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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V 리포트]LG화학, 분쟁 리스크에도 JV 선택한 이유는④신학철 부회장 "혼자 할 수 없는 경우 합작"...배터리 소재 JV 잇달아 설립

조은아 기자공개 2023-04-04 07:34:21

[편집자주]

최근 몇 년 사이 기업들의 만남 소식도, 이별 소식도 부쩍 늘었다. 산업간 경계가 허물어지고 경영환경도 빠르게 변하면서 합작법인(조인트벤처·JV)은 기업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로 떠오른 지 오래다. 끝이 정해져있다는 명확한 한계에도 불구하고 일단 손부터 잡고보는 기업들도 늘어나고 있다. 더벨이 주요 기업의 만남과 이별 사이에 숨겨진 이해관계를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3월 29일 16:0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대 신성장동력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리튬, 니켈 등 우리 혼자 할 수 없는 분야가 있어 조인트벤처가 다수 추진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역 리스크나 비즈니스 전반을 더 살펴 실패가 없게 하겠다."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 부회장은 28일 열린 정기 주주총회에서 합작법인 설립에 따른 리스크, 예를 들어 사업 부진시 국제 분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지적을 받자 이렇게 대답했다. 그의 한마디에 LG화학이 합작법인 설립에 유독 적극적인 이유가 담겨 있다.

LG화학은 기업이 단기간에 신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합작법인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잘 보여준다. 2020년 배터리 사업을 떼어내고 배터리 소재와 바이오를 신성장동력으로 삼은 뒤 합작법인 설립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업 분야는 물론 국경도 가리지 않고 이뤄지고 있다.

합작법인 설립에 따른 리스크는 내부에서 충분히 인지하고 있지만 일단 갈 길이 먼 만큼 빨리 갈 수 있는 방법을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 지분구조에서도 알 수 있다. 지분율을 살펴보면 도레이와 세운 합작법인을 제외하면 51 대 49를 선택했다. 절반가량 참가해 사업 주도권은 놓지 않으면서도 빠른 의사결정을 위해 일부러 균형은 깬 모양새다.

LG화학이 지난해 배터리 소재 사업을 위해 만들었거나 만들기로 한 합작법인만 3곳이다. LG화학은 지난해 5월 중국 화유코발트의 양극재 자회사인 B&M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했다. 합작법인은 LG화학의 구미 양극재 공장에 B&M이 지분을 투자하는 방식으로 설립된다. 지분율은 LG화학이 51%, B&M이 49%다. LG화학의 구미 양극재 공장은 2025년까지 약 5000억원이 투입돼 지어지는데 단일 공장 기준으로는 세계 최대 규모의 양극재 공장이다.

배터리 생산 원가의 약 40%를 차지하는 양극재는 배터리의 용량, 수명 등 핵심성능을 결정한다. 음극재, 분리막, 전해액과 함께 배터리의 4대 핵심소재로 통한다. LG화학은 구미에 건설되는 양극재 공장으로 연간 6만톤 규모의 양극재 생산능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LG화학은 지난해 일본 도레이와 손잡고 헝가리에 분리막 합작법인도 세웠다. 이 법인에 2028년까지 1조원 이상이 단계적으로 투입된다. 지분율은 50 대 50이다. 이곳에서 양산된 분리막은 폴란드에 있는 LG에너지솔루션 공장 등 유럽 배터리 기업들에 공급된다.

고려아연의 자회사인 켐코(KEMCO)와 배터리 재활용 및 전구체를 위한 합작법인 '힌국전구체주식회사'도 설립했다. 켐코 51%, LG화학 49%의 지분율로 구성된다. 양사는 2024년까지 총 2000억원 이상을 투자돼 연간 2만톤 이상의 전구체 생산능력을 확보할 예정이다. 2024년 2분기부터 제품이 양산되며 여기서 만들어진 전구체는 청주에 있는 LG화학의 양극재 공장에 공급될 예정이다.

전구체는 양극재 원가에서 약 7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은 소재다. 해외 수입에 대부분 의존해 2020년 기준 국산화율은 13.9%에 그친다. 켐코는 전구체의 소재인 황산니켈을 연간 8만톤 규모로 생산할 수 있다. 합작법인 설립을 통해 LG화학은 황산니켈을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켐코는 국내 시장에서의 확실한 수요처를 확보하게 됐다.

2021년 10월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우)과 닛카쿠 아키히로 도레이 사장(좌)이 온라인으로 합작법인 설립계약을 체결 했다.<사진=LG화학>
배터리 소재 및 원료 사업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은 LG화학에서만 일어나는 일은 아니다. 배터리 사업은 4대 핵심소재를 제외하고도 다양한 소재가 필요하고, 또 소재를 만들기 위해 리튬이나 니켈, 흑연 등 광물도 필요해 사업 범위가 워낙 넓다. 최근 들어 자주 협업이 이뤄지는 이유다.

SK온은 전북 군산 새만금 단지에 에코프로, 중국 GEM(거린메이)과 함께 연간 5만톤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전구체 합작공장을 짓기로 했다. 합작법인 이름은 '지이엠코리아뉴에너지머티리얼즈(지이엠코리아)'로 투자금은 총 1조2100억원 규모다.

에코프로비엠도 캐나다에 포드, SK온과 함께 양극재 합장공장을 짓기로 했다. 포스코퓨처엠(옛 포스코케미칼)도 GM과 '얼티엄캠'이라는 양극재 합작법인을 설립해 현재 캐나다에 공장을 짓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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