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대체 'EU 오피스' 매각 지연, 만기연장 펀드 속출 가격 눈높이 탓에 건물 처분 난항…청산 과정에 귀추 주목
조영진 기자공개 2022-12-21 08:43:14
이 기사는 2022년 12월 16일 15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만기가 도래한 실물형 부동산펀드들이 가격 조율에 난항을 겪으며 제때 자산을 매각하지 못하고 있다. 운용업계에선 실물 부동산을 비롯해 NPL, 비상장사 지분 등 비유동성 자산을 편입한 펀드를 중심으로 만기를 연장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분위기다.1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은 '하나대체투자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37-1호, 제37-2호'의 만기 초과에도 불구하고 원본을 상환하지 못하고 있다. 연내 자산매각을 완료하고 당초 신탁계약기간인 10월 20일 전에 펀드를 청산하려 했지만 다소 지연된 모습이다.
지난 2017년 4월 최초설정된 '하나대체투자 일반사모부동산투자신탁 제37-1호, 제37-2호'는 벨기에 브뤼셀 소재의 유럽의회(EU) 오피스를 매입하며 투자자들의 이목을 끌었던 상품이다. 37-1호와 37-2호 펀드의 설정원본은 각각 700억원, 300억원 수준이다. 한화투자증권과 키움증권이 각각 600억원, 300억원을 투자한 뒤 셀다운 방식으로 기관 투자자들에게 재판매했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은 1000억원 내외의 에쿼티 자금에 더해 현지 금융기관으로부터 1억2000만 유로를 부동산담보대출로 조달, 총 2500억원 규모에 EU 빌딩을 매입했다. 중도해지가 불가능한 장기 임대차 계약을 토대로 7%의 배당수익률을 달성하며 성공적인 해외부동산 투자로 평가받았다.
다만 자산 매각에는 좀처럼 속도가 붙지 않은 상황이다. 올해 상반기 하나대체운용은 현지 기관을 통해 매각 자문을 구하며, 펀드 만기 내에 EU 오피스를 처분하려 했지만 만족할 만한 가격을 제시하는 인수의향자를 제때 구하지 못한 것으로 관측된다.
일찍이 하나대체운용은 주거 용도를 위한 개발 가능성을 검토하는 한편, 현지 ESG 기준에 부합할 만한 리모델링 등을 고려하며 자산을 매각하려 노력해왔다. 이를 위해 올해 상반기 분배금 지급도 유보하며 공사비를 마련했지만, 현지 ESG 모범규준에 맞추기 위해선 수백억원이 필요해 리모델링을 포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부동산담보대출의 만기가 내년 말 도래해 시간적 여유는 있는 상황이다. 편입자산을 조기 매각하지 못한 하나대체투자운용은 지난 4월 대출 만기가 도래하자 연 2% 수준의 대출금리로 연장 계약을 체결했다. LTV(담보대출비율)도 50% 수준이라 자산가치가 하락한다 해도 EOD 발생 가능성은 지극히 제한적인 상황이다.
그간 상당한 규모의 분배금을 지급해왔다는 점 때문에 투자자들도 펀드 청산이 뒤로 미뤄지더라도 기다리는 분위기다. 하나대체투자운용은 그간 37-1호와 37-2호 펀드 투자자들에게 연환산수익률 7% 내외의 배당금을 지급해왔다. 올해 상반기 분배금 지급이 유보되기 전까지 투자자들이 수령한 배당금만 약 3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번 EU 오피스 펀드의 경우 수익자들이 기관 투자자들인 만큼 자산 매각이 지연되거나 분배금이 제때 지급되지 않는다 해도 큰 잡음이 발생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다만 비유동성 자산을 편입한 사모펀드 가운데 리테일 창구를 통해 판매된 상품도 상당한 만큼, 불가피하게 만기를 연장한 펀드를 중심으로 꾸준히 불만이 제기될 전망이다.
현재 하나대체투자운용은 미국 이베이 오피스에 투자한 '하나대체투자일반사모88호'의 투자자들에게 2년째 배당금을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또 명동 소재의 티마크그랜드 호텔을 담은 펀드는 EOD 사태가 발생해 여전히 홍역을 치르고 있다. 두 펀드 모두 리테일 창구를 통해 판매된 상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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