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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 기업 돋보기]이건그룹, 수입원가 상승 탓 실적 반납 '아쉬움'외형확대 불구, 영업이익 감소세

신준혁 기자공개 2023-06-08 08:26:18

[편집자주]

건축자재 기업과 시공사는 사업 측면에선 '공생'이자 수익성 면에선 '경쟁' 관계로 얽혀있다. 시멘트와 바닥재, 데크 플레이트 등으로 대표되는 건축자재 기업의 판매단가가 곧 시공사의 건축비와 수익을 가르는 핵심 요소다. 한쪽이 일방적인 수익만을 생각해 움직이면 반대쪽의 저항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달 사이 원자재값 고공행진을 두고 시공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지속된 배경이다. 그렇다면 최근 너도나도 판매단가를 올려 공급한 건축자재 기업들의 사정은 과연 어떨까. 시멘트와 창호, 데크 등 분야 주요 건축자재 기업들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5일 10:2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알루미늄 창호와 합판 제조에 특화된 이건그룹은 지난해 인테리어 수혜를 누리지 못했다. 일부 판매제품의 가격을 높여 외형을 키웠지만 환율과 원자재가격, 물류비용 급등으로 인한 손실이 발목을 잡았다.

승계 과정에서 활용된 물적분할도 핵심 계열사 이건산업의 성장성에 영향을 미쳤다. 물적분할과 계열분리, 인수합병을 통해 알짜 자회사와 수익 사업이 이건홀딩스(옛 이건창호)로 옮겨간 탓이다.

◇합판·마루 원가율 급상승, 영업익 40% 증발

5일 업계에 따르면 이건산업은 지난해 매출 3293억원과 영업이익 19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하는 동안 영업이익은 40% 감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한 35억원을 기록했다.

일부 판매 제품은 가격 인상이 이뤄졌다. 다만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용 상승으로 인상분을 반납했다.

제품가격은 지난해 12% 수준의 증가율을 나타냈다. 합판은 ㎥당 65만959원으로 전년 대비 11.5% 증가했고 마루는 1만5938원으로 13.2% 가량 비싸졌다. 칠레법인 합판은 673달러로 11.5% 증가했다. 에너지사업부문이 판매하는 증기 등 품목은 MJ(메가줄)당 20원으로 전년 대비 43.2% 상승폭을 나타냈다.

반면 원자재인 합판용 베니어와 마루용 마루대판 매입비는 각각 459억원과 169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18.9%, 25.2% 증가했다. 이건산업은 칠레와 솔로몬제도 법인을 두고 원자재를 수입하고 있는데 글로벌 목재가격이 상승한 탓에 원가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었다.

베니어는 2020년과 2021년 사이 9.7% 상승률을 기록한 이후 지난해 10%p 추가 상승하는 흐름을 나타냈다. 마루대판의 매입단가는 2021년 전년 대비 30% 오른 후 지난해 25.2% 상승했다.


특히 원자재 매입단가 상승과 함께 재고자산이 늘어나는 흐름을 보였다. 재고자산은 지난해 591억원으로 전년 대비 21% 증가했다. 2020년 말과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물량이 쌓였다. 제품이 269억원으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고 원재료 152억원과 저장품 83억원 등이 뒤를 이었다.

이건산업은 목재와 조림, 에너지 사업부문으로 나눠 합판과 마루, 주택자재, 집단 에너지 등을 판매하고 있다. 종속기업으로는 이건에너지와 칠레, 솔로몬법인을 두고 있다.


◇'총수 지분율' 높은 홀딩스 중심 지배구조 개편

이건그룹에서 주목 받고 있는 기업은 모태인 이건산업이 아닌 이건홀딩스(옛 이건창호)다. 2세 경영인 박승준 사장이 보유한 이건산업 지분율은 0.26% 수준이지만 이건홀딩스 지분율은 29.74%에 달한다. 이건홀딩스가 보유한 사업부문 이건창호 지분율은 100%다.

지주회사 이건홀딩스는 2017년 4월 옛 이건창호가 물적 분할된 후 세워졌다. 창호 제조·판매·시공업을 영위하는 사업부문은 이건창호가 담당하고 존속회사는 지주회사로 전환해 이건홀딩스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이건그룹은 옛 이건창호를 지주회사부문 이건홀딩스와 사업부문 이건창호로 물적분할하면서 당시 박 사장의 이건홀딩스 지분율을 20.02%까지 높였다. 박 사장의 지분율이 낮았던 이건산업 대신 이건홀딩스를 중심으로 지배구조를 개편한 셈이다. 이건홀딩스는 사업분할을 통해 사업부문 이건창호의 부채 등을 떼어냈다.

옛 이건창호는 2005년부터 이건산업에서 물적분할한 이건창호시스템과 이건인테리어, 이건리빙 등을 차례로 인수하며 자산가치를 높였다. 반대로 이건산업은 주력 계열사를 떼어낸 후 3년간 영업이익 적자를 기록했고 합판과 마루 등을 생산하는 목재종합건자재 기업으로 남았다.

고 박영주 창업주가 설립한 이건그룹은 국내 건자재 시장의 개척자로 불린다. 1972년 설립 후 바닥용 특수합판을 개발했고 1988년 국내 최초로 시스템 창호를 선보였다. 현재 이건그룹은 '박 사장→이건홀딩스→이건산업·이건창호→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했으며 물류포장재 제조판매 기업 이건그린텍, 집단에너지 판매기업 이건에너지 등 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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