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증권 강성묵 "조직문화 바꾸자" 시장 경쟁 강조 임원진에 체질개선 주문…구체적 방안 마련 지시
양정우 기자공개 2023-04-17 08:16:24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2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가 고위 임원진을 상대로 조직문화 개선을 강도높게 요구하고 있다. 하나은행 출신 수장이지만 증권업의 생리 역시 꿰뚫고 있는 터라 임직원이 시장에서 좀더 치열하게 경쟁하는 구조로 내부 시스템을 재정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1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강성묵 하나증권 대표(사진)는 올들어 고위 임원진이 참석하는 회의에서 조직문화 개선에 대한 의지를 여러차례 피력했다. 강성묵 대표가 치열한 시장 경쟁 속에서 성과를 내는 조직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강조했다는 것이 하나증권 고위 임원의 설명이다.
하나증권 내부적으로는 강 대표의 이같은 주문이 신임 사장으로 추상적인 방향성은 아닌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특히 고위 임원들을 상대로 조직문화의 변화를 꾀할 구체적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고위 임원진은 내부 임직원이 넓게는 시장, 좁게는 회사에서 한층 더 열정적으로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카드를 내놓고자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는 증권 비즈니스에서 건전한 경쟁은 필수라고 여긴다"며 "영업 일선에서 경쟁자와 경합을 벌이면서 성장해온 인사"라고 말했다. 이어 "대형 증권사 간 경쟁에서는 치열함이 한끗 차이를 결정하는 키포인트로 여긴다"고 덧붙였다.
저돌적인 경쟁 모드를 고수하는 방안으로는 일단 성과주의의 강화가 해법으로 거론되고 있다. 강 대표는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이 하나은행장을 맡을 당시 대전영업본부장을 역임했다. 두 인사 모두 그룹 내 대표적 영업통으로서 성과를 중시하는 영업제일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증권은 글로벌 자산시장이 폭락하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이익은 966억원으로 집계돼 전년보다 80% 넘게 줄었다. WM과 IB 부문 순영업이익은 1년 새 각각 27.5%, 60.4%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1306억원을 기록해 74.2% 줄었다. 지주 내 순이익 기여도는 2021년 14.4%에서 2022년 3.5%로 급락한 상태다.
물론 실적은 글로벌 시장 전반이 흔들린 영향이 크지만 유독 하나증권의 성적이 은행계 증권사 가운데 하위권으로 집계됐다. 강 대표는 향후 경기 사이클이 성장 흐름으로 전환할 때 증권업계 선두권으로 도약하는 빅픽처를 그리고 있다. 이런 큰 그림이 현실화되려면 무엇보다 조직문화와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고 진단한 것으로 관측된다.
지난해 하나금융그룹 차원에서 단행한 조직문화 설문조사의 결과도 강 대표의 판단에 영향을 준 것으로 파악된다. 하나증권 조직문화에서 치열한 시장 경쟁력을 갖추거나 성과를 갈망하는 태도가 부족했던 점을 눈여겨본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응답을 지켜보면서 조직문화를 필두로 전열을 다시 한번 가다듬어야 한다고 확신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하나증권 내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강 대표는 거창한 사업 전략을 짜는 데 골몰하기보다 임직원 개개인이 한발 더 뛰는 게 경쟁력을 키울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간 은행 계열이 없는 한국투자증권, 미래에셋증권보다 인센티브가 과감하지 않다는 시각도 있는데 경쟁 구도를 강조하는 입장에서 보상 체계에 손을 댈지도 관전 포인트"라고 덧붙였다.
강 대표는 취임 첫날부터 서초WM을 찾을 정도로 리테일 영업의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연내 모든 영업점을 한 번 이상 방문한다는 목표를 세우기도 했다. 그만큼 현장의 목소리를 경청하면서 실무 일선의 영업력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해법을 찾는 데 집중하고 있다.
강 대표는 주로 영업 파트에서 커리어를 쌓아왔다. 1964년생으로 서강대 사회학과를 졸업한 뒤 1993년 하나은행에 입행했다. 2015년 대전영업본부장에 이어 전무, 부행장으로 승진해 영업지원그룹장을 지냈고 이전까지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 사장을 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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