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2년 12월 29일 07시5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오는 2032년까지 제조, 금융, 서비스 부문에 약 12조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특히 투자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모태 기업인 태광산업을 중심으로 향후 5년간 8조원을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태광그룹이 태광산업의 장래사업·경영계획을 공시하며 밝힌 투자 계획이다. 12조원 가운데 10조원이 그룹의 '모태'인 태광산업에 투입되고 나머지 2조원은 흥국생명, 흥국증권 등 금융 계열사와 미디어 계열사에 들어간다.
기업들이 미래 사업을 위해 투자 금액을 공개하는 것은 종종 있던 일이다. 올해만 해도 새정부가 들어서며 주요 그룹들이 미래를 내다본 조단위 투자 계획을 잇달아 발표했다. 기업 투자를 마중물 삼아 경제 위기를 극복하자는 응원이 뒤따랐다.
하지만 태광그룹의 투자계획을 바라보는 외부 시선은 곱지 않다. 하반기 자본시장을 흔든 흥국생명의 콜옵션 미행사 논란으로 시장의 불신이 커진 데다 투자 계획이 다소 모호해 실현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왔다.
태광그룹은 석유화학 6조원, 섬유 4조원, 금융 2조원 등 사업부문별 투자금액을 공개하면서도 구체적인 자금조달 계획이나 투자 대상, 타임라인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투자 계획을 단순 계산해도 매년 1조원 넘는 금액이 필요한데 과연 이를 이행할 여력이 있는가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일각에선 태광그룹이 대규모 투자 발표로 흥국생명과 관련한 논란을 밀어내려 한다는 해석부터 지난해 10월 출소 이후 취업제한 적용을 받고 있는 이호진 전 태광그룹 회장에 대한 대통령 특별사면을 노린 것이라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그러나 태광그룹 내부를 들여다보면 곳곳에서 투자를 위한 사전 움직임을 발견할 수 있다. 이 전 회장 출소 이후 가장 먼저 계열사 사장단을 교체하는 '인적 쇄신'을 단행했고 올 상반기에는 외부 컨설팅 업체로부터 신규사업 및 사업 재편에 관한 경영 컨설팅도 받았다.
하반기에는 석유화학, 섬유 중심의 그룹 핵심 사업과 거리가 있어 보이는 디지털 관련 임원을 영입하며 전통 제조업에 디지털기술을 이식하는 작업도 준비하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투자 계획의 구체적인 이행안을 외부에 공표하는 방안도 고민 중이라고 한다. 다만 이러한 움직임들이 외부에 알려지지 않아 불신을 자초한 면도 있다.
태광그룹의 지난 10년은 '잃어버린 10년'으로 평가받는다. 이 전 회장의 횡령·배임 등 사법리스크가 불거진 2011년부터 그룹의 투자가 끊겼고 시장과의 소통 역시 단절됐다. 태광산업의 기업설명회는 2009년 11월이 마지막이었다.
잃어버린 10년을 되찾기 위한 태광그룹의 향후 10년 투자 계획은 이제 첫발을 뗐다. 투자 성공의 밑바탕에는 기업을 둘러싼 이해관계자의 지지가 따라와야 하는 법이다. 새로운 10년을 준비하는 시작점에 선 태광그룹이 신뢰회복을 위한 소통을 재개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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