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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V 리포트]고려아연과 결별한 포스코홀딩스, GS와 손잡은 이유는⑤그룹 JV 전략 2차전지 관련기업으로 이동...고려아연과는 코리아니켈 35년만에 합작 마무리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05 07:38:44

[편집자주]

최근 몇 년 사이 기업들의 만남 소식도, 이별 소식도 부쩍 늘었다.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영환경도 빠르게 변하면서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은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른 지 오래다. 끝이 정해져있다는 명확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단 손부터 잡고보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더벨이 주요 기업의 만남과 이별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30일 11: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글로벌 철강사인 포스코는 세계 곳곳에 철강제품 생산과 판매를 위한 크고 작은 합작법인을 두고 있다. 브라질 '발레', 동국제강과 함께 세운 CSP제철소,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스틸'과 함께 세운 크라카타우포스코가 대표적이다.

손익계산서에 따라 합작법인 관리 역시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다. 적자가 누적되던 CSP제철소 지분은 최근 아르셀로미탈에 완전히 넘기며 손을 뗐고, 크라카타우포스코에선 추가로 공장을 더 짓기로 하는 등 합작관계를 더욱 공고히 했다.

금속 생산과 가공, 판매에 집중됐던 합작법인에 변화가 생긴 건 역시 포스코가 그룹 차원에서 2차전지 사업에 공을 들이면서다. 포스코그룹은 2030년까지 양극재 61만톤, 음극재 32만톤, 리튬 30만톤, 니켈 22만톤 생산체제를 구축해 매출 41조원을 달성한다는 계획도 밝힌 바 있다.

◇배터리 재활용·차세대 배터리 소재까지 JV 영역 확대

현재 포스코그룹에서 2차전지와 관련 있는 합작법인은 SNNC, 포스코MC머티리얼즈, 피앤오케미칼, 포스코필바라리튬솔루션,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 포스코HY클린메탈, 절강포화, 절강화포 등이다.

이 가운데 SNNC, 포스코MC머티리얼즈 등이 한참 전 출범했으나 뒤늦게 2차전지 밸류체인에 합류한 사례라면 나머지 회사들은 최근 몇 년 사이 포스코그룹이 2차전지 사업 확장에 나서면서 새롭게 세운 곳들이다.

특히 최근 들어선 양극재와 음극재 소재를 넘어 폐배터리 재활용과 차세대 배터리까지 광범위하게 합작법인 설립이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 포스코HY클린메탈 등은 재활용,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은 차세대 배터리 소재를 위한 합작법인이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지난해 10월 출범했다.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모두 1700억원을 투자한다. 지분율은 포스코홀딩스가 51%, GS에너지가 49%다. 현재는 포스코홀딩스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으나 상반기 안에 GS에너지가 49%를 취득할 예정이다. 합작법인은 GS에너지가 폐배터리 재사용 여부 등을 판단하면 포스코그룹이 배터리 소재를 추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전기차 시장이 급속도로 성장하며 폐배터리에서 코발트, 니켈, 리튬, 망간 등 값비싼 핵심금속을 추출하는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술적으로 난이도가 높고 부가가치 역시 높다. 글로벌 전기차 폐배터리 시장 규모는 2019년 1조6500억원에서 2050년 최대 600조원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는 포스코홀딩스가 보유하고 있던 포스코HY클린메탈 지분 65%도 넘겨받았다. 포스코홀딩스-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포스코HY클린메탈로 이어지는 구조다.

포스코HY클린메탈은 2021년 5월 포스코가 중국 최대 코발트 생산기업 화유코발트와 세운 합작법인이다. 지분율은 포스코 측이 65%, 화유코발트가 35%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망간을 폐배터리에서 추출해 다시 양극재 소재로 공급하는 사업을 담당한다.

포스코그룹은 꿈의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시대를 위한 준비에도 나서고 있다. 지난해 2월 전고체 배터리용 고체전해질을 만드는 '정관'과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을 설립했다. 지분율은 포스코홀딩스가 40%, 정관이 60%다.

지난해 10월 공장을 준공해 연간 24톤의 고체전해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고체전해질은 전고체 배터리에 사용되는 핵심소재다. 전지의 양극과 음극 사이에 위치한 액체전해질을 대체해 안전성과 에너지 밀도를 높이는 역할을 한다.

◇코리아니켈, 청산의 의미

포스코그룹이 지난해 말 35년 이상 이어오던 고려아연과의 합작관계를 끝낸 것 역시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수십 년 전 의기투합했던 회사들이 제각각 2차전지에 집중하기로 하면서 코리아니켈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코리아니켈은 1987년 브라질의 발레, 고려아연, 포스코그룹의 합작으로 설립됐다. 발레가 니켈 반제품을 이 공장에 공급하면, 코리아니켈이 니켈 완제품을 생산해 포스코에 납품하는 구조다.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말 코리아니켈 지분을 정리했다 기존 포스코홀딩스와 포항공과대학교를 더해 모두 19%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으나 지난해 말 지분을 코리아니켈에 전부 넘겼다.

코리아니켈은 이름 그대로 니켈을 생산하지만 최근 수요가 높아지고 있는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니켈과는 무관하다. 니켈 제품은 순도에 따라 클래스1(니켈 함량 99.8% 이상)과 클래스2(99.8% 미만)로 나뉘는데 클래스2 제품은 대부분 스테인리스강 제조에 투입된다. 클래스1은 양극재의 원료로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데 코리아니켈이 생산하던 니켈은 클래스2 제품이다.

포스코그룹이 빠진 코리아니켈은 청산 수순을 밟는다. 고려아연 역시 독자적으로 2차전지 밸류체인을 구축하면서 해당 사항이 없는 코리아니켈은 미련없이 청산하기로 결정했다.

고려아연은 전지박, 황산니켈, 전구체를 제조하며 2차전지 사업에서 발을 넓히고 있다. 2020년 3월 전지박 생산과 판매를 담당할 자회사 케이잼을 설립했다. 연간 1만3000톤 규모의 전지박 공장을 2022년 말 완공해 2023년부터 양산에 들어갔다. 생산량을 6만톤으로 늘릴 수 있도록 공장을 증설한다는 계획도 세워뒀다.

2017년부터 자회사 켐코(KEMKO)를 통해 황산니켈도 생산 중이며 LG화학과 손잡고 전구체 합작법인 한국전구체도 설립했다. 전구체는 2차전지의 핵심소재인 양극재의 바로 전 단계다. 전구체와 리튬이 결합하여 양극재가 만들어지는데 양극재 중 대부분의 비율이 전구체로 구성된다. 2023년 공장 설립 완료 및 시운전, 2024년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와 GS에너지가 2022년 10월 6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합작법인 '포스코GS에코머티리얼즈'를 설립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허태수 GS그룹 회장(왼쪽 두 번째)과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왼쪽 세 번째)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포스코그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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