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 CB 프리즘]주가 상승 테라사이언스, FI 차익 실현 '가시화'③최근 3개월 65% ↑…오버행 우려 적고 재무개선 효과 기대
서하나 기자공개 2023-01-26 08:08:26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고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0일 10: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라사이언스의 최근 주가 상승으로 전환사채(CB) 투자자들의 전환청구권 행사가 잇따르고 있다. 테라사이언스는 오랜 적자로 주가가 지지부진해 투자 단가인 전환가격이 높지 않았다.하지만 최근 들어 본업의 흑자전환, 자회사 기업공개(IPO) 등 호재로 주가가 반등하면서 투자자들에게 차익 실현 기회를 열어줬다. 테라사이언스는 이번 CB 전환에 따른 오버행 우려가 크지 않은 상황이며, 일부 재무개선 효과를 볼 수 있을 전망이다.
2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최근 테라사이언스의 14회차 CB에 대한 전환청구권이 대규모로 행사되고 있다. 이번에만 26억5000만원어치 CB가 주식으로 전환됐다. 이는 CB 권면총액(100억원)의 약 26.5%에 해당한다.
유압용 관이음쇠를 제조하는 테라사이언스는 2021년 1월 타법인 증권 취득자금 확보를 위해 14회차 CB 100억원 어치를 발행했다. 주요 투자자로는 상상인저축은행이 참여했다. 투자 매력도를 가늠하는 지표인 보통주 전환 가격은 2177원이었다.
하지만 이후 주가 흐름이 지지부진하면서 투자자들은 좀처럼 전환청구권을 행사할 기회를 잡지 못했다. 전환사채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권리가 부여된 채권이다. 만기까지 보유해 이자와 원금을 돌려받을 수 있으면서 주가 상승시 차익도 노릴 수 있다. 하지만 발행 당시 정해진 전환가보다 주가가 낮을 경우 차익 실현이 어렵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해 주가가 저조한 상황을 반영해 수차례 전환가액 조정(리픽싱)을 결정했다. 최초에 2177원으로 설정된 14회차 CB의 보통주 전환 가격은 최종 1465원까지 내려갔다.
최근 테라사이언스 주가는 연일 상승세를 그렸다. 저가에 보통주를 취득할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자 투자자들은 잇달아 보유한 CB를 주식으로 전환하는 전환권을 행사하기 시작했다. 주가는 최근 3개월 사이 65%가량 급등했다. 3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20일 1490원이던 주가는 전일(19일) 종가기준 2310원을 찍었다.
테라사이언스를 둘러싼 여러 호재가 주가 상승의 배경이 된 것으로 보인다. 테라사이언스는 최근 약 4년 반만에 매각이 이뤄지며 최대주주 손바뀜이 있었다. 해당 거래엔 약 57% 규모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책정돼 적정한 기업가치를 인정받는 데도 성공했다. 미국 소재 자회사 온코펩 IPO 가시화, 주력 사업의 흑자전환, 우크라이나 국가 재건 사업 실현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 등이 긍정적인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14회 CB의 신주 상장일은 다음달 10일이다. 전환 절차가 마무리되면 시세 차익 물량이 유통 시장에 쏟아질 가능성이 높다. 현재 주가가 유지된다고 가정할 시 CB 투자자들은 무려 60%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전환될 물량은 전체 발행 주식 수의 약 2.06% 수준으로 오버행(대량 매출 출회) 부담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대신 CB의 주식 전환에 따른 재무건전성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 회계상 CB는 부채로 잡히지만, 주식은 자본으로 인식된다. 전환권이 행사될수록 부채는 감소하고, 자본은 증가한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는 자연스럽게 낮아지는 구조다.
테라사이언스는 지난해 이미 CB의 주식 전환에 따라 상당한 부채비율 감소 효과를 봤다. 2021년 말 약 483억원이던 부채총계는 지난해 3분기 355억원으로 줄었다. 이 기간 CB 부채가 54억원에서 17억원으로 감소한 영향이 일부 작용했다. 이에 따라 약 98%였던 부채비율은 37%로 대폭 감소했다.
테라사이언스는 최근 지분 매각의 일환으로 실시한 유상증자 효과로 약 210억원의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 지난해 자회사 매각에 따른 약 수백억원 규모 현금 유입도 이미 이뤄진 상태다. 지난해 7월 실리콘 음극재를 개발하는 테라테크노스를 포스코홀딩스에 약 478억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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