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interview]"헷징 포트폴리오로 격전지 TDF 시장서 승부수”하석근 유진운용 CIO "하반기 자금유치 본격화"
황원지 기자공개 2023-06-29 08:37:34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6일 06: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유진자산운용의 증권운용본부가 변화를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 하석근 CIO(사진)가 새롭게 리더십을 맡으면서다. 유진운용은 전통적으로 채권에 강한 하우스로 유명하지만, 지난해 하 CIO 부임 이후 증권운용본부 내 각 팀별 MP(모델 포트폴리오)를 최적화하는 등 전반적인 투자 프로세스를 개선했다.하 CIO가 처음 내놓은 작품은 올 초 출시한 TDF다. TDF시장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자산배분 전문가인 하 CIO가 선택한 차별화 포인트는 ‘헷징 포트폴리오’다. 전체 자산의 약 10% 가량을 반대 전략을 취하는 헷징 포트폴리오로 설정해 지난해와 같은 하락장에서도 수익률 방어가 가능토록 했다.
◇KIC서 국내에 전술적 자산배분 첫 도입
자산배분 분야에서 경력을 쌓기 시작한 건 2009년이다. 투자전략팀에서 KIC의 자체 글로벌 전술적 자산배분 프로그램(GTAA)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국내에 전술적 자산배분 프로그램을 도입한 건 2009년 KIC가 처음이었다.
하 CIO는 “2대 최고투자책임자였던 스캇 칼브 CIO가 전술적 자산배분 펀드를 만드는 팀을 구성하면서 프로젝트에 참여했다”며 “블랙록 등 해외 유수의 운용사들을 직접 방문해 전술적 자산배분 전략을 배웠고 이를 기초로 KIC 내부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2012년부터는 미국계 자산운용사인 디멘셔널 펀드 어드바이저(Dimensional Fund Advisors, DFA)에서 미국 본사와 싱가폴 현지법인의 부사장으로 10조 규모의 글로벌 주식 포트폴리오를 운용했다. 미국 뮤추얼 펀드(1940 Act Fund) 뿐만 아니라 GIC, BOK 등 아시아 주요 국부펀드 및 중앙은행 자금을 일임으로 운용했다. 이때 프랑스계 경영대학원 EDHEC에서 재무학 박사 학위를 받으면서 자산배분 분야의 전문성도 키웠다.
이후 국내로 다시 자리를 옮겨 하나UBS자산운용에서 글로벌 자산배분 펀드 코어설렉션, 행복한 TDF 등을 맡았다. 2021년 6월 WWG자산운용으로 이직했다가 지난해 10월 유진자산운용에 합류했다.
유진자산운용에서도 하 CIO의 오랜 운용 경력과 자산배분 전문가라는 점 등을 높게 산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하 CIO는 합류 후 빠르게 증권운용본부 리빌딩을 진행하고 있다. 주식운용실 산하 주식운용팀과 헤지펀드운용팀, 멀티에셋운용실 산하 퀀트운용팀과 멀티에셋운용팀 각각의 MP(모델 포트폴리오) 최적화를 진행하면서 전반적인 투자 프로세스를 개선했다.
하 CIO는 “유진자산운용 합류 후 내부 프로세스 개선에 힘을 쏟았다”며 “이제 하반기부터는 해외 재간접 펀드나 수익이 안정적인 IPO펀드 등을 잇따라 출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4월 첫 TDF 출시, 하방안정성 강한 '헷징 포트폴리오' 차별화
하 CIO가 처음 내놓은 작품은 전공 분야인 TDF다. 유진자산운용은 지난 4월 말 ‘유진 챔피언 성과연동 TDF 2030, 2040’을 출시했다. 다만 TDF 시장은 디폴트옵션 도입으로 지난해 말까지 대형운용사를 중심으로 경쟁이 격화되면서 이미 레드오션인 상태다. 후발주자인 유진자산운용으로서는 차별점이 절실하다.
회사 차원에서는 업계 최초로 성과연동형 보수 제도를 도입하면서 차별점을 뒀다. 기본 운용보수를 업계 평균의 60~72% 수준으로 낮게 책정하고, 책임 운용 강화를 위해 보수를 성과와 연동시켰다. 운용성과가 부진할 경우 운용보수가 아예 없을수도 있다.
하 CIO는 자사 TDF만의 전략적 강점으로 ‘헷징 포트폴리오’를 꼽았다. 통상 자산배분 펀드는 주식 60%, 채권 40%와 같이 자산의 비중을 배분한다. 헤징 포트폴리오는 여기에서 전체의 약 20% 가량을 헤징에 배분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주가가 하락할 경우 돈을 버는 인버스 ETF에 투자하고, 금리가 급등할 경우 채권 인버스 ETF에 투자해 채권 가격 하락을 방어한다.
하 CIO는 “지난해와 같이 금리가 급등하면서 주식시장도 급락할 경우 채권과 주식 가격이 모두 방어가 되지 않는다”며 “대부분 자산배분 펀드가 큰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주식과 채권이 모두 가격이 하락할 때에는 자산 비중을 조정하더라도 손실을 볼 수 밖에 없다. 이럴 때 반대 포지션에 투자하는 헤징 포트폴리오가 수익률 방어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하 CIO는 “헤징 포트폴리오 개념 자체는 1970년대 이미 나온 것”이라면서 “해외 펀드에서는 일반적인 개념이지만 국내에서는 적용한 자산배분 펀드가 많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진자산운용은 TDF 뿐만 아니라 현재 운용하고 있는 OCIO펀드에도 헷징포트폴리오를 도입했다.
후발주자인 만큼 트랙레코드를 쌓아 하반기에는 자금 유치를 노려본다는 전략이다. 현재 유진자산운용 TDF 운용 자금은 자체 자금이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 CIO는 “아직 출시 2개월밖에 되지 않은 만큼 트랙레코드를 쌓아 하반기에는 외부 자금을 유치하는 것을 목표하고 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밸류업 사각지대
- [거버넌스 리빌딩]인탑스 2세 오너십 구축 관건…이익 터널링 비판도
- [롯데그룹 재무 점검]롯데케미칼, 불황 단기 대책은 자회사 지분 감소
- [피플 & 보드]'배당 창구' 코스트코코리아, 이사진 전원 '외국 국적'
- [국민연금 포트폴리오 점검]복잡한 셈법 끝, 이수페타시스 물량 거둬들였다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이슈 & 보드]견제장치 없는 푸드나무 이사회, 새주인 맞아 전면개편
- [한화의 CFO]한화, 선명해지는 사업구조 재편 효과…배당은 '덤'
- [롯데그룹 재무 점검]캐시카우 부재에 불거진 위기설
- [그룹 & 보드]'2세 경영' 덕산홀딩스, 오너의 계열사 대표 겸직 확대
황원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thebell interview]“HL홀딩스 자사주 기부, 나쁜 선례”
- NH아문디 코리아포커스, 바이오 압축투자로 ‘잭팟’
- 미래에셋증권 이만열 전 사장, PTR운용 대표로 선임
- 트라움운용 대표이사 변경…황택민 본부장 승진
- 라이프운용, 중퇴기금 '푸른씨앗' 자금 굴린다
- [2024 이사회 평가]경영성과 뛰어난 케어젠, 이사회 구성 개선 ‘과제’
- [2024 이사회 평가]일그러진 육각형 유진테크, 경영성과만 빛났다
- [2024 이사회 평가]스튜디오드래곤, 높은 참여도 불구 아쉬운 구성
- 자산운용업계엔 왜 '루키리그'가 없을까
- 한투리얼에셋, 뉴욕오피스 펀드 대출 1년 연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