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대우조선 기업결합, EU 승인에 사라진 공정위 지연 명분 8개국 중 한국 공정위 결정만 남아… 업계선 "경쟁제한 가능성 낮고 시장 규모 작아"
강용규 기자공개 2023-04-05 17:50:33
이 기사는 2023년 04월 03일 14시3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기업결합심사가 유럽연합(EU) 경쟁당국의 승인을 받으며 한국 공정거래위원회의 결론만을 남겨뒀다. 업계에서는 가장 큰 걸림돌로 여겨지던 유럽연합의 승인까지 떨어진 만큼 공정위도 빠른 시일 안에 결합 허가를 내려야 한다는 시선이 나온다.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유럽연합 경쟁당국인 집행위원회가 3월31일 한화-대우조선해양 기업결합을 무조건 승인했다. 당초 4월18일 한화 측에 잠정 심사결과를 통보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잠정 결론을 건너뛰고 조속한 판단을 내렸다
지난해 말 한화그룹은 한국을 포함해 베트남, 싱가포르, 영국, 유럽연합, 일본, 중국, 튀르키예 등 8개 나라 경쟁당국에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위한 기업결합심사를 신청했다. 유럽연합이 이번에 7번째로 승인 결론을 내리면서 한국 공정위의 판단만이 남았다.
유럽연합은 양사 기업결합의 최대 난관일 것으로 여겨졌다. 독일 티센크루프마린시스템, 스페인 나반티아, 프랑스 나발그룹 등 글로벌 잠수함 수주전에서 대우조선해양과 직접 경쟁하는 방산기업들이 위치한 지역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럽연합이 예상보다 빠르게 기업결합을 승인하면서 공정위에 업계 시선이 쏠리고 있다.
애초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조기 승인 결정으로 해외 기업결합심사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봤으나 오히려 기업결합의 장애가 되고 있다. 공정위가 유럽연합의 결론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이 제기되기도 했으나 유럽연합의 승인이 예상보다 빠르게 내려진 것과 달리 공정위의 결론은 6월 이후로 미뤄질 것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한화로서는 대우조선해양 인수 실무절차를 빠르게 끝내고 PMI(인수 뒤 통합)작업을 통해 양사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세부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경영진의 교체가 이뤄질 수도 있는 만큼 대우조선해양의 안정화를 위해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그러나 공정위의 심사 지연에 이러한 준비를 시작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으로서도 현 상황이 만족스럽지는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그룹으로의 매각을 앞둔 만큼 선박 수주전에도 최대한 조심스럽게 임할 수밖에 없다. 그 결과 1분기 경쟁사인 HD한국조선해양이 수주목표 달성률 50% 안팎을, 삼성중공업이 26%를 각각 기록하는 동안 11.5%의 다소 처지는 성적을 내고 있다.
공정위는 한화 방산부문과 대우조선해양 특수선(함정)부문의 수직결합에 따른 시장 경쟁제한 여부를 심도 있게 들여다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가 군함용 무기를 대우조선해양에 우선적으로 공급하면서 현대중공업과 HJ중공업 등 다른 함정 건조기업들이 불리해질 여지를 따지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공정위가 우려하는 경쟁 제한이 현실화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방위산업은 품목별로 소수 기업의 독과점적 생산이 이뤄지는 시장으로 다자 협력이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이 함정 기자재를 모두 한화그룹 내에서, 또는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것은 쉽지 않다. 양사가 기업결합 이후 다른 기업과 거래를 줄이거나 중단해 다른 기업들과 대립각을 세우는 '자충수'를 둘 이유가 없다는 것이 업계 분석이다.
함정 시장의 규모가 큰 것도 아니다. 대우조선해양 특수선부문의 매출 비중은 2022년 기준으로 14.5%에 불과했다. 게다가 대우조선해양의 사업분야인 대형 함정의 경우 국내에서는 사업자가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단 둘뿐이다. 애초부터 독과점성을 따질 필요성이 큰 시장도 아니라는 말이다.
앞서 3월 공정위는 각 나라별로 기업결합에 영향을 받는 시장의 범위와 경쟁 상황 및 파급효과가 서로 다른 만큼 기업결합심사에 걸리는 시간도 다를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놨다.
업계 관계자는 "유럽연합 경쟁당국마저 승인 결정을 내린 만큼 국내 공정위도 더는 시간을 지연할 이유가 많지 않다"며 "대우조선해양의 조속한 경영정상화를 위해서라도 빠른 승인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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