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1은 지금]사방으로 뻗은 신사업, 수익성 개선이 관건③태양광부터 풍력발전까지 진출 분야 다양...기존 사업과 동떨어졌다는 우려는 있어
이호준 기자공개 2023-03-02 07:29:14
[편집자주]
지난해 역대급 실적의 주인공인 E1은 올해 '변곡점'을 맞을 것으로 보인다. 과점 구조인 국내 LPG 시장에서 안정적 수익은 유지하겠지만 호실적의 역기저 효과는 불가피하다는 예측이다. 전방산업의 둔화 흐름도 눈에 보이는 터라 E1으로선 주주친화책이든 신사업이든 시장의 신뢰를 얻기 위한 대책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회사가 두게 될 한 수는 무엇일까. E1을 둘러싼 사업 환경을 짚어보고 시장 반응과 미래 먹거리 등을 더벨이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2월 27일 16: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E1은 국내에서 LPG 유통회사로 널리 알려져 있지만 다양한 에너지원을 취급할 수 있는 '친환경 에너지 공급자'. 2020년 강원도 정선에 태양광 발전소를 준공한 이래 풍력과 수소 등의 분야에서도 수익을 내고 있다. 최근엔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을 잡기 위해 전기차 충전 솔루션에서까지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워낙 뻗은 가지가 무성해 확장성 측면에서 가장 앞섰지만 이후의 승부는 많이 달라질 수 있다. 경쟁사인 SK가스가 수소 등에서 투자 계획을 거침없이 발표하며 이슈를 주도해 왔기 때문이다. 결국 E1이 예열 중인 '한 방'이 언제 터지느냐가 경쟁의 향배를 가를 전망이다. E1은 일단 신성장사업부문의 전열을 가다듬으며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SK가스보다 태양광, 수소, 풍력 모두 빨랐다
E1의 지난해 3분기 보고서를 살펴보면 회사가 사업 부문으로 분류하고 있는 사업이 크게 두 가지로 나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하나는 액화천연가스(LPG)를 유통해 판매하는 사업이고, 다른 하나는 바로 수소 유통 사업이다.
매출은 3억원대에 그쳤지만 경쟁사에 비해 사업 시작이 빠른 편이다. E1은 서울 강서, 경기 과천·고양 등 세 곳에서 수소 충전소를 운영 중이다. 앞으로 연료전지 등 밸류체인 확대를 위해 수소 사업 범위를 넓혀간다는 게 회사 측 계획이다.
E1 관계자는 "이밖에 수소 충전소 구축을 위해 특수목적 법인 '코하이젠'에 참여 중"라며 "수소 충전소도 지속 확대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1은 수소 사업에서 '최초' 타이틀을 달았지만 사실 태양광, 풍력 분야의 길도 먼저 걸어 봤다. 지난 2020년 6월 강원도 정선에 8MW급 태양광 발전단지를 준공했다. 현재 태양광 발전설비 관리·운영 업체인 넥스포에너지와 넥스포쏠라를 자회사로 두고 있다.
관계기업 및 공동기업을 운영하며 풍력발전소사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도 영위 중이다. 2019년과 2021년 각 영월에코윈드, 구래주민풍력의 지분 29%를 취득하며 관계기업으로 편입했다. 연간 73GWh(기가와트시)의 풍력발전단지를 만드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재작년에는 ㈜LS와 각각 60억원씩 출자해 'LS E-Link(엘에스이링크)'도 설립했다. LS그룹의 전기차 충전 인프라 구축, 운영사업 개발을 담당할 곳이다. 양사가 최근 250억원씩을 더 출자해 500억원을 더 보탰다. E1의 LPG충전소를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할 계획이다.
◇시작은 빨랐지만...투자·속도 모두↓
SK가스에 비해 진출 분야가 더 넓은 점이 눈에 띄지만 신사업 매출은 여전히 미미한 수준이다. 예컨대 수소 유통 사업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7%의 매출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넥스포에너지 등 태양광 자회사의 영업이익은 11억원에 그쳤다.
기존 사업과 동떨어진 분야라는 점도 업계 내 우려를 부르는 지점이다. SK가스의 경우 국내 최초 LNG·LPG 복합화력발전 사업을 추진 중이다. SK가스의 사업장 중 울산기지에 1조4000억원을 투입, 2024년 9월 준공을 목표로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SK가스는 가스화학사업(PDH)에도 힘을 쏟고 있다. PDH란 프로판에서 수소를 제거해 프로필렌을 만드는 사업이다. 프로필렌은 에틸렌과 함께 석유화학 제품의 기초 원료로 꼽힌다. 모두 LPG를 원료로 활용하기 때문에 본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비하면 E1의 사업 포트폴리오는 다소 수평적인 편이다. LPG 유통 사업에 태양광, 수소, 풍력, 전기차 충전 사업이 순서대로 더해진 것이다. SK가스에 비해 투입하는 금액도 적어 향후 신사업에서 창출되는 매출이 역전되는 건 예정된 수순이라는 평이다.
다만 미래 먹거리 확보에 대한 경영진들의 의지가 큰 만큼 E1 역시 언제든 투자 기회를 엿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1은 현 구자용 회장이 이미 10년 전부터 신재생에너지 중심의 신사업 추진을 검토하겠다는 의지의 발언을 꾸준히 해온 바 있다.
일단 E1은 신성장사업부문을 중심으로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 LS일렉트릭으로 자리를 옮긴 구동휘 부사장 대신 조문기 상무가 부문장 역할을 맡기로 했다. 조 상무는 일진홀딩스에서 신사업담당을 맡던 인물로 지난해 사업개발본부장으로 회사에 새로 합류했다.
E1 관계자는 "조 상무는 구 부사장과 함께 신성장사업을 발굴해 온 인물"이라며 "구 부사장이 자리를 옮겼지만 부문장 개념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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