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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코스닥 투자 노트]잘 나가는 '천보', ESG 경영 평가 '낙제점' 옥에 티③작년 종합 등급 '매우 취약(D)', 기존보다 2단계 하락…글로벌 투자 트렌드 역행 지적

신상윤 기자공개 2023-03-10 07:31:04

[편집자주]

막대한 자금력을 갖춘 국민연금은 국내외 자본시장에서 큰손으로 통한다. 하지만 국내주식, 그 중에서도 코스닥 시장 투자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다. 이런 상황에서도 견실한 성장성을 보인 코스닥사는 국민연금의 투자 포트폴리오 안에 들어간다. 더벨이 국민연금의 선택을 받은 코스닥 상장사들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03일 10: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 소재 전문기업 '천보'가 자산 1조원대 중견기업으로 도약한다. 생산능력(CAPA) 증설을 위한 대규모 시설 투자가 한창이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진출도 예상되는 가운데 최근에는 '국민연금공단 기금운용본부(이하 국민연금)'의 주주 등재 소식만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진출을 겨냥하는 천보가 활용할 수 있는 투자 바로미터이기도 하다. 다만 글로벌 투자 트렌드의 주요 평가 지표인 ESG 경영 측면에선 '낙제점(D)'을 받아 옥에 티를 남겼다는 지적이다.

3일 한국ESG기준원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천보'는 2022년 ESG 등급에서 종합평가 '매우 취약(D)' 등급을 받았다. 세부적으로 천보는 2022년 환경(E)과 사회(S)에서도 각각 D등급을 받았다. 지배구조(G) 항목만 '취약(C)' 등급을 받아 낙제를 면했다.

ESG 등급은 S부터 A+, A, B+, B, C, D까지 전체 7개 등급으로 구분된다. '탁월(S)'부터 '매우 취약(D)'까지 나뉜다. 이 중 D 등급은 환경(E)과 사회(S), 지배구조(G)가 제시한 지속가능경영 체계를 거의 갖추지 못하여 비재무적 리스크로 주주가치 훼손이 우려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전년과 비교하면 대부분의 항목에서 평가 등급이 크게 하락했다. 같은 기관은 2021년 천보의 ESG 등급 종합평가에서 '보통(B)' 등급을 줬다. 2022년보다 2단계 높은 것이다. 세부적으로 2021년 천보는 환경(E) 부문에서 D등급을 받았고, 사회(S)와 지배구조(G)는 각각 B등급과 양호(B+)등급을 받았다.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던 환경(E) 부문이 2022년에도 등급을 유지한 가운데 사회(S)와 지배구조(G)도 모두 2단계씩 하락했다.


천보는 2021년 4분기 IR 자료를 통해 ESG 전략을 처음 공개했다. 환경(E) 부문에선 △친환경 생산 △기후변화 대응 △친환경 공급망 관리 △환경위험 관리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사회(S) 부문은 △근로자 △협력사 및 경쟁사 △지역 사회가이 꼽혔으며, 지배구조(G)에선 △주주 △이사회(사외이사 포함) △감사기구 △증권시장에 의한 경영감시 등을 주요 전략으로 삼았다.

다만 최근에는 ESG 전략 페이지를 제외하고 '핵심 가치' 페이지를 통해 △탄소 중립을 위한 관련 전·후방 산업 적용 촉진 △지역산업, 지역경제 상생 발전 △친환경(RE100 등) 협력, 연관 산업 경쟁력 강화 및 대규모 투자 유발로 부가가치 창출 △관련 대학교, 연구기관 협력 연구 강화 △이익의 일정부분 사회 환원으로 사회적 책임 실천 등을 피력하고 있다.

▲천보 ESG 전략. /출처: 천보 IR 보고서

세부적으론 환경(E) 평가는 화학 소재가 주원료인 만큼 천보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영역이다. 다만 현재 천보는 홈페이지나 공시 및 IR 보고서를 통해 온실가스 배출량 등 환경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고 있진 않다. 사회(S) 평가에선 지난해 9월 이상율 대표가 대학발전기금 1억원을 기부했다는 것을 제외하면 눈에 띄는 내용이 많진 않다.

상대적으로 나은 C등급을 받은 지배구조(G) 평가에선 이 대표가 특수관계인 등과 55.43%의 비교적 높은 지분율을 보유한 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여기에 이 대표의 부인이자 유일한 여성 사내이사인 서자원 대표가 이사회에 참여하고 있는 점도 힘을 보탠 것으로 해석된다. 현재 천보 이사회는 이 대표 부부를 포함한 3인의 사내이사와 3인의 사외이사로 운영된다. 3인의 사외이사는 감사위원회위원이기도 하다.

2차전지 소재인 전해질 부문에서 경쟁력을 자랑하는 '천보'가 ESG 경영에서 낙제점을 받은 점은 글로벌 진출과 맞물려 '옥에 티'로 지적된다. 미국과 유럽 등 해외 진출을 준비하는 가운데 ESG 경영 평가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특히 투자의 바로미터가 될 수도 있는 국민연금의 포트폴리오란 점에서도 ESG 등급 하락은 뼈아프단 평가다. 물론 매출이나 영업이익 등 증가하고 있는 재무적 경영 실적과는 무관하지만 글로벌 투자 트렌드와도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ESG 경영이 비재무적 지표이지만 향후 글로벌 투자자 유치 등에선 개선점이 나타나지 않으면 부정적 꼬리표로 인식될 수 있는 상황이다.

천보 관계자는 "2021년과 비교해 2022년 ESG 평가 등급이 좋지 않은 점에 대해선 보완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올해는 개선된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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