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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너십 시프트]정재준 아리바이오 대표, 소룩스 M&A 최전선②경영권 포함 600억 책임, 재원 마련 계획 '자산처분' 눈길…인수 프리미엄 301% 부담

신상윤 기자공개 2023-06-22 08:21:55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0일 13:5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조명기구 전문기업 '소룩스'가 새 주인을 맞는다. 새 주인은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아리바이오 창업자 정재준 대표다. 정 대표는 소룩스 인수를 통해 아리바이오에서 못 이룬 상장사 오너의 꿈을 달성할 예정이다. 소룩스 M&A와 맞물려 800억원의 대규모 자금이 오가는 가운데 정 대표가 600억원을 오롯이 책임질 예정인 만큼 재원 마련이 가장 큰 숙제로 남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정 대표는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 경영권과 주식 100만주를 300억원에 인수한다. 거래 상대방은 김복덕 소룩스 대표다. 경영권 구주 계약 체결 전날(지난달 14일) 종가가 7470원임을 고려하면 경영권 프리미엄은 301.6%로 산출된다. 최근 6개월 내 거래된 상장사 M&A 가운데 최고 수준이다.

정 대표는 소룩스 경영권 포함 구주 1주를 3만원에 취득하는 셈이다. 현재 계약금 10%를 치른 상황이며, 정 대표는 오는 29일까지 잔금 270억원을 넘기면 소룩스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다.

경영권을 포함한 구주 거래는 소룩스 M&A 출발점이다. 계약 체결을 기점으로 유상증자와 전환사채(CB), 신주인수권부사채(BW) 발행과 같은 파생 거래가 이어졌다. 경영권 구주 양수도 계약은 개인 간의 거래인 만큼 소룩스 곳간에 쌓이진 않는다. 반면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은 소룩스가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다.

소룩스가 유상증자와 CB, BW 발행으로 조달할 자금은 총 500억원이다. 1회차 CB는 지난 15일 투자자 '아리제1호투자조합'이 200억원을 납입하면서 발행을 마쳤다. 유상증자 100억원과 200억원 규모의 BW는 이달 말이 납입일이다. 소룩스 경영권을 인수할 정 대표가 이 자금들을 책임지기로 했다.


정 대표는 소룩스 M&A 인수자금 800억원 중 600억원을 떠안은 것이다. 이와 관련 정 대표는 최근 경영권 구주 취득 계약과 맞물려 재원을 '자산 처분을 통한 자금조달'로 공시했다. 일각에서 정 대표가 보유한 아리바이오 지분을 활용해 모종의 거래를 예정한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는 이유다.

아리바이오는 경구용 치매 치료제를 개발하는 기업이다. 이 치료제는 글로벌 임상 2상을 마치고 3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3월 외부에서 1000억원의 자금 조달에도 성공하는 등 아리바이오의 기업가치는 높게 평가됐다. 다만 아리바이오는 기술평가 특례상장을 위한 기술평가에서 번번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면서 상장사 타이틀을 따내지 못했다.

결국 정 대표로선 우회 경로를 찾을 수밖에 없었고, 코스닥 상장사 소룩스가 '비히클'로 낙점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정 대표가 올해 3월 말 기준 아리바이오 주식 152만5744주(6.78%)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장외주식 거래소 K-OTC에서 아리바이오는 주당 2만원 전후에 거래되고 있다. 단순 계산 시 아리바이오 주식만으로도 300억원 이상의 가치를 지니는 셈이다.

아리바이오 관계자는 "소룩스 경영권을 인수하는 정 대표는 양사의 기술력을 결합한 시너지 창출을 위해 큰 그림을 모색하고 있다"며 "인수 자금 조달 방법은 아직 명확하게 밝히긴 어렵지만 향후 공시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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