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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올해 판매목표 달성할까…열쇠는 아세안 해외에서 판매 확대 전망치 국내 대비 낮아… 미국·유럽 ‘무역장벽’ 고려

강용규 기자공개 2023-01-06 07:35:12

이 기사는 2023년 01월 04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가 지난해 판매량 목표치 달성에 실패했다. 올해도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의 목표를 설정해 재도전한다. 미국과 유럽 주요 시장의 무역장벽 강화 움직임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차는 아세안(동남아시아 국가연합)을 목표 달성의 열쇠로 제시했다.

현대차에 따르면 2022년 국내에서 자동차 68만8884대를, 해외에서 325만5695대를 각각 판매했다. 총 판매대수는 394만4579대로 전년 대비 1.4% 늘었다.

현대차는 지난해 초 공시를 통해 2022년 판매목표를 국내·외 합산 432만3000대로 제시했다. 이후 3분기 중 가이던스 수정을 통해 401만대로 하향 조정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른 현지 판매 차질을 고려한 것이다. 그러나 실제 판매성적은 수정 목표에도 미치지 못했다.

현대차의 올해 판매량 목표치는 지난해와 비슷한 432만1000대다. 지난해 실제 판매량보다 9.5% 높은 숫자다. 전쟁에 따른 러시아 리스크가 해소되는 시점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다시 공격적으로 목표를 설정했다.

이는 글로벌 완성차업계의 차량용 반도체 수급난이 완화하는 등 공급 차원에서 갈수록 환경이 개선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차의 지난해 자동차 판매량을 분기별로 살펴보면 1분기 90만2691대에서 4분기 104만530대에 이르기까지 꾸준한 증가세를 보였다.

(자료=현대차그룹)

다만 현대차의 올해 판매량 목표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내부적으로 해외에서의 판매량 확대가 국내 대비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으로도 분석된다. 올해 현대차는 국내에서 78만1000대를, 해외에서 354만대를 각각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보다 국내에서 13.4%, 해외에서 8.7%씩 더 판매해 총 판매량을 9.5% 늘리겠다는 것이다.

완성차업계의 시선도 이와 다르지 않다. 우선 올해 현대차는 미국에서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른 친환경차 판매량 감소가 불가피하다. 정부와 힘을 합쳐 리스 등 상업용도로 판매되는 차량의 경우 ‘북미 최종 조립’ 조건에 따른 보조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우회로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으나 배터리 부품 및 광물 원산지 관련 조건에 따른 보조금까지는 지급받을 길이 아직은 없다.

유럽에서도 곧 이와 같은 무역장벽이 세워진다. 유럽연합은 올해 1분기 핵심원자재법(CRMA)의 초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이 법안은 유럽연합에서 생산된 원자재가 사용된 제품에만 세금과 보조금 등 혜택을 제공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전망되며 업계에서는 ‘유럽판 IRA’로 불리고 있다.

현대차는 아세안을 올해 해외판매의 주요 지역으로 보고 있다. 이 지역은 별다른 무역장벽이 없다. 최근 소득 수준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으나 1000명당 자동차 보급대수가 102대에 불과해 판매량 확대 잠재력이 크다고 여겨진다.

지난해 3월 현대차는 인도네시아 버카시에 15억5000만달러(2조원가량)를 들인 연 25만대 규모의 완성차 생산공장을 완공했다. 현대차가 아세안 지역에 세운 첫 생산기지로 현지 전략 차종인 크레타와 소형 다목적차량(MPV)뿐만 아니라 중형 SUV 싼타페, 전기차 아이오닉5까지 생산이 가능하다. 이 공장을 아세안 공략의 거점으로 삼는다는 계획이다.

이 지역에 힘을 실을 준비도 마쳐뒀다. 현대차는 2022년 12월 임원인사를 실시하면서 기존 미주, 유럽·러시아, 인도·아중동 등 3개 대권역체제에 국내사업본부, 아세안권역본부, 오세아니아권역본부를 통합한 아시아대권역을 신설해 대권역을 4개로 늘렸다. 업계에서는 판매 촉진이 가장 용이한 국내에 아세안을 묶은 것을 놓고 현지 판매량 확대에 공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도로 해석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올해는 코나와 싼타페의 풀체인지모델과 고성능 전기차 아이오닉 5 N 모델 등 경쟁력 있는 신차를 출시하는 한편 아세안을 미래 핵심 시장으로 적극 육성할 계획”이라며 “각 권역별로 시장에 적합한 상품을 개발하고 현지 생산체계 강화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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