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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트론텍, '고속 성장' 지피아이 최대주주 포기 '왜' 자금 지원 대가로 지분 메타앤코어조합에 넘겨...관계사로 지분법 손익 반영할듯

황선중 기자공개 2023-01-02 08:48:17

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10: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유통업체 '유니트론텍'이 고속 성장이 기대되는 자회사 '지피아이'의 최대주주 위치를 포기한다. 유동성이 절실한 지피아이에 자금을 지원할 여력이 되지 않자 외부에서 투자자 유치에 나섰다. 2차전지 자동화 장비 업체인 지피아이는 대규모 수주를 소화하는 동안 버팀목 역할을 할 자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2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유니트론텍의 자회사인 지피아이는 최근 연속적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우선 '메타 엔코어 소부장 신기술사업투자조합 1호(이하 메타엔코어조합)'를 대상으로 3자배정 유상증자를 추진했다. 신주(122만3241주)를 발행해 운영자금 40억원을 확보했다.


여기에 주주배정 증자도 단행했다. 모회사인 유니트론텍은 지피아이에 빌려준 대여금 50억원을 출자전환하는 방식으로 신주(152만9051주)를 취득했다. 실제로 양사 간 오간 현금은 없다. 다만 유니트론텍은 유상증자를 통해 지피아이 신주를 얻었고, 지피아이는 유니트론텍 대여금 상환 부담을 해소했다.

유니트론텍은 내년 3월 이번에 획득한 신주(152만9051주)를 다시 메타엔코어조합에 양도할 예정이다. 이때 메타엔코어조합은 지피아이 신주를 받는 대가로 110억원을 지피아이에 추가 투입한다. 지피아이 입장에서는 유상증자를 통해 현금 150억원을 확보하고, 동시에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효과도 누리게 됐다.

메타엔코어조합은 내년 상반기 중으로 지피아이 지분 51%를 보유한 최대주주로 올라선다는 계획이다. 전략적투자자(SI) 및 재무적투자자(FI)로서 지피아이 경영에 참여해 기업가치를 끌어올린 이후 엑시트한다는 구상이다. 메타엔코어조합은 메타인베스트먼트와 엔코어벤처스가 공동으로 운영하는 투자조합이다.

유니트론텍 관계자는 "확실하게 정해진 바는 없지만, 최대주주 변경 후에도 지피아이 경영에는 참여한다"면서도 "지피아이는 아마 유니트론텍 연결법인 실적에서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유니트론텍이 지피아이 경영권을 내주면서까지 투자를 유치한 이유는 자금 융통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지피아이는 그간 주요 고객사인 LG에너지솔루션 상대로 2차전지 필수 공정인 디가싱(Degassing) 공정에 쓰이는 장비를 공급해왔는데, 최근 들어 공급량이 대폭 늘어났다는 설명이다. 디가싱은 가스 불순물을 빼내는 공정이다.

문제는 지피아이가 현재 유동성 측면에서 여유롭지 못하다는 점이었다. 2019년부터 올해까지 3년 넘게 영업손실을 겪고 있는 상태다. 심지어 올해에는 적자 누적으로 인해 자본총계가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태인 완전자본잠식에도 빠졌다. 부채총계 규모가 자산총계를 상회하고 있다는 뜻이다.

통상적으로 디가싱 장비 주문 시점부터 제조, 선적까지 걸리는 기간은 약 6개월인 것으로 전해진다. 대금은 납품이 완료된 시점에 수령한다. 지피아이 입장에서는 최소 6개월 동안은 자체적으로 보유한 현금을 활용해 원재료를 매입하고, 제품을 만들고, 급여를 줘야 한다. 그만큼 현금을 넉넉하게 보유하고 있어야 원활한 제품 생산이 가능하다.

그동안은 모회사인 유니트론텍이 대여금 명목으로 자금을 적극 지원했지만, 최근에는 유니트론텍도 현금 사정이 팍팍해졌다. 실제로 3분기 말 연결 기준 유니트론텍의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 규모는 51억원에 그쳤다. 자산총계의 3.1% 수준이었다. 반면 총차입금 규모는 자산총계의 40.4%인 1060억원이었다.

기업의 현금창출력 지표인 영업활동현금흐름도 3분기 누적 기준 마이너스(-) 89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것은 벌어들인 현금보다 소모한 현금이 많다는 의미다. 유니트론텍 매출 규모가 커지면서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규모가 늘어난 것이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다만 내년부터 지피아이 수주잔고(3분기 기준 583억원)가 매출로 이어진다면, 유니트론텍 현금 사정도 비교적 원활해질 것으로 보인다. 유니트론텍은 내년 상반기 지피아이에서 500억원 이상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 3분기까지 누적 매출은 64억원이다. 지난해는 136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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