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증권업 미래 '디지털 플랫폼' 혁신 이끌 정중락 대표④"젊음·전문성으로 승부…'나무' 완전 개인화 목표"
윤기쁨 기자공개 2023-06-07 13:20:51
[편집자주]
NH투자증권은 그 이름만으로도 내공이 느껴지는 증권사다. 오랜기간 국내 최고의 투자은행(IB) 하우스 지위를 누려왔고 트레이딩(Trading)과 자산관리(WM) 부문에서 항상 톱티어였다. 어느덧 취임 6년차를 맞은 정영채 사장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이를 실행에 옮기는 것은 각 본부 대표들의 몫이다. NH투자증권을 현장에서 움직이는 주요 인물들을 만나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5월 26일 11:1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를 전후로 금융투자업계는 큰 변화를 맞이했다. 비대면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증권사들의 ‘디지털 혁신’은 주요 과제가 됐다. 모바일 플랫폼 등을 통해 얼마나 빨리, 편리하게, 쉽게 자산관리(WM) 서비스를 제공하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갈리게 됐다.NH투자증권은 국내 최초로 모바일 증권 브랜드 'NAMUH'(나무)를 출시하며 빠르게 우위를 선점했다. 하나의 CMA 계좌로 주식을 비롯한 모든 금융상품을 거래할 수 있도록 해 경쟁사와 차별화를 뒀다. 월간사용자(MAU) 230만명이 찾는 플랫폼으로 성장한 나무는 2021년 금융정보 구독 콘텐츠 ‘나무 멤버스’와 메타버스 애플리케이션 론칭으로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NH투자증권에서 나무를 담당한 곳은 WM Digital사업부다. 본래 △WM사업부(디지털영업본부 △Advisory솔루션총괄(디지털솔루션본부) △Digital전략총괄(IT본부, Digital혁신본부) 등 별개로 흩어진 조직들을 플랫폼 중심으로 재편해 2020년 신설했다. △나무고객본부(나무기획부, 나무마케팅부 등) △플랫폼혁신본부(디지털신사업부, 플랫폼혁신부, 글로벌주식솔루션부, 모바일개발부, 빅데이터센터, 플랫폼솔루션부 등) 등으로 구성돼 있다.
현재 WM Digital사업부 수장은 정중락 대표(사진)다. 정영채 사장의 디지털 혁신에 대한 적극적인 의지와 전폭적인 지원으로 외부에서 영입된 인물이다. 디지털 플랫폼 이용 고객에게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를 위한 데이터 분석, 투자솔루션과 컨텐츠 개발 등 운영과 관련된 모든 기능을 총괄하고 있다.
◇‘젊음’과 ‘전문성’으로 뭉친 조직…독보적 콘텐츠로 경쟁력 확보
정중락 대표는 ‘정통 증권맨’, ‘공채 출신’ 단어와는 거리가 멀다.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그는 EY한영, 딜로이트컨설팅 등에서 컨설팅 업무를 담당하는 등 독특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해당 사업부도 그가 컨설팅하며 만났던 인재들이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디지털 전문가들로서 함께 하고 있다. 나무의 성공과 함께 인력도 3년 전 대비 3배 수준인 130여명으로 늘었다.
그는 “2019년부터 디지털 채널이 가파르게 성장하면서 WM과 같은 정통 대면 조직의 수준까지 위상이 올라왔다"며 "5년 사이 전체적인 거래 규모나 고객 기반 등 양적인 측면에서 5배 이상 커졌다”고 강조했다. 이어 “위탁 중개에 한정돼 있지만, 국내외 주식의 경우 국내는 75~80%, 해외는 90%를 디지털에서 담당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국내 증권사 MTS 중 NH투자증권의 처리 속도가 가장 빠르다고 자부하는데, 이는 최적화가 잘 이루어져 있는 상황”이라며 “사업부 소속 직원들 배경이 디지털 기술과 밀접한 이공계 쪽이 많기 때문에 데이터에 대한 접근이 비교적 쉬운 편이고, 내년에는 전원이 직접 데이터를 가공,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WM Digital사업부의 강점은 ‘젊음’과 ‘전문성’이다. 조직의 평균 나이는 30대 초반으로 타 증권사들과 비교해도 현저히 어린 편이다. 직급도 사원·대리가 가장 많다. 대부분이 외부에서 영입해온 디지털 전문가들이다. 데이터 사이언티스트 및 관련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젊은 인재들로 구성돼 있다. UI·UX(사용자 인터페이스·경험)를 위한 디자인팀도 따로 꾸렸다.
