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08시14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희 이번에 환 차익 대박이잖아요"한 반도체 장비 전문기업 관계자가 3분기 실적을 요약하며 언급한 말이다. 분기보고서가 나온 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업체들에게 이번 실적에서 뭘 눈여겨봐야 하는지를 정기적으로 묻곤 한다. 3분기에는 유례없는 환 차익 덕분에 매출액, 영업이익 성장률보다 당기순이익 성장률이 높은 곳들을 더러 만날 수 있었다.
올해 원·달러 환율은 무섭게 치솟았다. 연초 1200원 안팎에 불과했던 환율은 한때 1400원을 돌파하면서 '킹달러(달러 초강세)'란 단어를 절감케 했다. 수 차례의 금리 인상으로 부담을 진 기업들에게 원화가치 하락은 이중고였다. 특히나 원재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업체들은 예상치 못한 손실에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이익을 본 쪽도 있었다. 특히 소부장 기업 중 수혜를 입은 곳들이 많다. 파크시스템스, 제너셈, 덕산하이메탈, 넥스틴, 영창케미칼 등이 기억에 남는 주인공이다. 이들은 원재료 및 임가공을 국내에서 소화하면서도 내수 대비 수출 비중이 월등히 높단 공통점이 있다. 분기에 순이익 50억원, 100억원 남짓을 내는 기업이 환율로 인해 10억원, 20억원을 더 벌었다면 '대박'이란 탄성이 절로 나오는 게 당연하다.
이들이 입은 수혜는 거저 얻어진 것이 아니다. 수출 비중을 비약적으로 높일 수 있었던 건 장기간 영업 방식에 공을 들여온 결과다. 국내 기업의 해외 고객사와의 커뮤니케이션은 대행사를 통해 이뤄지는 사례가 많다. 반면 이들은 직접 영업을 뛰고 있다. 고객사와의 직접적인 소통이 낳는 파급효과를 믿어 의심치 않기 때문이다. 이 믿음이 해외에 영업 거점을 추가하고 직원을 보강하는 등 과감한 비용 투입 결정을 내리게 했다.
조만간 다가올 반도체 업계의 '터널'도 어쩌면 기회로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앞으로 최소 2년은 힘들다'란 얘기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는 요즘이다. 대형 반도체사들이 내년 투자 규모를 축소하기 시작하자 중소 소부장 업체들도 예산을 다시 짜고 있다. 이 와중에도 투자를 멈추지 않는 곳들이 눈에 띈다. 밤이 깊을 때 별이 가장 빛나는 것처럼 앞으로의 2년이 K-소부장의 진가를 드러낼 기회가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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