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먹거리 찾는 페인트업]스타트업 육성에서 나타나는 조광페인트의 '화학'기업 꿈도료업 중심 사업구조 탈피…이차전지·친환경 등 신소재 분야 확장
김동현 기자공개 2022-12-20 07:40:02
[편집자주]
국내 페인트 업계는 1970~1980년대 경제성장기와 맞물린 건설업 호황으로 꾸준한 성장을 이뤄왔다. 그러나 최근 경제 복합위기와 함께 건설업황이 꺾이며 페인트 업계의 수익성에도 경고등이 들어왔다. 이에 페인트 '외길'을 걷던 기업들도 새로운 성장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더벨이 페인트 업계의 신사업 확장 배경과 그 현황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5일 16:3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인류의 진보를 가져올 화학기술을 세상에 실현한다"는 기업철학을 가진 조광페인트는 도료업 중심의 사업구조 탓에 화학기업보다 페인트 단일 품목 회사로 인식됐다. 도료업이 화학을 기반으로 하지만 도료 제품 이상의 결과물을 시장에 내놓지 못한 탓이다.1947년 설립 이후 도료업 '외길'을 걸었던 조광페인트가 이차전지를 비롯한 신소재 분야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그동안 축적한 화학기술의 결과물을 시장에 내놓을 준비를 하는 한편 동행할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등 신소재 분야에서의 기회를 모색 중이다.
◇진출 마무리 단계 들어선 이차전지 소재 사업
조광페인트는 설립 이후 한국 경제 재건기와 맞물린 전방산업의 호황으로 성장을 거듭했다. 당시 수많은 도료업체들이 난립한 가운데서도 강판·제관용, 선박용 등 도료 포트폴리오를 확대하며 시장에서 살아남았다.
현재 조광페인트의 주력 품목은 목공용 도료다. 1984년 이탈리아 실밤(SILVAM)사와 목공용 도료 제조와 관한 기술제휴 이후 이 시장에서 1위 업체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조광페인트의 매출 1910억원(별도기준) 가운데 35%를 목공용 도료를 통해 벌어들이고 있다.
목공용 도료 분야에서만큼은 1위 자리를 놓치지 않고 있지만 조광페인트 역시 전방산업의 영향을 많이 받는 도료업의 한계를 벗어나기 위한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다. 이미 2000년대 후반부터 KCC, 노루페인트 등 경쟁사들이 다양한 이종산업에 손을 뻗던 상황이다.
이들보다 뒤늦게 신사업을 준비한 조광페인트가 선택한 길은 신소재 분야였다. 도료업의 기반인 화학기술을 고도화해 배터리와 같은 전기전자 재료 및 점·접착제 등으로 사업을 준비했다. 그 일환으로 2018년 군포 이노센터(첨단R&D센터)를 준공했고 지난해 9월에는 이차전지 방열소재 및 접착제 생산기업 CK이엠솔루션을 설립했다.
CK이엠솔루션은 설립 그해부터 미국과 헝가리 등에 법인 및 공장을 세우고 현재 시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본격적인 수익이 발생하고 있진 않지만 이차전지 사업자들의 해외 공장 증설 작업이 진행되는 만큼 CK이엠솔루션 역시 향후 사업 확대를 위한 해외 거점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모습이다.
◇신소재에 진심인 조광페인트, 스타트업 육성도
최근 투자 행보를 보면 향후 조광페인트의 신소재 분야 진출 범위를 가늠할 수 있다. 조광페인트의 종속·공동기업 및 관계기업 투자 현황을 보면 CK이엠솔루션, 조광비나(Chokwang Vina Co., Ltd), 조광요턴과 함께 리포마, 스메코가 이름을 올리고 있다.
조광비나는 2007년 설립한 베트남 현지 도료법인이며 조광요턴은 1992년 노르웨이 요턴(Jotun)사와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페인트 회사다. 2019년 리포마(촉매 개발회사), 2020년 스메코(코팅제 개발회사), 2021년 CK이엠솔루션 등으로 이어지는 신사업 투자가 이뤄지기 전까지 사실상 도료업에 치중했다는 점을 여기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0년대 후반 들어 뒤늦게 신소재 분야로 확장 중이지만 최근 투자 속도에 있어서 만큼은 누구보다 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특히 올해는 외부 기업·기관과 기술, 아이디어 등을 공유하며 새로운 성장 전략을 도모하는 오픈이노베이션(Open Innovation)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스타트업의 기술실증(PoC)을 지원하고 있다.
올해 처음 진행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조광페인트는 바이오소재(케미폴리오), 도장 로봇(마젠타로보틱스), 이차전지용 복합분리막 코팅(제라브리드) 등과 관련한 스타트업을 선정했다. 조광페인트의 현재 사업인 도료·이차전지 분야뿐 아니라 바이오소재, 로봇 등에도 관심을 보이며 이들 스타트업과의 향후 협업 기회를 모색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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