유재산과 정부출자기관의 관리, 국가계약·조달 업무에 이르기까지 국가재정을 종합적으로 뒷받침하는 곳이다. 국고국장은 시장에 명확한 시그널을 주고 필요할 때 적절히 개입해 국유재산과 채권시장 자체를 선도하는 역할을 하는 자리다.
유 후보는 옛 재무부 출신으로 기재부 내에서는 국제분야 전문가로 평가된다. 그동안 과장으로 거친 부서(기재부 대외경제총괄과장, 국제경제과장, 통상정책과장, 경쟁력전략과장)에서 알 수 있듯이 대외경제와 국제경제 분야를 주로 맡았다. 주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대표부 1등 서기관으로 프랑스에 있으면서 국제감각까지 쌓았다.
정책·기획적 측면에서도 능력을 검증 받았다. 2020년 공공혁신심의관을 지내면서 식견을 넓혔다. 정책기획관으로 홍남기 전 부총리를 보좌했다. 코로나19 사회적 거리두기 개편에서 기획력을 발휘하며 방역과 경제의 균형점을 찾는 데 힘썼다. 홍 전 부총리의 코로나 관련 공개 메시지에도 관여하며 위드 코로나 준비에서 컨트롤타워 역할도 담당했다.
이러한 유 후보의 능력은 최근 빛을 발했다. 유 후보는 지난 9월 한국이 세계 3대 채권지수 중 하나인 세계국채지수(WGBI)의 관찰대상국으로 올라서는데 주도적 역할을 했다. 관찰대상국에 등재된 만큼 협의 절차가 원활히 진행되면 내년 3월 WGBI에 공식 편입도 가능하다.
WGBI는 JP GBI-EM 글로벌신흥국 편입지수, 블룸버그 글로벌 총액지수와 함께 세계 3대 채권지수로 꼽힌다. 현재 우리나라는 블룸버그 지수에만 가입돼 있다. JP모건의 글로벌신흥국 편입지수는 신흥국을 대상으로 해 우리나라는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WGBI는 미국·영국·일본·중국 등 주요 23개국 국채가 편입돼 있다. WGBI의 추종 자금은 약 2조5000억달러로 추산된다. WGBI는 시장 규모 등을 고려해 편입 비중을 결정한다.
한국의 예상 편입 비중은 2.0~2.5% 수준이다. 편입이 성사될 경우 최대 90조원 규모의 채권 자금이 국내에 들어올 것이라고 기재부는 추정하고 있다. 국고채 수요 증가에 따른 가격 인상 및 금리 하락으로 절감되는 이자비용은 연간 5000억∼1조1000억원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특히 외국 투자 자금이 한국으로 유입되면 최근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는 원·달러 환율 안정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한국 경제의 펀더멘탈에 대한 신뢰도 제고로 추가적인 투자금 유치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유 후보는 성품이 온화하고 직원들과 대화를 많이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재부 내에서도 지지를 받고 있으며 시장 참여자들과의 교감 측면에서도 손색이 없다는 평가다. 경청하고 소통하는 능력이 뛰어나 의견을 조율하고 시장을 안정화 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다.
더불어 유 후보는 전통적으로 예보 사장과 인연이 깊은 기재부 국고국장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그간 예보는 금융위 뿐 아니라 기재부 출신 인사들이 예보 사장을 도맡아왔다는 점에서 현직인 유 후보의 입지는 탄탄하다. 현 정부와도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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