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계열사 성과평가/신한금융]통합으로 존재감 키운 자산운용…자산신탁, 체질 개선 노력⑥보험사 운용자산 이관 등 그룹 지원 사격…양사 동반 실적 증가
이기욱 기자공개 2022-12-12 08:16:09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08: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의 자산운용사들은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지배구조상의 큰 변화를 겪었다. 지난해 초 옛 BNP파리바자산운용에 대한 신한금융과 BNP파리바의 합작 관계가 정리됐고 올해 초에는 신한자산운용이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흡수 합병했다. 통합 법인으로 새롭게 출범한 신한자산운용은 신한라이프로부터 운용자산을 이관 받으며 덩치를 키우는 등 그룹 내 존재감을 확대하고 있다.신한자산신탁(옛 아시아자산신탁)도 비슷하다. 신한금융은 올해 아시아신탁의 잔여지분 40%를 인수하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했고 신한자산신탁은 그룹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며 체질 개선 작업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반면 비교적 최근에 설립, 인수된 신한리츠운용과 신한벤처투자는 아직 그룹 내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는 모습이다.
◇운용자산 100조원 돌파…KB자산운용 턱 밑 추격
신한자산운용은 통합 첫 해 각 자 대표 체제로 운영됐다. 경쟁사 KB자산운용의 대표를 지냈던 조재민 사장을 전통자산부문 대표로 선임했고 신한대체투자운용을 이끌던 김희송 사장이 대체자산 부문 대표를 맡았다.
조 사장은 KB자산운용뿐만 아니라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KB자산운용 등에서 오랜 기간 CEO직을 수행한 자본시장 전문가다. 김 사장 역시 2017년 신한대체투자운용 출범부터 CEO를 맡아 회사를 안정적으로 키워낸 경험이 있다. 신한금융은 통합 초기 안정적인 시장 안착 등을 위해 각자 대표 이사 체제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운용자산 규모도 통합 당시 75조원에서 9월말 기준 110조5000억원 수준으로 증가했다. 지난 9월 40조원 규모에 달하는 신한라이프의 운용자산이 신한자산운용으로 이관된 것이 운용자산 급증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로써 신한자산운용은 업계 운용자산 3위인 KB자산운용(124조원)의 뒤를 바짝 쫒게 됐다.
KB자산운용 역시 지난 2020년 KB생명과 KB손해보험으로부터 22조원 규모의 운용자산을 넘겨받으며 급성장을 이룬 바 있다. 당시 KB자산운용의 사장으로 있었던 이가 바로 조재민 현 신한자산운용 사장이다. 신한금융은 이미 신한자산운용 통합 당시부터 보험 자산 이관 계획까지 구상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며 KB자산운용에서 보험계열사의 자산을 이관 받아 안정적으로 운용했던 경험이 조 사장의 선임 배경으로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보험사의 특성상 안정적인 장기 국채 위주로 운영돼왔던 자산들은 향후 신한자산운용에서 보다 공격적으로 운용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9월말 기준 신한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을 살펴보면 채권이 45.09%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혼합채권(12.98%), 특별자산(10.89%), MMF(7.61%)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한자산운용은 통합 첫 해부터 실적 개선에도 성공했다. 지난 3분기 신한자산운용의 당기순이익은 409억원으로 지난해 동기(255억원) 대비 60.39% 증가했다. 같은 기간 신한대체투자운용(71억원)의 순익을 고려해도 순익은 25.46% 늘어났다.
◇신한자산신탁, 100% 완전 자회사 편입…리츠운용·벤처투자, 성장 가능성 확인
신한자산신탁은 지난 2019년 신한금융에 처음 편입됐으나 올해까지 아시아신탁이라는 이름을 유지하고 있었다. 신한금융이 지분을 60%만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정서진 아시아신탁 부회장 외 특수관계자가 보유하고 있던 지분 40%는 올해 5월이 돼서야 신한금융에 인수됐다.
완전 자회사가 되기까지는 시간이 다소 소요됐으나 신한자산신탁은 신한금융 편입 이후 많은 변화를 겪었다. 신한금융은 기존 배일규 대표(사진)에게 그대로 경영을 맡기면서도 그룹 기조에 맞는 체질 개선 작업을 진행했다.
우선 무리한 성장보다는 안전성 위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편했다.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을 조금씩 줄이고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을 늘렸다. 차입형 토지신탁의 경우 신탁회사가 토지소유자로부터 토지를 신탁 받아 개발사업을 직접 수행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리스크가 높은 사업으로 평가된다. 반면 관리형 토지신탁은 신탁회사가 사업의 시행자가 되지만 사업비를 위탁자 또는 시공사가 조달하는 방식이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위험도가 낮다.
옛 아시아신탁 인수 당시인 2019년 상반기말 4670억원이었던 차입형 토지신탁 수탁고는 2020년말 3930억원으로 15.8% 감소했고 지난해말 3332억원으로 15.2% 줄어들었다. 올해 3분기말에는 4.2% 늘어난 3446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상반기 대비 감소율은 26.2%다.
반면 관리형토지신탁은 2019년 상반기말 9조9004억원에서 2020년말 12조7922억원으로 29.2% 늘어났다. 2021년말에는 18.8% 늘어난 15조1970억원을 기록했으며 올해 3분기말에는 15조8410억원으로 3.4% 증가했다.
특히 책임준공 관리형 토지신탁의 수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신한자산신탁 감사보고서 등에 따르면 2019년말 당시 22건에 불과했던 신한자산신탁의 책임준공 의무부담 약정은 2020년 83건으로 늘어났으며 지난해에는 122건으로 증가했다.
책임준공형은 시공사가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할 경우 신탁사가 이를 부담하는 방식으로 모회사의 지원가능성이 바탕이 돼야하는 사업이다. 신한금융 편입으로 인한 효과가 직접적으로 사업에 발휘된 셈이다. 추가로 신한자산신탁은 안정성이 높은 담보신탁의 수탁고도 2019년 상반기 15조5632억원에서 39조1077억원으로 두 배 이상 늘렸다.
순익은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 2019년 178억원이었던 신한자산신탁의 당기순이익은 이듬해 458억원으로 증가했으며 2021년 778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분기 당기순이익 역시 550억원으로 지난해 동기(519억원) 대비 6% 증가했다.
비교적 최근에 설립된 신한리츠운용과 신한벤처투자도 빠른 시간 안에 각자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아직까지 그룹 내에서 주요 계열사로서 뚜렷한 존재감을 드러내지는 못하고 있다.
2017년 10월 새롭게 설립된 신한리츠운용은 올해 운용자산 기준 리츠 자산관리회사(AMC) 업계 4위에 오르는 성과를 보였지만 그 규모가 3조8831억원으로 신한금융 내 타 운용사에 비해 크지 않은 편이다. 올해 3분기 순익 역시 2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65억원)보다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
신한벤처투자는 2020년 9월 두산 계열의 벤처캐피탈사 ‘네오플럭스’를 인수해 그룹에 편입시킨 회사다. 2020년말 5273억원이었던 자산은 지난해말 7318억원으로 38.8% 증가했고 올해 3분기말에는 8152억원으로 더욱 늘어났다. 당기순이익은 지난해말 159억원을 기록하며 편입 1년여만에 흑자 전환에 성공했지만 올해 3분기에는 지난해 동기(90억원) 대비 절반 이하로 줄어든 42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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