이러한 감각은 ‘나무’에 그대로 드러난다. 사용자 친화적인 UI·UX와 빅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고객 콘텐츠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카카오뱅크 등 플랫폼과 제휴해 젊은 고객층을 유입하는데 성공했고, 모바일 금융 서비스와 편의성 저변을 획기적으로 넓혔다는 평가를 받는다.
NH투자증권은 서울대학교, 카이스트 등과 협력해 서비스 개발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대학교 데이터사이언스대학원과 산학공동연구 프로젝트로 투자 검색 서비스, 금융 데이터와 AI 신기술 등을 적용한 이용 편의성을 연구 중이다. 카이스트 UX디자인연구센터와는 UI·UX 조사 및 분석 등 투자자 가치관에 맞는 디자인 서비스 콘셉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디지털 성장 무궁무진”…완전 개인화 서비스 제공 목표
정 대표는 증권업의 디지털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전망한다. 은행·보험업 등에 타 금융권에 비해 출발은 다소 늦었지만 그만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동시에 보다 빠르고 다양한 서비스 제공이 가능하다. 이미 WM 분야에서 많은 변화들이 감지되고 있는 만큼 자본시장의 발전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그는 “디지털이라는 이름으로 넘나들 수 있는 시장이 엄청나게 많은데 지금까지는 전통 금융의 체질을 바꾸는 데 주력했다면, 앞으로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산업을 만들 것”이라며 “증권사가 다루는 상품은 만기가 시장 탄력적으로 짧게 운용될 수 있는 만큼 고객의 반응을 즉각적으로 확인하고 반영, 보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코로나19 등 여러 변화들을 거치며 ‘디지털 시니어’라는 신조어도 생겼는데 디지털이라는 매체나 기술이 젊은이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그는 “단순히 나이로 고객을 구분 지을 순 없기 때문에 시간이 지날수록 고객층도 다변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장기 목표로는 ‘나무’의 완전 개인화 서비스를 꼽는다. 이미 기술력과 데이터 등은 뒷받침 돼 있는 상황이다. 다만 모든 개인의 요구와 불만 사항에 대응하고 시스템화 하려면 준비해야 할 과정들이 많다. 가령 고객별로 이용하는 화면의 구성이 모두 다르다면 본사 고객센터에서도 동일한 화면을 통한 응대가 필요하고, 시스템의 운영과 개선을 위해서는 현재보다 훨씬 많은 자원을 필요로 한다.
개인화 서비스 베타 버전은 내년 초쯤 개시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UI·UX 화면 스킨 등을 커스터마이즈(개인 최적화) 하는 기능을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좋아하는 연예인이나 특정 테마를 배경화면으로 설정하는 등 개인에 따라 차별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꾸밀 수도 있다.
정중락 대표는 “금융사업자로서 요구되는 규제 범위 내에서 고객 개인의 개성을 드러낼 수 있는 서비스들을 준비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MTS 속도를 잃지 않으면서도 서비스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며 “리테일 플랫폼의 안정적 운영을 첫 번째 목표로 여러 창의적인 시도들을 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NH투자증권 정중락 WM Digital 사업부 대표 약력
<학력>
1995 포항공대 컴퓨터공학과 학사
1997 포항공대 정보통신학과 석사
<주요 경력>
현 NH투자증권 WM Digital 사업부 대표
Deloitte Consulting Korea, 파트너
EY Advisory Korea, 파트너
IBM BCS Korea, 매니징컨설턴트
PWC Consulting Korea, 수석컨설턴트
SK하이닉스(구 현대전자) 정보시스템연구소, 선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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