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장사 재무분석]'확장 모드' 세라젬, 관건은 렌탈②분할지급 렌탈료, 매출채권 계상…계정 늘수록 운전자본 확대 불가피
고진영 기자공개 2023-04-26 09:36:06
[편집자주]
비상장사는 공개하는 재무정보가 제한적임에도 필요로 하는 곳은 있다. 고객사나 협력사, 금융기관 등 이해관계자들이 거래를 위한 참고지표로 삼는다. 숨은 원석을 찾아 투자하려는 기관투자가에겐 필수적이다. THE CFO가 주요 비상장사의 재무현황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0일 15시44분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4년 전 시작된 세라젬의 국내시장 공세는 렌탈사업을 중심으로 이뤄졌다. 공격적 출점과 마케팅으로 계정을 빠르게 확보하면서 주춤한 해외 실적을 만회할 수 있었다. 문제는 렌탈 매출이 늘어날 수록 운전자본 부담도 덩달아 오른다는 점이다. 사실상 무차입이었던 재무 레버리지가 급격히 높아지고 있다.세라젬의 판매 방식은 일반 판매와 렌탈 판매로 구분된다. 2018년 렌탈사업을 본격 확대하기 시작해 이제는 전체 연결 매출의 50% 안팎을 렌탈이 차지하고 있다. 온열치료기, 안마의자가 렌탈 대상이며 온열치료기 비중(80% 이상)이 대부분이다.
회계처리 방법을 보면 제품이 렌탈 방식으로 팔릴 경우 운용리스가 아닌 금융리스 채권으로 인식한다. 렌탈이 시작될 때 모든 위험, 효익이 고객에게 이전된 것으로 보기 때문에 렌탈 기간의 매출 전액이 판매시점에 일시 반영된다. 매출을 나누어서 인식하는 운용리스와 비교하면 매출과 영업이익 지표가 커 보이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현금이 정말 한 번에 유입되는 것은 아니다. 렌탈 계약기간에 따라 수년에 걸쳐 대금을 회수하고, 남은 렌탈 기간 동안 들어올 렌탈료 수입은 매출채권으로 회계장부에 계상한다. 세라젬의 운전자본 부담이 최근 몇 년 급격히 확대된 이유는 이 매출채권 때문이다.

실제로 2018년 102억원 뿐이던 운전자본은 2022년 말 2028억원까지 불어났다. 같은 기간 매출채권이 82억원에서 1491억원으로 증가한 이유가 컸다. 갑자기 늘어난 운전자본 탓에 영업활동현금흐름 역시 3년째 적자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연결 영엽현금흐름이 마이너스(-) 1871억원을 나타냈다. 전년과 비교해 적자폭이 1400억원 정도 확대됐다.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986억원으로 전년보다 250억원 줄어든 데다 매출채권을 포함한 운전자본의 증감 항목으로 2585억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다.

다만 세라젬은 렌탈 매출채권의 유동화를 통해 운영에 필요한 현금을 일부 융통하고 있다. 렌탈 매출채권을 담보로 주고 현금을 차입하는 방식이다. 세라젬이 산업은행, 미래에셋, KB증권 등에 담보로 제공하고 있는 매출채권은 약 2000억원 규모로, 회계상 장기차입금에 분류된다.
이를 포함한 세라젬의 총 차입금은 지난해 말 기준 4552억원으로 급증했다. 전체 차입의 절반가량이 렌탈 매출채권 유동화인 셈이다. 렌탈채권이 본격화하기 전인 2018년만 해도 세라젬은 무차입 기조를 유지하고 있었다. 전체 차입금이 달랑 500만원에 그칠 정도로 보수적인 재무전략을 고수했다. 하지만 렌탈 확대와 함께 자금 수지가 맞지 않으면서 차입 확대가 불가피했다.
외부자금 소요가 커진 만큼 세라젬은 자금조달 창구도 다변화하는 모습이다. 기존에는 금융기관 대출만 이용했지만 지난해 처음 750억원 규모의 프라이머리 채권담보부증권(P-CBO)을 발행하고 첫 전환사채(CB)도 40억원어치 찍었다. P-CBO는 2025년 만기가 끝나며 이자율은 4.29%(400억원), 6.11%(350억원)이다. CB의 경우 2032년 6월까지 80만주의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다. 올해는 기업어음(CP) 발행에 나서면서 단기금융시장에 데뷔하기도 했다.
차입금이 늘어나고 있는 반면 현금성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렌탈사업 전보다 감소했다. 2018년 2300억원 수준이었는데 지난해 말엔 1626억원에 그쳤다. 순차입금의 경우 2020년까지는 음수를 유지했지만 2021년 순현금 기조가 깨졌다. 2022년 말 연결 기준으로 2927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추후 재무 부담을 예상해 보면 체험형 매장인 웰카페 투자가 마무리 수순인 만큼 CAPEX(자본적지출) 부담은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렌탈 매출이 늘어날수록 운전자본 출혈이 같이 일어나기 때문에 차입금 증가세는 계속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 매출채권의 회수 가능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재무 부담은 지표보다 낮을 수 있지만 렌탈 중도해지나 렌탈비 연체 등의 리스크도 있다"며 "앞으로 신규 계정을 계속 유치하면서 렌탈계정에서 현금을 안정적으로 창출할 수 있을지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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