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모니터]정정요구 '또' 받은 틸론, 공모 성사 미지수물리적 시간 충분하지만 '금감원 눈높이' 변수…"공모해도 흥행 가능성 낮아"
최윤신 기자공개 2023-06-29 07:10:32
이 기사는 2023년 06월 27일 13: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도모하는 틸론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다시 한차례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았다. 앞선 정정을 통해 투자위험요소를 더 상세히 기재하고, 희망 공모가격도 큰 폭으로 낮췄지만 금감원의 눈높이를 충족시키진 못했다.예비심사효력 만료가 얼마 남은 상황에서 정정요구를 받으며 그간 진행해 온 상장 작업이 무위로 돌아갈 가능성이 커졌다. 아직 물리적으론 공모 추진이 가능한 상황이지만 시간이 촉박한 건 부인하기 어렵다. 공모절차에 돌입한다고 해도 투자수요를 모을 수 있을지가 미지수다.
◇ 7월 둘째주까지 정정신고서 내면 공모 추진 가능해
금융감독원은 틸론이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지난 26일 정정요구를 공시했다. 이에 따라 다음달 10일부터로 예정됐던 틸론의 공모 일정은 잠정 중단됐다.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며 다시 공모일정을 잡을 것으로 전망된다.
틸론에 대한 금감원의 정정요구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틸론은 앞서 지난 2월 17일 최초 증권신고서를 제출했는데, 효력발생 직전인 3월 3일 정정을 요구받았다. 틸론은 최초 정정을 요구받은 뒤 3개월만인 지난 2일 정정신고서를 내고 다시 공모를 추진했다.
그러나 공모는 진행되지 못했다. 틸론은 수요예측을 하루 앞둔 지난 19일 증권신고서를 정정했다. 별도의 공시가 있진 않았지만 금감원으로부터 투자위험요소 등에 대한 정정을 요구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투자위험요소를 상세히 기재하고 희망공모가격밴드를 낮췄다.
증권신고서를 크게 손봤음에도 금감원의 기준을 충족시키진 못했다. 금감원은 정정된 증권신고서에 대해 다시 정정을 요구했다. 이번 정정요구는 시장에서 다양한 해석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올 들어 공식적인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를 두 차례 받은 건 틸론이 처음이라서다.
금융투자업계 일각에선 사실상 금융감독원이 틸론의 상장 추진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냐고 바라본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한 기업에 두차례나 정정요구 공시를 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사실상 틸론의 코스닥 입성이 부적격한 상황이라고 판단하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런 시각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공시심사실 관계자는 “증권신고서 심사는 기재내용이 충실한지를 따지는 과정일 뿐 다른 판단이 개입되진 않는다. 투자자에게 충분하고 정확한 설명을 제공한다면 정정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원칙적인 입장을 내놨다. 틸론의 증권신고서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의 정정을 요구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번 정정요구의 시점을 고려할 때 상장을 허용하지 않으려는 ‘의도’가 들어있다고 보긴 어렵다는 분석도 있다. 증권신고서의 효력발생 직전에 이뤄진 이전의 정정과는 달리 이번 정정요구는 효력 발생기간이 5영업일 남은 시점에서 이뤄졌다. 효력발생 직전에 정정요구를 하는 것과 비교해 5영업일의 시간을 더 준 셈이다.
이로 인해 틸론은 물리적으론 충분히 공모를 치를 수 있는 상황이다. 틸론의 상장예비심사 승인효력은 오는 8월 9일까지인데, 다음 달 둘째 주까지 정정된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면 효력이 만료되기 전에 공모 납입 절차를 마칠 수 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하는 기업이기 때문에 증권신고서 효력 발생에는 10영업일이 소요된다. 비상장 상태에서 신규상장을 추진할 때 증권신고서 효력발생(15영업일)보다 빠르게 효력이 발생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시간적 여유가 생긴 측면도 있다.
◇공모 후에도 재무 리스크 상존…투자수요 모으기 쉽지 않을 듯
틸론은 현재 사업이 적자상태인데다, 유동성 확보가 시급한 상황인 만큼 IPO를 포기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남은 시간동안 빠르게 증권신고서를 재정비하고 공모스케줄을 다시 잡을 것으로 여겨진다.
결국 앞으로 제출할 정정신고서가 금감원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느냐가 상장 성사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투자위험요소 기재와 관련해 지적받은 것으로 파악되는 만큼 이 부분에 대해 보다 상세한 기재가 예상된다.
더 이상 금감원의 지적을 받지 않고 무사히 공모에 돌입한다고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자금을 모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두차례의 정정요구를 받으며 공모 시점이 크게 늦춰진 동안 재무상태가 더 악화했기 때문이다. 기업에 대한 이미지에도 타격이 불가피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정정 과정에서 희망밴드를 큰 폭으로 낮춰 공모로 기대할 수 있는 자금유입이 줄었다”며 “공모 이후에도 탄탄한 재무구조를 기대하기 어려워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투자수요를 모으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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