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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토 넓히는 신한자산운용, '줍줍 전략' 오퍼튜니티 펀드 만든다 3000억대로 상반기 조성 목표, LP·GP 역할 겸임 등 형식 무제한

김예린 기자공개 2023-01-27 08:17:12

이 기사는 2023년 01월 26일 14: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자산운용이 3000억원 규모로 오퍼튜니티 펀드 결성에 나선다. 자산가치 하락으로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은 낮아졌지만 유동성 확보를 위한 펀딩 니즈는 오히려 커진 만큼, 할인된 가격에 좋은 기업에 투자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면 적극 참여하겠다는 복안이다.

26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자산운용은 현재 3000억원 규모로 오퍼튜니티 펀드 결성을 준비 중이다. 상반기 내 조성이 목표다. 각 본부마다 펀드 관련 상품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전략을 세우고, 협력이 필요한 PEF 운용사들과 협의를 이어가는 단계다.

오퍼튜니티 펀드는 출자자(LP)로서 위탁운용사(GP)에 출자할 뿐만 아니라, GP가 투자한 기업에 직접 에쿼티 투자를 단행하는 등 다양한 투자가 가능하도록 구조에 제한을 두지 않은 것이 핵심 포인트다. PEF 펀드에 출자하는 펀드오브펀드(재간접펀드)로서 LP역할을 하는 동시에 PEF 운용사의 기업 인수 시 공동투자자 역할을 겸임하는 셈이다.

특히 직접 투자가 가능한 구조는 PEF 운용사들이 금리 인상으로 인수금융을 꺼리는 현 상황에서 공동 투자를 통해 부담을 낮춰줄 수 있는 긍정적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인다. PEF 운용사가 경영권 분쟁이 있는 기업을 인수할 때도 우호 지분이 필요한 경우 신한자산운용이 오퍼튜니티 펀드로 투자에 나서 조력자 역할을 할 수 있다.

신한자산운용은 LP지분유동화와 세컨더리에도 투자 기회가 많을 것으로 보고 있다. LP지분유동화는 펀드에 출자한 LP 지분을 인수하는 것이고, 세컨더리는 GP들이 보유한 회사의 구주 지분 사들이는 방식의 투자를 말한다. 펀드에 장기간 묶인 돈을 경기침체로 현금화하고자 하는 LP나 펀드 만기가 도래했음에도 엑시트가 어려운 GP들이 주요 거래 대상이다. 이를 통해 유망 기업을 싼값에 사들인 뒤 고밸류로 되팔아 수익을 내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오퍼튜니티 펀드는 신한자산운용 차원에서는 처음 시도하는 콘셉트의 펀드다. 시장 상황과 자본시장 주요 플레이어들의 니즈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차원으로, 그룹 차원의 전략과 지원 아래 신한자산운용이 GP로 선정됐다는 점에서 유의미하다는 평가다. 작년 신한자산운용이 신한대체투자운용을 통합하며 순자산 75조원의 대형 종합자산운용사로 거듭난 데 이어, 다양한 시도를 통해 그룹 내 입지를 키워가는 모양새다.

IB 업계 관계자는 "경기침체 시기 할인 매입이 가능한 기업들 위주로 실속 있는 투자를 하겠다는 차원으로, 형식적 제약 없이 다양한 시도에 나서려는 것으로 안다"며 "올해는 가격 조정이 일어날 거고 정상 가격에 투자하진 않겠다는 기조가 뚜렷해 많은 투자자들이 오퍼튜니티성 펀드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LP유동화와 세컨더리의 경우 해외에서는 거래가 활발하지만 국내 투자업계에는 익숙지 않고, 보유 지분을 취득가 이하로 파는 경우는 드물다"며 "아직 국내에서는 검증되지 않은 만큼, 펀드레이징에 성공할지 업계 관심이 쏠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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