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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운용사 실적분석]이지스운용 본업 성과 유지…미실현이익은 부담순익 50% 증가, '고유재산 투자' 부동산 평가익 반영

윤종학 기자공개 2023-03-29 08:11:39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4일 15:2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금리 인상기에 따른 자산가치 급락을 겪으며 다수의 운용사들이 부진한 실적을 거둔 가운데 이지스자산운용은 양호한 실적을 거둔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장부상 평가이익이 급증한 영향이 커 실제 벌어들인 수익이 늘어난 것은 아니다. 본업인 운용 성과 측면에서는 직전년도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지스자산운용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전년도보다 50% 늘어난 1294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수익과 영업이익도 각각 3825억원, 1807억원을 기록, 50% 이상 불어났다.

이지스자산운용은 2021년에도 100%가량의 당기순이익 성장세를 보였던 만큼 올해 실적 호조가 이례적인 일은 아니다. 다만 지난해 운용업계 전반이 자산가치 하락으로 부진한 실적을 거둔 점에 비춰보면 유독 눈에 띄는 성과다.


지난해 12월 결산법인 354개 운용사 중 절반에 가까운 173개 운용사는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당기순손실을 기록하지 않았더라도 2021년 대비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곳은 60곳에 불과하다.

특히 이지스자산운용은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측면에서 최상위권 성과를 냈다. 일부 운용사들이 일회성 영업외수익이 대거 발생하며 당기순이익 규모를 키웠다면 이지스자산운용은 영업수익 호조에 따른 실적 개선이 이뤄진 셈이다.

실제 당기순이익 기준으로는 카카오뱅크 지분 매각에 따른 영향이 반영된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1조6559억원)을 제외하면 미래에셋자산운용(4545억원)에 이어 2위를 나타냈고, 영업수익과 영업이익 규모면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보다 각각 약 110억원, 750억원 많았다.

다만 이지스자산운용도 펀드운용보수 등 본업 성과보다는 고유재산 투자분의 평가이익이 증가하며 실적 지표가 크게 개선된 것으로 분석된다. 영업수익이 2499억원에서 3825억원으로 53% 증가한 데 비해 수수료수익은 2127억원에서 2135억원으로 0.3% 늘어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 수탁고는 성장세를 보였다. 19조3200억원에서 22조284억원으로 2조6900억원가량 불어났으며 이는 2021년 증가분(2조7000억원)과 거의 유사한 수준이다. 반면 수수료수익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펀드 운용보수는 2030억원에서 2086억원으로 2.7% 증가하는 데 그쳤다. 본업인 펀드 운용보수는 수탁고가 불어났음에도 전년 수준을 유지한 셈이다.

지난해 실적 지표를 끌어올린 항목은 고유재산 투자 부분이다. 장부상 고유재산 투자 성과가 반영되는 '증권평가 및 처분이익'이 2021년 292억원에서 1474억원으로 400% 넘게 증가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책임투자의 일환으로 고유계정을 활용해 자사 펀드에 일정부분을 투자하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펀드로 투자한 대부분의 부동산 자산에 고유재산 투자분도 들어있는 셈이다. 물론 투자자들의 펀드 성과가 잘 나오는 동시에 고유재산 투자 이익까지 거둔다면 일거양득인 상황이다.

다만 이번 실적반영분은 아직 미실현 이익분으로 반영됐다는 점이 부담이다. 지난해 이지스자산운용이 고유재산 투자 성과로 손에 쥔 '증권처분이익'은 7억원에 불과하다. 나머지 1456억원은 모두 '증권평가이익'이다.

부동산 자산은 주식, 채권 등 전통자산처럼 시시각각 가치를 평가하지 않고 반기, 1년 등 일정기간마다 감정평가를 통해 자산가치를 평가한다. 과거 호황이었던 시기의 부동산 자산가치가 지난해 후행적으로 반영됐을 수도 있는 셈이다. 만약 자산가치가 후행적으로 반영됐다면 올해 실적에서도 같은 자산가치가 반영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이지스자산운용 관계자는 "지속적인 투자로 증가한 펀드 설정 규모가 안정적인 수익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며 "아울러 책임투자의 일환으로 자기자본투자를 수행했고, 이에 대한 평가이익이 증가한 부분은 향후 시장 추이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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