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함영주호 부선장' 낙점된 '팔방미인' 강성묵 부회장신임 두터운 영업통에 어떤 업무 맡아도 '전문가급' 일처리 정평
최필우 기자공개 2023-05-03 07:14:28
[편집자주]
오너가 없는 금융지주는 최고경영자(CEO)가 바뀌면 전혀 다른 회사가 된다. CEO를 보좌해 그룹을 움직이는 '키맨' 진용이 대부분 물갈이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은 함영주 회장 취임 후 1년이 다 돼서야 CEO색깔의 첫 인사를 단행했다. 핵심 인사들의 이력과 새로 부여받은 역할을 보면 하나금융이 나아갈 방향을 가늠할 수 있다. 더벨은 함영주 회장 체제에서 하나금융을 움직이는 사람들의 면면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09:3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은형-박성호-강성묵, 하나금융지주 부회장단 의전 서열이다. 이 부회장은 나이가 가장 젊지만 제일 먼저 부회장에 올랐다. 박 부회장은 하나은행장에서 부회장으로 영전한 반면 강 부회장은 아직 하나증권 대표 겸직을 유지하고 있다. 임원진이 공식 석상에 서면 함영주 회장의 양 옆에 이 부회장과 박 부회장이 자리하고 강 부회장은 그 옆이다.하지만 함 회장의 강 부회장에 대한 신뢰가 남 다르다는 데엔 그룹 내 이견이 많지 않다. 함 회장이 가장 강조하는 영업 관련 업무를 도맡았고 영업, 검사, 지원, 인사 등 어떤 업무를 맡겨도 수준급 결과물을 내놓는 깔끔한 일처리가 함 회장의 신임을 얻은 비결이다.
◇함영주 그룹장이 눈여겨 본 '물건', 행장 취임 후 함께 본사로
강 부회장은 함 회장과 충청권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강 부회장은 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청주신흥고등학교를 졸업했고, 함 회장은 충남 부여 출생으로 논산 소재 강경상업고등학교를 나왔다.
지역 연고는 강 부회장과 함 회장이 수년간 손발을 맞추게 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연고를 감안한 인사로 강 부회장은 2015년 대전영업본부장에 취임했다. 당시 충청영업그룹장을 맡고 있던 임원이 함 회장이었다. 충청영업그룹을 전국 1등으로 만든 함 회장은 2015년 9월 통합 하나은행 초대 행장이 됐고 이듬해 강 부회장을 전무로 승진시키면서 본사로 불러들인다.
함 회장은 충청영업그룹에서 확인한 강 부회장의 꼼꼼한 일처리에 높은 점수를 줬다는 후문이다. 현장 이해도가 높고 디테일에 강한 강 부회장에게 채널 전략을 수립하는 영업지원본부장을 맡겼다.
강 부회장은 2017년엔 인사 업무를 담당하는 HR본부장을 맡았다. 관리자로 검사부 검사역을, 본부장으로 경영지원본부장을, 전무로 영업지원그룹장을 맡은 데 이어 다시 보직을 변경한 것이다. 1년 뒤에는 부행장으로 승진하면서 영업지원그룹장에 복귀했다. 은행원 대부분 본사와 지점을 오가긴 하지만 강 부회장 만큼 다양한 분야를 거친 임원은 흔치 않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은행이 순환보직 체제라 해도 각 분야에 특화된 스페셜리스트가 있고 이들은 차별화된 업무 스킬을 갖기 마련"이라며 "강성묵 부회장은 제너럴리스트로 영업, 지원, 인사 등 다양한 분야를 거쳤는데 새로운 보직을 맡을 때마다 전문가에 비교해도 손색 없는 수준으로 일을 처리해 행내에서 유명했다"고 평가했다.
멀티 플레이어로 인정받으며 체급을 높인 강 부회장은 함 회장 품을 떠나서도 승승장구했다. 2021년 하나UBS자산운용 부사장에 취임했다. 하나UBS자산운용은 하나증권과 스위스 투자은행(IB) UBS의 합작사로 부사장은 하나금융이 지명할 수 있는 가장 높은 직급이다. 지난해 1월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대표로 영전했고 연말엔 부회장으로 함 회장과 조우했다.
◇부회장 반열에 올라 하나증권 '초대형IB' 진출 중책
강 부회장은 지난해 말 인사를 앞두고 하나은행 안팎에서 유력한 행장 후보로 거론됐다. 하지만 외환은행 출신으로 통합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이승열 하나은행장에게 자리를 내줘야 했다. 아쉬움을 삼킬 법한 상황이었으나 함 회장에 의해 부회장 겸 하나증권 대표로 전격 기용되면서 단숨에 차기 회장 후보군이 됐다.
지난해 시중은행 1위 순이익을 내 톱티어가 된 하나은행보다 하나증권에서 강 부회장의 쓰임이 더 클 것이란 견해도 있다. 하나증권은 초대형IB 진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하나UBS자산운용을 완전 자회사로 편입하는 과제도 남았다. 리딩뱅크에 비해 은행 의존도가 높은 하나금융의 증권업, 자산운용업 경쟁력 강화 중책을 강 부회장이 맡은 것이다.
그는 그룹지원부문(COO), 그룹개인금융부문, 그룹자산관리부문, 그룹CIB부문을 맡아 사실상 영업과 관련된 모든 업무를 총괄하고 있다. 영업력 강화는 '업의 경쟁력'을 경영 키워드로 제시하고 있는 함 회장 체제의 핵심 아젠다다. 강 부회장이 입지를 다지려면 하나금융의 강세가 두드러지는 영역인 자산관리 분야 성과가 특히 중요하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은행 출신인 강성묵 부회장이 UBS자산운용, 대체투자자산운용를 거쳐 하나증권 대표를 맡은 건 그룹 어느 계열사에 갖다 놓아도 제몫을 할 CEO로 인정을 받았다는 의미"라며 "함영주 회장과 운명 공동체인 만큼 현 체제에서 가장 중시하는 영업 경쟁력 강화 성과가 향후 행보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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