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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남선 네이버 CFO "주주환원 줄어들수도…대신 현금배당" 취임 후 첫 중장기 배당정책 발표, 재무건전성 방어·주주 달래기 목적

이지혜 기자공개 2023-05-09 13:43:09

이 기사는 2023년 05월 08일 15: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김남선 네이버 최고재무책임자(CFO, 사진)가 취임 이후 처음으로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했다. 네이버는 주주환원을 현금배당으로만 진행하되 규모를 줄일 수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대규모 투자에 힘쓴 만큼 재무건전성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또 보유한 자사주 일부를 소각할 계획도 세웠다.

이는 김 CFO가 그간 보인 행보에도 부합한다. 그는 2022년 취임하자마자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대신 그만큼 현금배당을 실시해 주주 만족도를 높이는 효과를 봤다. 올 3월 정기 주총 때도 네이버의 배당금이 낮다는 주주의 지적이 많았는데 이를 반영한다는 명분도 잡을 것으로 보인다.

◇주주환원 규모 줄어드나, 재무건전성 방어 목적

네이버는 8일 열린 '2023년 1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3개년 주주환원 정책을 공개했다. 앞으로 3년 동안 2개년 평균 잉여현금흐름(FCF)의 15~30%를 현금배당으로 지급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연결기준 FCF는 2021년 5373억원, 2022년 2931억원이다. 2개년 평균 FCF는 4152억원으로 이를 기준으로 추산한 주주환원 규모는 623억~1246억원이다.


예년 대비 주주환원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의미다. 네이버는 2020년 1월 30일 '3개년 주주환원정책'을 공개할 당시 최근 2개년 평균 연결 FCF의 30%를 주주환원재원으로 설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환원 규모 축소 가능성을 내비친 이유는 재무건전성을 방어하기 위해서다. 김 CFO는 "몇 년간 투자로 늘어난 차입금 일부를 우선 상환해 부채비율을 관리하기 위한 조치"라며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차입금(Debt to EBITDA) 비율을 2~2.5배 사이로 유지하기 위한 차입금 상환계획을 주주환원정책에 반영해 설계했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지난 5년 동안 데이터센터 '각 세종' 구축, 1784 신규사옥 건설, 인공지능(AI) 역량 고도화를 위한 그래픽처리장치(GPU) 등 인프라 장비 구매 등으로 자본적지출(CAPEX)이 급증했다. 미국 커머스 업체 '포시마크'를 인수하는 등 M&A에도 조 단위로 돈을 썼다.

네이버의 총차입금이 불어난 배경이다. 2017년 말까지만 해도 네이버의 연결기준 총차입금은 4109억원이었지만 지난해 말에는 4조1966억원으로 10배가량 늘다.

◇주주환원 모두 현금배당으로, 배당성향은 높아질 듯

다만 주주환원을 모두 현금배당으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배당성향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김 CFO는 "과거에는 환원 중 일부를 장내 자사주 취득으로 실천했지만 앞으로 3년간은 전부 현금배당으로 진행할 예정"이라며 "이런 원칙을 올해 적용한다면 2022년 회계연도에 대한 주주환원 예상규모는 620억~1200억여원이 산정되고 이사회 결의 후 중간배당으로 올해 3분기 내에 지급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CFO는 현금배당을 진행하는 이유로 불확실성 해소를 꼽았다. 2020년과 2021년 네이버는 자사주를 매입해 주주환원을 진행하려 했지만 이런 계획에 차질을 빚어 배당으로 치환하거나 당해연도 자사주 매입 계획을 아예 실천하지 못한 적도 있다.

네이버가 국내 기업 가운데 유일하게 전직원을 대상으로 주식보상 제도를 운영하기 때문이다.

자본시장법과 회사법에 따르면 발행사가 자사주를 취득하거나 처분할 경우 그 전후로 3~6개월간 추가 처분이나 취득에 제한이 생긴다. 이에 따라 직원을 대상으로 주식보상 제도를 정기적으로 운영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발생했다. 주주환원재원을 모두 현금배당으로 지급하는 이유다.

이렇게 되면 주주환원 규모는 줄어도 배당성향은 높아질 수 있다. 네이버의 2021년 현금배당금으로 763억원을 지급해 배당성향 0.5%, 지난해에는 1371억원의 현금배당을 진행해 배당성향 18%를 기록했다.

작년 현금배당성향이 대폭 높아진 것도 김 CFO의 작품이었다. 그는 임기 첫해인 지난해 주주환원정책에 손을 대서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하는 대신 그만큼 현금배당을 실시했다. 더구나 최근 네이버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이 적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는데 이런 의견을 반영했다는 명분도 세울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네이버는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8% 가운데 3%(총 발행주식 기준)를 소각하기로 결정했다. 네이버의 현재 주가 기준으로 1조원이 넘는 규모다. 네이버가 자사주를 M&A와 전략적 제휴 등의 수단으로 유용하게 활용해온 것을 고려하면 눈에 띄는 행보다.

김 CFO는 "네이버의 자사주 활용 방식에 대한 외부의 이해부족으로 인한 혼란, 일각에서 편향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앞으로 3년 동안 해마다 1%씩 소각할 계획"이라며 "다만 임직원 주식 보상 제도를 위한 재원으로, 장기적으로 자사주 보유량을 총 발행주식 수의 5% 이내로 일부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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