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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자재 기업 돋보기]페인트업종, 유가 하락에 가격 인상 '겹호재'노루페인트 '독주', 강남제비스코·삼화·조광페인트 '선방'

신준혁 기자공개 2023-06-26 07:15:16

[편집자주]

건축자재 기업과 시공사는 사업 측면에선 '공생'이자 수익성 면에선 '경쟁' 관계로 얽혀있다. 시멘트와 바닥재, 데크 플레이트 등으로 대표되는 건축자재 기업의 판매단가가 곧 시공사의 건축비와 수익을 가르는 핵심 요소다. 한쪽이 일방적인 수익만을 생각해 움직이면 반대쪽의 저항이 심해질 수밖에 없다. 최근 몇달 사이 원자재값 고공행진을 두고 시공사들 사이에서 볼멘소리가 지속된 배경이다. 그렇다면 최근 너도나도 판매단가를 올려 공급한 건축자재 기업들의 사정은 과연 어떨까. 시멘트와 창호, 데크 등 분야 주요 건축자재 기업들의 현주소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1일 15:2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5대 페인트 기업들은 국제 유가와 연동된 수입 원재료값이 치솟자 제품 가격을 조정하면서 대응에 나섰다. 제품 가격 인상 후 수익성과 매출원가율을 동시에 개선하는 효과를 냈다.

업계 1위 노루페인트는 3년 사이 매출 외형을 키웠다. 조광페인트는 아직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했지만 당기순이익은 크게 높였다. 강남제비스코와 삼화페인트는 영업이익을 흑자로 돌려세우면서 반등에 성공했다.

◇노루페인트, 원가율 대비 가격 상승율 '최대 15%p'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7532억원과 영업이익 261억원을 기록했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3%, 2% 증가했다. 당기순이익은 21% 감소한 115억원이다.

노루페인트는 2021년 실적 부진을 딛고 지난해 상반기 건축과 재도장 기능성 제품을 출시하고 영업활동을 확대했다. 건축용 외에도 중방식용과 바닥방수용, 공업용, 자동차보수용 도료 시장에서 고른 성장세를 기록했다.

무엇보다 원재료값 상승율 대비 제품 가격을 더 높게 책정한 점이 수익성을 개선했다는 평가다. 원재료값이 전년 대비 7~10% 상승하는 동안 제품 가격은 16~25% 가량 상승했다. 노루페인트는 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국제 유가가 치솟자 제품 가격을 인상했다.

주력 제품은 매출 44.6%를 차지하는 건축도료로 건축용과 중방식용으로 쓰인다. 주요 브랜드는 순&수와 팬톤 등이다. 사업부문별 매출은 △공업도료 16.8% △인테리어·방수재 15.6% △PCM강판용도료 15.5% △자보도료(자동차보수용) 7.5% 순으로 나타났다.

건축용 제품은 지난해 ㎏당 3020원으로 전년 대비 17% 올랐다. 2년 전과 비교하면 30% 가량 값이 올랐다. 공업용과 자보용 제품은 각각 21%, 24% 상승율을 나타냈고 PCM강판용 제품은 16% 가량 가격을 인상했다. 노루페인트는 1분기에도 모든 제품 가격을 전년 동기 대비 3~10% 가량 높였다.


가격 인상은 노루페인트 입장에서 피할 수 없는 결정이었다. 매출원가율은 2020년 77%를 기록한 다음해 81.9%로 4.8%p 악화됐고 지난해 81.6% 수준을 유지했다.

통상 페인트 업체의 원재료값은 국제 유가와 연동된다. 원재료인 용제와 합성수지, 안료 등은 대부분 원유를 정제해 제조한다. 유가가 하락할 경우 수익성과 원가율이 함께 개선되는 구조다. 올해 들어 OPEC+ 주요 회원국이 자발적 감산 계획을 발표하면서 국제 유가는 매달 감소하는 추세다.

원료 수입 비중이 높은 만큼 환율도 주목할 만한 요소다. 원달러 환율이 하락할 경우 수입 비용이 절감된다. 원달러 환율은 지난해 9월 최대 1449원을 기록한 후 하향 곡선을 나타냈고 이달 1290원대 안착했다.


◇'적자 3사' 조광·삼화·강남, 실적 회복…가격 인상 '한몫'

종합건자재기업인 KCC와 업계 1위 노루페인트를 제외한 강남제비스코와 삼화페인트, 조광페인트는 2021년 적자 흐름을 나타냈지만 가격 인상과 함께 반등에 성공했다.

강남제비스코는 지난해 매출 6732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 44억원을 남겼다. 2021 영업손실 127억원을 기록한 후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75% 줄어든 117억원이다.

삼화페인트는 매출 6460억원과 영업이익 199억원을 거뒀다. 당기순이익은 2021년 마이너스(-) 24억원을 기록했지만 1년 만에 흑자 전환해 55억원으로 올라섰다. 조광페인트는 매출 2605억원을 거뒀지만 수익성이 줄면서 영업손실 16억원을 기록했다.

원재료값 상승에 따른 제품 가격 인상에도 불구하고 영업이익률 자체가 낮았다. 노루페인트와 삼화페인트는 지난해 3% 중반대 영업이익률을 기록했지만 나머지 업체는 1% 미만에 머물렀다. 외환차손과 잡손실, 대손상각비, 이자비용 등 재무관리 영역에서 다소 부진했다는 평가다.

강남제비스코는 2017년 영업이익 150억원을 기록했을 당시 5%대 영업이익률을 거뒀으나 2018년부터 4%p 이상 급감해 1% 미만에 그쳤다. 2019년과 2021년에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면서 수익률이 더욱 쪼그라들었다. 삼화페인트와 조광페인트는 지난해 각각 0.6%와 -0.62%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전자재료와 2차전지 소재를 위한 페인트 개발을 생존 전략으로 내걸었다. 강남제비스코는 2017년 세계 최초 CNT PCM 대전방지도료를 개발했고 지난해 한국전기연구원과 고용량 리튬2차전지용 양극 바인더 기술도입계약을 맺는 등 행보를 보였다.

조광페인트는 2018년 군포 이노센터(첨단R&D센터)를 준공했고 지난해 9월에는 이차전지 방열소재 및 접착제 생산기업 CK이엠솔루션을 설립했다. 삼화페인트 역시 친환경 인테리어와 저탄소 도료를 개발하는 등 공을 들이는 중이다.

페인트 시장에서 대형 수요처 유통망을 확보한 KCC와 노루페인트, 삼화페인트, 강남제비스코, 조광페인트 등 상위 5개사는 점유율 80%를 보유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세계 10대 페인트 생산국가로서 경쟁력과 생산기술을 인정받았다.

업계 관계자는 "페인트 산업은 경쟁사간 견제가 치열하고 국제 유가와 환율 등 영향을 크게 받는다"며 "건축과 공업용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만큼 신소재 개발과 사업 다각화, 수급 다변화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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