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화경 회장, ‘저축은행 위기설’ 정면 돌파…“가짜뉴스로 시장 혼란” 1분기 적자 ‘일시적 현상’ 진단…“유동성·건전성 안정적 관리 중”
이기욱 기자공개 2023-04-27 14:08:24
이 기사는 2023년 04월 27일 14: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특정 저축은행에 대한 가짜 뉴스가 유포되는 등 시장 혼란이 있었다. 지점 거래보다 모바일 거래가 활성화돼 있는 상황에서 정확하지 않은 소문들에 의해 변동성이 커졌다. 정확한 정보가 전달되는 것이 중요하다”오화경 저축은행 중앙회장이 최근 저축은행 업계에 제기되고 있는 위기설에 대해 정면 반박했다. 그는 27일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저축은행중앙회 건물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업계 1분기 실적, 유동성 리스크 등에 대한 얘기를 나눴다.
◇79개사 중 약 25개 적자 전망…“대형사 위주, 손실 감내 충분”
오 회장은 올해 1분기 업계 전체 경영 현황에 대해 ‘일시적 부진’이라는 진단을 내놨다. 이자비용 상승, 충당금 확대 등으로 인해 적자를 기록한 것은 맞지만 충분히 감내 가능한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2분기와 하반기를 지나며 실적 추이도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현 상황에 비해 과도하게 시장에 불안감이 조성돼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 잠정 실적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변동성이 있지만 79개 저축은행 중 약 25개 정도의 저축은행이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자산 규모를 빠르게 늘렸던 대형사에서 적자가 발생했고 소형사 중에서 손실이 난 곳은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이어 “손실이 가장 크게 난 곳도 100억원 수준이기 때문에 대형사 입장에서는 충분히 감내할 수 있는 수준”이라며 “건전성·유동성 관리 등에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정확히 알려졌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저축은행중앙회가 공개한 자료 등에 따르면 1분기말 기준 저축은행업계의 총 자산은 135조1000억원으로 잠정 집계 됐다. 이는 지난해말 대비 3조5000억원(2.5%) 감소한 수준이다. 저축은행 업계의 자산규모가 하락세를 보인 것은 지난 2014년 이후 약 9년만이다. 업계 전체 순손실 규모는 약 600억원으로 추산된다.
적자 전환의 원인으로는 크게 세 가지가 지목되고 있다. 금리인상으로 인한 이자비용 증가와 금융시장 불안정에 따른 충당금 확대가 그 것이다. 이자비용이 업계 전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7000억원 가량 증가했으며 충당금 증가 규모도 7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올해 강화된 미사용 약정 한도에 대한 충당금 적립 의무가 큰 영향을 미쳤다.
1분기 손실 규모 자체는 실제로 저축은행 업계가 쌓아온 이익들로 흡수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업계는 지난 2017년부터 6년 동안 매년 1조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시현해왔으며 그 중 80% 이상을 내부 유보 중이다.
자산 건전성도 소폭 악화됐다. 3월말 기준 저축은행업계 연체율은 5.1%로 전년말(3.4%) 대비 1.7%포인트 높아졌다. 영업 축소로 인한 대출 자산 감소가 연체율 상승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정부의 부실채권 매각 제한 조치도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 관리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추심으로부터 취약 차주를 보호하기 위해 정부가 저축은행 등 금융사들의 NPL 매각을 제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실채권 소화 통로를 다양화하는 방향으로 정부와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협의 속도가 빨라지면 연체율을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뱅크런 발생시 3단계 대응 방안 작동…과도한 부동산PF 불안 ‘경계’
가장 많은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유동성 부문도 우수한 지표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분기말 기준 업계 유동성 비율은 241.4%로 법정 기준(100%)을 141.4%포인트 상회하고 있다. 예상치 못한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는 이상 유동성이 문제되는 저축은행은 없다는 설명이다.
뱅크런 발생시 대응 방안도 체계적으로 마련돼 있다. 1차적으로 각 저축은행이 예치해 놓은 지급준비 예탁금 범위 내에서 지원이 이뤄지며 그 이상이 필요할 경우 2단계로 부동산 또는 유가증권을 담보로 대출이 시행된다. 3단계로 20조원에 달하는 저축은행중앙회 지급준비금을 활용해 최대 5000억원을 대출해주는 제도도 운영 중이다. 저축은행중앙회는 시중은행 크레딧라인, 한국은행 자금지원 등 유동성 관리를 위한 협약도 다수 맺고 있다.
부동산PF 대출 역시 현재까지 안정적으로 관리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 회장은 “저축은행 사태 이후 저축은행업계는 타 업권에 비해 강한 규제를 받고 있다”며 “시행사가 자금의 20% 이상을 직접 조달하는 사업장에만 저축은행이 참여할 수 있고 선순위, 수도권 사업장의 비중이 매우 높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부동산PF 대출과 관련된 과도한 시장 불안을 경계했다. 그는 “부동산PF 대출은 혼자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20~30개씩 들어가 있는 경우가 많다”며 “불안 심리가 확산되면 일부 대주들은 (사업에서) 빠지고 싶어진다”고 말했다. 이어 “한 곳이 연장하지 않으면 나머지 대주가 연장하고 싶어도 못하는 경우가 생기고 자연스럽게 연체 자산이 된다”고 지적했다.
최근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던 가짜 뉴스의 문제점도 강하게 지적했다. 그는 “한 차례 허위사실이 유포된 이후 실제로 저축은행들의 예금이 빠져나간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상적인 저축은행도 시장에 잘못된 사실이 알려지면 치명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부실이 아닌데 부실처럼 인식되면 회복이 쉽지 않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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