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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움트는 K-순환경제]'치솟는 밸류' 도시유전, 내년 재생유 양산진입 박차촉매방식 폐플라스틱 석유 추출, 작년 2000억 가치 책정…48t 처리 정읍공장 완공 집중

조영갑 기자공개 2023-04-27 08:14:52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5일 14: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촉매 반응으로 폐플라스틱을 분해해 석유를 뽑아내는 '도시유전'의 몸값이 날로 치솟고 있다. 독자적 기술을 앞세워 지난해 하반기 약 2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책정 받은 것으로 알려진 도시유전은 내년 초 전북 정읍에 양산설비를 완공하고, 본격적으로 IPO(기업공개) 작업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양산공급 진입 시기가 핵심이 될 전망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도시유전은 최근 전북 정읍에서 신공장 건설을 위한 착공식을 개최하고, 선제적으로 정읍공장 운영 오퍼레이터를 모집하는 등 신공장 완공에 대비하는 모양새다. 완공 예상시점은 내년 초로 잡고 있지만, 미리 관련 오퍼레이터를 채용해 공장가동 및 운영을 교육하겠다는 계획이다.

도시유전은 정영훈 대표의 부친인 정흥제 박사가 1990년대 설립한 국토생명과학연구소가 전신이다. 정 박사는 세라믹볼의 파동 에너지를 활용, 중질유를 순간적으로 경질유로 전환시키는 기술을 보유한 환경공학 전문가였다. 이 기술로 선박용 연료절감장치를 개발해 연료비를 절감하고, 해양 환경보호에 지대한 공을 세웠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부친의 기술을 이어 받아 2015년 도시유전을 설립하고, 폐플라스틱에서 중질유를 추출하는 기술에 매진하고 있다.

도시유전의 핵심 기술력은 이른바 RGO(Regenerated Green Oil) 추출 공법이다. 폐플라스틱, 폐비닐 등을 수거해 1차 처리기기(분해처리공정)에 넣고 액화시킨 후 이를 크래킹(화합물 분해)해 정제연료유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세라믹 볼을 활용한 저온파장 분해 기술이 개입한다. 미세한 세라믹 볼이 파장을 일으켜 폐플라스틱의 분자 고리를 끊어내고, 여기서 석유를 추출하는 원리다.

현재 국내에서 폐플라스틱을 열분해해 중질유를 생산하는 기업들은 300도 이상의 고온 용융을 통해 기름을 뽑아낸다. 이 과정에서 다이옥신 등의 환경호르몬이 발생하기도 하고, 화석연료 사용으로 인해 다량의 온실가스가 배출되기도 한다. 하지만 도시유전의 RGO 공법은 상대적으로 저온(270~290도) 환경에서 세라믹볼의 활성화를 통해 폐플라스틱을 분해하기 때문에 환경호르몬 문제에서 자유롭다. 전기 구동 방식이라 온실가스 역시 없다.

열분해가 아닌 완전히 독자적인 방식이라 환경 관련 공기업, 연구기관의 숱한 러브콜을 받아왔다. 2019년 수도권매립지관리공사와 환경실증연구 공동진행 협약을 맺었고, 2020년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와 공동연구소를 설립했다. 2021년에는 신기술인증(NET)을 획득하기도 했다. 현재도 인천 도시유전 실증화센터를 중심으로 실증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7월에는 유상증자를 통해 외부투자를 유치하기도 했다. 정확한 투자기관과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도시유전이 법인등기부등본에 따르면 지난해 7월 19일 보통주 5921만주에 더해 상환전환우선주(RCPS) 80만주 발행이 변경 등기돼 있다. 자본금은 60억원 수준으로 늘었다. 도시유전 관계자는 "투자 관련된 사항은 지속적으로 (타 기관들과) 협의하고 있기 때문에 밝힐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다만 투자업계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해 초 PE 등을 중심으로 약 200억원 가량의 투자 유치 협의가 진행됐었고, 도시유전의 독자적 기술과 상용화 가능성, 폐플라스틱 리싸이클 시장 규모 등을 두루 종합해 최소 2000억원에서 최대 3000억원 이상의 기업가치가 산출됐다는 전언이다. 2021년 도시유전의 매출액은 약 18억원이다. 수익가치평가가 아닌 상대가치평가 모델을 적용한 것으로 보인다.
▲도시유전은 세라믹 볼을 활용한 촉매분해 방식으로 중질유를 생산한다. (자료=도시유전 홈페이지)
핵심은 내년 양산 진입시기와 생산량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정부관련 기관과 실증실험 등으로 매출을 올리던 도시유전은 내년 초 완공 예정인 정읍공장을 기반으로 스케일업에 나선다. 그동안 '파일럿(pilot) 생산'에 가까웠다면 내년 초부터는 실제 정유업계 등에 중질유를 정식 공급하는 양산단계에 진입한다는 이야기다. 정읍공장이 완공되면 도시유전은 폐플라스틱 기준 하루 약 48t(톤)을 처리할 수 있는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타사가 연 1만2000t 이상의 중질유 생산을 목표로 하는 만큼 이 수준 이상을 충족해야 경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도시유전의 RGO 공법이 여타 열분해 기술과 다른 점은 폐플라스틱과 혼합재(캔, 알루미늄 등)를 동시에 넣어도 폐플라스틱만 선별적으로 분해한다는 점이다. 게다가 열분해유의 수율이 50% 수준에 머무르는 데 반해 도시유전의 RGO 공법은 폐플라스틱의 수분을 제외하고 최소 80%에 가까운 수율을 보이고 있어 생산효율과 생산량에서도 앞선다는 평가다. 이 때문에 양산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하면 기업공개 작업에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유전 관계자는 "계획대로라면 내년 초 정읍공장을 완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 "RGO 공법이 존재하지 않던 신기술이기 때문에 이외의 정보는 공개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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