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 면세점 임대료 '영업료율제 종료' 나선 까닭은 예측치 밑돈 '여객수' 계약변경 의향 조회, 신세계·현대백면세 '타격' 전망
김선호 기자공개 2022-12-08 08:01:22
이 기사는 2022년 12월 07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천국제공항공사(인천공항)가 코로나19 위기기간 동안 면세점 임대료에 적용했던 영업료율제를 이달 종료할 방침을 세웠다. 2019년 대비 여객수요가 80%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지만 더는 지원을 지속하기 힘들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6일 업계에 따르면 인천공항은 인천국제공항에 면세점을 운영하고 있는 사업자 호텔롯데, 호텔신라,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 그랜드관광호텔, 경복궁면세점, 시티플러스에 '임대료 특별감면' 제도 안내 및 계약변경에 대한 의향 조회 공문을 발송했다.
공문에는 2022년 12월부터 정부의 임대료 지원정책이 종료되면서 새롭게 특별감면 적용을 실시하고자 하며 이에 따른 동의를 구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 영업료율로 부과된 임대료를 종료하고 여객 수와 연동해 감면액을 결정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살펴보면 인천공항이 면세점 운영자를 위한 새로운 임대료 지원정책을 실시하는 형식이지만 업계는 실상이 이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 이전 2019년 대비 여객 수요 80% 회복을 자신했지만 차질을 빚자 이를 회피하는 방안을 내놨다는 분석이다.
면세점 임대료 지원정책이 처음으로 실시된 건 2020년이다. 당시 인천공항 이용객수가 99% 이상 감소하자 정부 측은 정상 이용객수 80% 수준에 달할 때까지 임대료를 매출과 연동한 영업료율로 책정해 감면해주기로 했다.
구체적으로 매출에서 화장품은 30%, 잡화는 20%, 주류는 34%의 영업료율을 적용하기로 했다. 당초 이러한 감면기한은 2021년 말에 종료됐지만 이용객수가 정상수요의 7%밖에 되지 않아 이를 6개월 단위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올해 6월 국토교통부는 인천공항이 연말에 여객수가 70~80% 회복할 것을 자신하면서 임대료 지원 기한을 2022년 12월까지로 한정했다.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 운영사업자도 이를 믿고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여객수가 증가하기만을 기다렸다.
그러나 인천공항의 예상과 달리 공항연구원은 올해 12월 국제선 여객 수요가 2019년 동기대비 48% 회복하는 정도에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1월~10월 동안 정상수요의 19%가 국제선을 이용했고 점차적인 증가 추세에도 불구 11월에는 48% 회복했다.
실질 이용객수와 공항연구원의 수요 예측결과 모두 인천공항이 제시했던 수치에 미치지 못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천공항은 영업료율 적용을 계획대로 종료하고 새로운 특별감면을 실시하는 안을 내세워 면세점 운영사업자로부터 동의를 구하고 있는 양상이다.
인천공항이 내세운 특별감면은 2019년 여객 수와 비교해 감소율의 50%만큼만 월 최소보장액을 감면시켜주겠다는 내용이다. 기존 고정 임대료에서 여객감소율의 절반만 인정해 감면해주겠다는 의미다. 여객감소율이 50%면 고정 임대료에서 25%만 인하되는 셈이다.
임대료가 감면되는 정도가 이전보다 낮아지는 만큼 이에 따른 타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인천공항 면세점 운영사업자는 신세계디에프, 현대백화점면세점, 그랜드관광호텔, 경복궁면세점이다. 나머지 사업자는 대부분 2023년 1월에 운영기간이 종료된다.
운영기간 종료 후 후속 사업자가 선정되지 않은 곳은 임시적으로 연장 운영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경우 전례에 비추어 임대료는 영업료율로 책정된다. 이러한 경우 대기업 사업자 중 신세계디에프와 현대백화점면세점만 고정금으로 임대료를 납부하는 결과가 도출된다.
현재 신세계디에프가 운영하고 있는 인천공항의 제1여객터미널 DF1(향수·화장품)와 DF5(패션·피혁)은 올해 7월 말에 기간이 종료되고 현대백화점면세점은 제1여객터미널 DF6(패션·잡화)을 2025년 8월까지 운영한 뒤 5년을 추가로 연장할 수 있다.
이외에 중소·중견업체로는 경복궁면세점이 DF11(향수·화장품)을 2023년 10월 초까지, 경복궁면세점이 DF10(주류·담배) 구역을 2025년까지 운영한다. 인천공사는 고정 임대료를 일부 감면하더라도 이들로부터 수취하는 금액을 최대화하고자 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9년 기준 인천공항의 비항공수익은 1조8297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66.3%를 차지한다. 비항공수익 중에서는 1조761억원에 달하는 면세점 임대료가 60% 비중이다. 이를 감안하면 인천공항의 전체 수익 중 약 40%가 면세점 임대료에서 창출되는 구조다.
인천공항 관계자는 "올해 말로 영업료율을 임대료에 적용하는 것을 종료하기로 사전에 공지를 했다"며 "특별감면을 실시하는 것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이에 따른 감면은 적용되지 않고 면세사업자는 월 최소보장액을 그대로 납부해야 하는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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