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 '연금동행' 디폴트옵션 승인에 업계 "부글부글" 트랙레코드 전무 불구 통과…당국 "향후 모니터링 통해 판단"
이돈섭 기자공개 2022-11-22 14:50:46
이 기사는 2022년 11월 07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래에셋증권이 디폴트옵션 상품으로 고용노동부에 승인을 신청한 계열사 미래에셋자산운용 '연금동행' 펀드 시리즈를 놓고 업계 불만이 커지고 있다. 해당 펀드 시리즈는 올해 9월 설정된 신규 펀드로 운용과 펀딩 이력이 전무한 데다, 판매사 계열사 상품으로 애시당초 당국 심사 기준을 충족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모조리 승인을 받은 것이 의아하다는 반응이다.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이 디폴트옵션 적정상품 리스트에 올려 정책당국 승인을 신청한 미래에셋자산운용 '미래에셋 연금동행' 펀드가 이달 당국 승인위원회 최종 승인을 받았다. 미래에셋증권은 이 펀드를 포함해 각 위험도별 미래에셋운용 펀드 위주로 7개 상품군을 구성해 신청했는데 모두 최종 승인 문턱을 넘었다.
미래에셋운용은 올해 9월 초 '연금동행' 펀드를 성장형과 안정형, 중립형 등 세 가지 버전으로 출시해 운용하고 있다. 이 펀드 시리즈는 주식과 채권, 리츠, 파생상품 등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재간접 상품으로 고위험 자산 비중을 조정해 성장형-안정형-중립형 순으로 각각의 위험 등급을 조정하고 있다.
연금동행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미래에셋증권의 리스크 배분 기법과 글로벌 스코어링,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등 자문을 적극 활용해 그룹 차원 시너지 효과를 겨냥한 것. 펀드명에서 알 수 있듯이 퇴직연금 시장을 직접 겨냥한 이 시리즈는 현재 성장형 4억원, 중립형 2억원, 안정형 3억원 등 비교적 작은 규모로 운용되고 있다.
현재 연금동행 펀드 판매사는 현재 미래에셋증권이 유일한 상황. 미래에셋증권은 이 펀드가 설정된 당시 디폴트옵션 상품 리스트에 이 상품을 올려 고용노동부와 금융감독원 기초심사를 신청했고, 관련 정책당국 전문가 중심으로 구성된 심의위원회 최종 승인까지 받았다.
문제는 이 펀드 시리즈가 기초심사 신청 당시 운용을 막 시작한 신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최종 승인을 받았다는 점이다. 퇴직연금 시장에선 펀드의 경우 최소 3년 이상 지나야 트랙레코드를 평가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지배적이지만, 이 펀드는 기초심사 신청 당시 운용이력이 한 달이 채 되지 않아 트랙레코드가 사실상 전무했다.
세 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많게는 1.36%(성장형) 적게는 0.44%(안정형) 수준으로 타사 대비 월등한 수준은 아니라는 점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9월 초 최초 설정 후 세 펀드 운용규모가 모두 4억원 이하로 이렇다 할 펀딩이 이뤄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최종 승인을 받으면서 이보다 큰 규모이지만 승인을 받지 못한 펀드에 이목이 쏠렸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에서는 미래에셋운용 연금동행 펀드 시리즈가 당국 심사를 통과할 수 있을 것이냐가 초미의 관심사였다"며 "당국이 제시한 절대적 정량 기준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결국 승인 결과를 보고 판단할 수밖에 없는데, 연금동행 펀드는 신규 상품이라 평가 자체가 어려웠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우리은행의 경우 우리자산운용의 '우리다같이TDF' 시리즈에 대해 심사를 신청했지만 최종 승인을 통과하지 못했다. 짧은 운용기간과 저조한 수익률, 작은 운용규모 등이 문제시됐는데, 우리다같이TDF2025의 경우 2020년 9월 설정돼 기초심사 신청 당시 운용기간 2년에 펀드 규모 86억원, 수익률 2.9% 수준으로 연금동행보다 우수했다.
운용업계 관계자는 "운용사별로 당국 승인을 받지 못한 상품이 적어도 1~2개 정도는 있는데, 이들 펀드가 정량적으로 연금동행 펀드 각 수치에 미달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특히 연금동행이 미래에셋증권 계열사 펀드인 데다 정량 수치가 전무한 상품임에도 불구하고 무슨 기준으로 승인을 받을 수 있었는지 궁금하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고용부 측은 크게 문제가 없다는 반응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신규 상품을 탈락시키면 결국 기존에 잘해온 상품만 승인하는 식이 되는데, 이는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수수료 등을 면밀하게 판단했을 때, 앞으로 모니터링을 면밀하게 진행하면서 운용성과를 판단해 보자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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