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사 경영 분석]신영운용, 주식형펀드 설정액 반등 '쾌거'상반기 적자 불구 주력 상품에 자금 유입
이민호 기자공개 2022-11-29 08:08: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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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유재산 평가손실로 사상 첫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신영자산운용이 하우스 주력인 주식형 펀드에서 설정액을 상승 반전시키는 성과를 이뤘다. 국내 대표 배당주 펀드 ‘신영밸류고배당’과 가치주 펀드인 ‘신영마라톤’의 설정액이 동시에 늘었다.◇사상 첫 상반기 적자…고유재산 평가손실 발목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월 결산법인 신영자산운용은 올해 상반기(2022년 4월 1일~9월 30일) 10억원의 순손실을 냈다. 신영자산운용이 상반기 적자를 기록한 것은 자본시장법 시행으로 기존 투자신탁사에서 자산운용사로 재출범한 2009년 이래로 처음이다.
영업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수수료수익이 85억원으로 최근 수년간 이어진 감소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주요 비즈니스인 펀드와 일임에서 수익이 동반 부진했다. 먼저 펀드운용보수가 7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5억원 감소했다. 운용보수 수취의 기준이 되는 전체 펀드순자산이 올해 상반기말 3조4552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8872억원 감소한 영향이 컸다. 증감율로 따지면 20.4% 감소한 것이다.
국내 가치주와 배당주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신영자산운용 특성상 증시 부진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금리 인상 기조와 경기 침체 우려로 올해 들어 국내 증시는 전반적인 우하향 곡선을 그렸다. 3월말부터 9월말까지 6개월간 코스피지수는 21.8% 하락했다.
일임수수료의 경우 1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억원 줄었다. 전체 일임평가액이 올해 상반기말 8853억원으로 1년 전에 비해 4313억원 감소했다. 주력 일임 고객인 보험사과 연기금에서 모두 자금 유출이 발생했다. 일임 고객수(7곳)나 계약건수(14건)는 변화 없이 유지됐다.
다만 올해 상반기 순손실에는 수수료수익 감소보다는 고유재산 운용에서의 평가손실이 주요 원인이 됐다. 신영자산운용은 고유재산 운용의 재원이 되는 자기자본이 올해 상반기말 1444억원에 이른다. 자본금도 320억원으로 큰 편이지만 설립 이래로 이익잉여금이 꾸준히 쌓이면서 1129억원으로 불어났다.
신영자산운용은 가용자산을 머니마켓펀드(MMF) 외에도 자사펀드에 높은 비중으로 투자하고 있다. 이 때문에 자사펀드 성과가 우수한 시기에는 고유재산 운용이익이 급증하면서 영업수익이 큰 폭으로 뛰어오른다. 상승장이 펼쳐졌던 2020년 상반기에 영업수익에 포함되는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123억원으로 큰 폭 증가한 반면 영업비용에 포함되는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은 없었던 경우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에는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1억원에 불과했다. 반면 증권평가 및 처분손실은 81억원에 이르렀다. 이 때문에 영업비용이 급증하면서 순손실의 결정적인 원인이 됐다. 다만 해당 81억원은 모두 처분손실이 아닌 평가손실이다.
◇주식형펀드 설정액 상승 반전…밸류고배당·마라톤 동반 선전
사상 첫 상반기 적자는 허남권 대표(사장)로서도 반길 만한 결과는 아니다. 비록 증시 부진에 따른 평가손실이긴 해도 고유재산 운용성과가 부진했던 데다 최근 수년간 이어온 수수료수익 감소 흐름에서 벗어나는 데 또 한 번 실패했기 때문이다.
허 대표는 국내 가치투자 1세대 매니저로 자산운용본부장(CIO) 시절 ‘신영밸류고배당’과 ‘신영마라톤’ 등 국내 대표 배당주·가치주 펀드를 탄생시키면서 2010년대 중반 신영자산운용의 황금기를 이끈 인물이다. 2017년 5월 대표이사로 선임된 이후 6년째 신영자산운용의 수장을 맡고 있다. 올해 6월에는 3년 더 재신임을 받았다.
다만 하우스 주력 상품인 주식형 펀드에서 설정액 증가에 성공한 점은 주목할 만하다. 설정액 기준은 운용에 따른 평가손익이 반영되는 순자산 기준과 달리 고객 계약금 유출입의 사실상 영업성과를 보여준다.
올해 상반기말 전체 펀드순자산이 3조4552억원으로 1년 전보다 8872억원 감소했지만 전체 펀드설정액은 3조4853억원으로 684억원 줄어드는 데 그쳤다. 설정액 감소율은 1.9%에 불과하다. 이는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주식형펀드의 순자산이 2조4331억원으로 6411억원 감소했지만 설정액은 2조4299억원으로 222억원 오히려 늘어난 이유가 크다.
비록 큰 폭으로 보기는 어렵지만 그동안 이어온 주식형펀드 설정액 감소 흐름을 반전시킨 것이다. 펀드별로 보면 하우스 대표 배당주 펀드인 ‘신영밸류고배당’ 설정액이 9월말 1조162억원으로 6개월 새 186억원 늘었고 가치주 펀드인 ‘신영마라톤’ 설정액도 4334억원으로 162억원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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