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DB 적립금, 실적배당형 전환 기대감 고조 원리금보장형 이율 평준화 효과, 하반기 시장 상황 변수
이돈섭 기자공개 2023-06-20 08:46:44
이 기사는 2023년 06월 15일 15시00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퇴직연금 사업자 간 원리금보장형 상품 금리 경쟁이 완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DB 적립금 운용 비히클로 실적배당형 상품을 검토할 기업들이 많아질 전망이다. 자산부채 관리능력이 뛰어난 대형 퇴직연금 사업자들이 비교적 유리할 것이란 목소리도 나온다. 올 하반기 증시 상황은 연말 DB 적립금 유치 성과를 좌우할 변수로 꼽히고 있다.최근 금융위원회는 퇴직연금감독규정 일부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내달 2일까지 의견을 청취하고 증권선물위원회와 금융위원회 의결을 거쳐 올 3분기 중 개정안을 시행한다는 방침이다. 개정안에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시장에서 벌어지는 불건전 영업 관행을 혁파하는 내용도 담았다. 퇴직연금 비사업자들의 커닝공시를 제한하기 위한 시도다.
해당 개정안 내용은 지난해 말 감독당국 행정지도 내용을 성문화한 것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말 퇴직연금 비사업자도 사업자와 마찬가지로 원리금보장형 상품 이율을 공시케 하는 내용의 행정지도에 나섰다. 공시 의무가 없는 비사업자들이 사업자 공시를 참고한 뒤 더 높은 이율을 제시해 적립금을 수혈해가는 행태를 깨뜨린다는 취지였다.
DB 적립금 대부분은 은행 예·적금 상품을 비롯해 증권사 ELB, 보험사 이율보증형 상품(GIC) 등 원리금보장형 상품으로 운용된다. 대부분 연말께 만기가 도래해 새로운 상품으로 교체된다. 이런 이유로 비사업자들의 커닝공시 행태는 연말에 집중됐다. 감독당국이 굳이 지난해 행정지도에 나선 것은 채권시장 유동성 경색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가령 보험사 이율보증형 상품에서 롤오버가 이뤄지지 않고 비사업자 상품으로 자금이 이동할 경우 보험사는 이율보증형 상품을 통해 보유하고 있던 국공채를 매도할 수밖에 없다. 지난해는 금리 상승 등 영향으로 채권시장 유동성 경색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퇴직연금 시장 매도 물량이 쏟아질 경우 시장의 부담은 상당할 수밖에 없다.
감독당국 행정지도에 따라 퇴직연금 비사업자 역시 홈페이지에 상품 이율을 공시했고, 지난해 말 시장이 우려한 유동성 경색 사태는 일어나지 않았다. 이러한 행정지도 내용을 성문화한 감독규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앞으로 연말 극심하게 전개되는 원리금보장형 상품 이율 경쟁은 완화될 것이라는 게 금융업계 관계자들의 전망이다.
지난해 퇴직급여보장법 개정안 시행으로 상시 근로자 300인 이상 DB 제도 채택 기업의 경우 적립금운용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용계획서를 작성해야 한다. 감독규정이 시행되면 원리금보장형 상품 이율 평준화가 이뤄질 전망이다. 신용등급 AAA 수준 퇴직연금 사업자들의 이달 3년만기 원리금보장형 상품들 이율은 대개 3% 중반대에 형성됐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퇴직연금 비사업자들과 불필요한 이율 경쟁이 완화될 경우 (기업들이) 신용등급이 높은 사업자 중 운용 관리 능력이 뛰어난 곳을 중심으로 실적배당형 상품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연금 재원을 투자할 수 있는 상품 구조는 정형화됐기 때문에 사업자 자산부채 관리 능력이 도마 위에 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변수는 시장 상황이다. 앞서 대우건설과 현대백화점 등 주요 대기업을 중심으로 DB 적립금의 실적배당형 상품 도입이 이뤄져왔지만 지난해 매크로 환경 여파로 증시가 횡보하면서 실제 운용 성과는 기대치를 밑돌고 있다. DB 적립금 운용 비히클로 주로 거론되는 OCIO 공모펀드 역시 최근 2년여 간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내달 초 발표되는 정책당국의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에도 눈길이 쏠린다.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가 우수한 경우 공공기업 퇴직연금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 마케팅 활동을 전개하는 과정에서 성적표를 활용할 수도 있다. 퇴직연금 사업자 평가는 정책당국 주도로 올해부터 매년 의무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퇴직연금 시장의 경우 적립금 규모가 크지 않다면 수익성을 내는 것이 어렵다"며 "DB 적립금 유치 경쟁에서 대형사가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만큼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시행을 계기로 DC·IRP 시장에 힘을 더 실어주려는 하우스들도 많아지고 있는 것도 트랜드 중 하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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