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개방' 클레이튼, 글로벌화·신뢰도 둘 다 잡을까 누구나 검증인 참여할 수 있는 '퍼미션리스' 전환…규제 문제도 일부 해결 가능
노윤주 기자공개 2022-12-29 15:19:25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6일 13시29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 자회사 크러스트가 개발하는 블록체인 메인넷 '클레이튼'이 완전 개방을 선택했다. 대기업 위주로 이뤄진 소수의 검증인 집단(거버넌스 카운슬)이 블록체인을 운영하던 체제에서 누구나 검증인으로 참여 가능하도록 변환한다.클레이튼의 이 같은 변화는 최근 불거진 투자자들과의 갈등, 위메이드 사태로 촉발된 발행사 신뢰도 문제 등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2019년 클레이튼 출시 당시 5년 내 개방형 전환을 예고했지만 계획보다 앞당겨 추진하게 됐다.
◇누구나 클레이튼 검증인 참여 가능…블록체인 안정성 강화
클레이튼 재단은 최근 개방형을 뜻하는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 블록체인' 전환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 11월부터 거버넌스 카운슬 대상 투표를 열었고 찬성 9표, 반대 3표, 기권 6표를 받아 전환을 결정하게 됐다. 카카오, 넷마블, 그라운드엑스, 크래커랩 등이 찬성 의사를 밝혔다.
지금까지 클레이튼 검증인은 재단과 협의를 거쳐 선별된 기업만이 참여할 수 있었다. 운영 초기에는 카카오, 카카오게임, 카카오페이 등 카카오 계열사들이 주축이 됐다. 탈퇴와 합류 과정을 거쳐 현재 31개 기업이 검증인으로 활동 중이다. 클레이튼은 일반 사용자의 블록 검증 참여를 늘려 클레이튼 생태계 탈중앙화를 실현하겠다는 계획이다. 기술 고도화 등의 과정을 거쳐 전환 완료까지 최소 1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모든 검증인에게 거래내역을 동일하게 공유하는 블록체인 기술 특성상 검증인이 많아지면 처리 속도가 늦어질 수 있다. 이에 클레이튼 재단은 성능은 유지하는 동시에 가능한 많은 검증인이 참여할 수 있도록 합의 알고리즘을 개선하겠다고 설명했다.
전환 준비 과정에서 검증자 참여 조건, 보상 비중, 페널티 등 구체적인 내용도 마련해 안정성을 확보하겠다고 덧붙였다. 클레이튼 재단 관계자는 "그간 기업체 중심으로 거버넌스 카운슬을 받아 왔는데 전문 검증인(밸리데이터) 등도 확보하면서 안정적으로 블록체인을 꾸려가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퍼미션리스'…투자자와 갈등 해결, 글로벌 서비스 강화 초석
클레이튼은 개방형 전환을 통해 규제와 글로벌 진출, 신뢰도 회복 등 문제를 풀어갈 예정이다. 탈중앙화의 가장 큰 장점은 규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는 클레이튼 운영 주체로 클레이튼 재단과 크러스트 두 기업을 지목할 수 있다.
운영주체가 있을 경우 소재 국가의 가상자산 규제 상황에 따라 사업자 라이선스가 필요하거나 증권형 이슈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 클레이튼이 비트코인, 이더리움처럼 탈중앙화를 실현하면 재단과 크러스트는 기술력을 제공하는 생태계 참여자에 불과해지기 때문에 규제를 피해 갈 가능성이 커진다.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글로벌 블록체인 플레이어들의 참여도 기대하고 있다. 높은 국내시장 의존도는 클레이튼 블록체인의 고질병으로 꼽혀 왔다. 클레이튼 산하에서 시작한 프로젝트들이 성장 단계에서 '탈(脫)클레이튼'을 시도하는 것도 글로벌 진출 문제 때문이다. 클레이튼 재단은 이번 개방형 전환을 통해 다양한 블록체인 개발사들도 클레이튼 노드 권한 취득 후 독립적인 탈중앙금융(디파이·Defi) 서비스를 만들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불거진 투자자와의 갈등도 봉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클레이튼 투자자들은 거버넌스 카운슬 참여기업들과 피투자사들이 동명의 가상자산 클레이튼(KLAY)을 지속 매도해 가격이 하락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재단은 4분기부터 클레이튼 성장 펀드(KGF)와 클레이튼 기여 리저브(KIR) 지급을 중단하는 등 KLAY 유출을 최소화했지만 신뢰도 하락에 따른 잡음은 여전한 상태다.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위메이드 위믹스(WEMIX) 이슈로 투명한 운영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깨달은 곳들이 많을 것"이라며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 계획보다 이른 개방형 전환을 추진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어 "클레이튼은 그간 지적 받아온 문제를 해결하고 가능성을 다시금 입증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며 "이번 개방형 전환이 중요한 포인트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레이튼 재단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개방형 전환을 위한 기술이 어느 정도 준비됐다고 판단해 제안을 올렸다"며 "커뮤니티에서도 지속적으로 요청이 있었고 이를 수용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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