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 인사 풍향계]조용병 회장, 부회장직 신설 카드 꺼낼까2019년부터 고민했지만 공론화 무산…3연임 시계 빨라지며 구상 본격화
고설봉 기자공개 2022-12-05 07:38:57
[편집자주]
신한금융그룹 인사 시계가 빨라지고 있다.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맞는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3연임을 다룰 이사회 내 회추위가 잰걸음을 하고 있다. 연내 회장 후보를 세워 빠르게 지배구조 안정화 하려는 취지다. 이와 맞물려 자회사 수장을 결정하는 자경위도 곧 가동될 전망이다. 인사 시즌에 맞춰 신한지주 경영진과 신한은행 부행장, 계열사 CEO들도 동분서주 중이다. 차기 지배구조에 편승하기 위한 수 싸움에 들어갔다. 더벨은 2023년 신한금융 인사를 조망하고 그룹을 이끌어갈 후보들의 면면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1일 14시51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말 신한금융그룹 경영진 및 계열사 대표이사(CEO) 인사 관전 포인트 중 하나는 신한금융지주 부회장직 신설이다.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을 도와 계열사 영업활동 및 경영현안을 챙길 부회장 선임 여부가 최대 관심사로 떠올랐다.조 회장의 부회장직 신설 구상은 2019년 말부터 꾸준히 논의돼 왔던 사안이다. 그만큼 조 회장은 이 문제를 가지고 오랫동안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명확한 역할과 책임(RNR)을 주고 계열사를 지휘하는 권한을 부여받는 자리인 만큼 최종 결정까지 장고를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2020년부터 고민해온 오래된 아이디어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2연임 직후인 2020년 초 부회장직 신설을 핵심으로 하는 조직개편을 구상했다. 회장에게 집중된 업무와 권한을 일부 분산하고 비은행부문 전문 경영체제를 강화해 경영 효율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목적이었다.
당시 조 회장의 부회장직 신설 구상은 극소수 임원 및 외부 인사들에게만 공유됐다. 부회장직 신설에 대한 고민을 내비치고 의견을 구했다. 애초 아이디어 차원이었던 조 회장의 부회장직 신설에 대한 의지도 이 과정에서 보다 확고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조 회장의 부회장직 신설 구상은 비은행부문 강화를 위한 취지에서 비롯됐다. 그룹 전반에 걸친 포트폴리오 다변화 차원에서 은행에 비해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약한 비은행 계열사들을 성장시키기 위한 포석이었다.
비은행부문 계열사 숫자는 매년 늘어났지만 순이익 기여도는 크게 개선되지 않은 상황이 이어졌다. 기여도를 끌어올리기 위한 방법으로 부회장을 중심으로 한 지주 차원의 책임 경영체제를 들고 나온 것으로 보인다. 그룹 내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지배구조에 큰폭의 변화를 주겠다는 생각으로 볼 수도 있다.
조 회장은 신한금융 안팎에서 적임자를 찾아 부회장으로 임명하고 보험과 카드, 증권 등 비은행부문 일부를 총괄하도록 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주 차원에서 이들 계열사의 영업활동 및 경영현안을 더 깊이 들여다보고, 지휘하는 역할과 권한을 부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한금융 고위 관계자는 당시를 떠올리며 “조용병 회장의 업무가 과도하게 몰리는 상황에서 피로도를 낮추고 책임과 업무를 분산하는 차원에서 부회장직 신설을 검토 중이었다”라며 "단순히 자리를 하나 신설하는 것이 아닌 계열사 포트폴리오를 정교하게 다듬고 책임경영체제를 강화하는 차원"이라고 밝혔다.
◇3연임 기대와 맞물려 실현 가능성 높아졌다
‘신한사태’ 이후 신한지주에는 회장 외에 ‘부회장, 사장’ 직급이 없었다. 지주 경영진들은 부사장급으로 신한은행의 부행장과 같은 직급이었다. 통상 신한금융은 계열사 CEO 직급을 사장으로 하고 있다. 신한지주 부사장 및 신한은행 부행장에서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계열사 CEO로 발탁되는 체제다.
이런 가운데 신한지주에서 경영을 지원하는 임원들이 모두 부사장인 만큼 계열사 CEO 등을 상대로 경영전략 등을 지휘할 수 없는 구조였다. 결과적으로 신한지주에서 계열사의 경영전략과 성과 등을 통제하고 이끌어가는 데 지휘체계가 잡히지 못했다.
그만큼 부회장직 신설은 중요했지만 2019년 말 임원인사에선 논의 조차 하지 못했다. 당시 조 회장 자체가 2연임을 장담할 수 없었던 상황이었다. 전면에서 부회장직 신설을 공론화하고 이사회 및 그룹 전체 임직원들의 동의를 구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2020년 말 인사에서도 부회장직 신설은 실패했다. 대신 허영택 신한캐피탈 사장을 불러들여 신한금융지주 경영관리부문장(CMO)로 앉히는 조직개편만 단행했다. 사장이었던 허 CMO는 신한지주로 오면서 부사장으로 급이 한 단계 낮아졌다. 직책은 만들고 직위는 부여하지 못한 것이다.
다만 허 CMO의 경우 이미 계열사 사장으로 활동했던 만큼 다른 신한지주 부사장들과는 급이 다르다는 평가가 많았다. 신한금융 내에서 허 CMO를 ‘총괄 부사장’으로 부르기도 했다. 허 CMO는 대부분 계열사 사장들보다 나이가 많고 은행 등 경력도 훨씬 길기 대문에 부회장 역할을 일부 수행할 수 있었다.
실질적으로 허 CMO는 2021년부터 현재까지 2년여 동안 부회장 역할을 하고 있다. 허 CMO가 선임된 뒤 신한금융은 계열사 전체의 경영성과가 한층 개선됐다. 은행과 비은행간 격차가 줄어들고 전체적으로 전 계열사에 걸쳐 고르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부회장직 신설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조 회장이 사법리스크를 완전히 벗어난 만큼 3연임에 대한 자신감도 커지면서 부회장직 신설을 공론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또 올해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조 회장에겐 시간도 넉넉하다. 12월 초 연임을 확정짓는 다면 약 2주간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를 열수 있다. 이 기간 동안 부회장직 신설을 공론화해 이사회 등과 논의할 충분한 시간을 벌게 되는 셈이다.
더불어 조 회장은 2기 체제에서 경영실적과 리더십 등을 증명했다. 이에 따라 이사회 등에서 조 회장의 신한지주 조직개편 및 부회장직 신설 등 구상을 반대할 이유도 없다. 특히 허 CMO를 통해 부회장 역할의 중용성과 효율성이 일부 증명된 만큼 명분도 얻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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