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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가격낮춘 틸론, '투자위험요소'도 추가…흥행 '미지수'최대주주 자금대여·학력사항 등 수정…계속기업 불확실성 의견도 더해져

최윤신 기자공개 2023-06-12 13:09:07

이 기사는 2023년 06월 07일 15: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 3월 금융감독원의 증권신고서 정정요구를 받으며 상장 일정을 잠정 연기했던 틸론이 공모에 다시 나선다. 금감원으로부터 질의·지적받은 내용에 대해 증권신고서 기재 내용을 수정했고, 기업가치를 다시 산정해 기존보다 낮은 몸값으로 상장에 도전한다.

그럼에도 성공적인 증시 입성이 녹록지는 않은 상황이다. 상장이 미뤄진 3개월간 IPO 시장 상황이 비우호적으로 바뀌었다. 회사와 최백준 대표이사간 금전대여에 따른 법적 조치 문제 등 투자위험요소가 대거 공개된 점도 투자자들의 투심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정정요구 3개월만에 정정신고서 제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도모하는 틸론이 지난 2일 정정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 일정을 다시 잡았다. 오는 20일 수요예측을 시작으로 공모 일정을 진행해 다음달 상장을 마칠 계획이다.

틸론은 지난 2월 17일 증권신고서를 제출하고 공모에 나섰으나 효력 발생 이전인 3월 3일에 금융감독원의 정정요구를 받으며 계획대로 공모를 진행하지 못했다.

틸론은 정정요구를 받은 후 주어진 시간을 꽉 채운 뒤 정정신고서를 제출했다. 상장 추진 기업은 금감원의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를 받으면 3개월 이내에 정정신고서를 내야 한다. 그러지 못할 경우 자본시장법에 따라 상장을 철회한 것으로 간주된다.

금융감독원이 앞서 정정요구를 할 당시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에 대해 정정을 요구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금융투자업계에선 미래실적 추정과 관련한 내용들에 대해 지적이 있었을 것으로 바라봤다.


실제 이번 정정신고서에서 틸론은 미래실적에 대한 추정치를 낮추고 피어그룹을 변경해 몸값을 다시 산정했다. 2023년 추정매출을 96억2000만원에서 87억7000만원으로, 2024년의 추정실적을 185억1000만원에서 168억8000만원으로 낮춰잡았다.

추정 실적이 줄었지만 피어그룹의 평균 멀티플이 높아지며 평가 기업가치(할인 전)는 2410억원에서 2530억원으로 오히려 늘어났다. 주관사는 할인율을 높여 희망공모가격 밴드를 2만3000~2만8000원으로 제시했다. 결과적으로 앞서 제시했던 밴드 (2만5000~3만원)보다 밴드 상·하단을 각각 2000원씩 낮췄다.

밴드를 낮춰 잡으며 공모 구조는 이전보다 시장 친화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게 됐다. 그럼에도 공모 흥행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에 제출된 정정신고서에선 밸류에이션 뿐 아니라 회계의 적정성과 회사와 최대주주간의 과거 대여금 거래 등 투자위험요소에 대한 내용이 대거 포함됐다. 금감원의 지적사항이 비단 미래매출 추정에 한정된 것은 아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정정신고서에 상세한 투자위험 등이 기재되며 투자자들의 투자 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먼저 틸론은 이번 공모과정에서 금감원의 재무제표심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달 말까지 진행된 심사가 금감원의 정정요구와 관련해 가장 직접적인 요인이 됐을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월 심사대상으로 선정돼 심사받았고, 과거 재무제표 작성 및 공시 과정에서 회계처리기준 위반이 발견돼 지난 5월 31일 경고 조치를 받았다. 틸론은 이에 따라 지난달 19일 2016~2020 회계연도의 사업보고서를 정정해 공시했고, 이후 정정신고서를 제출할 수 있었다.

이와 함께 금감원은 회사 및 최대주주와 관련해 세밀한 내용을 확인했다. 특히 과거 발행사가 최대주주인 최백준 대표이사에게 과거 자금을 대여해준 것과 관련해 질의한 것으로 파악된다.틸론은 앞서 최 대표에게 2015~2020년 약 27억원의 자금을 대여해줬다. 현재 미상환된 대여금은 존재하지 않지만 과거의 행위가 상법에 저촉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에 틸론은 이와 관련해 해당 건을 법무법인에 의뢰해 검토의견을 받았다. 법무법인은 “틸론과 최 대표 사이의 금전거래가 상법이 금지하는 신용공여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대여금액 중 일정 부분이 상법상 허용되는 신용공여 한도를 초과하거나, 상법상 허용되는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는 금전대여로 인해 상법 위반의 여지가 있다”고 봤다.

이와 함께 정정신고서에는 당초 오기재됐던 최 대표의 학력사항에 대한 수정도 이뤄졌다. 당초 1997년 서강대 전자계산학을 졸업했다고 명시됐으나, 정정신고서에선 학사 학위를 1997년 을지대 전산정보처리과 졸업으로 변경했다.

이와 관련해 대표주관사인 키움증권은 “최 대표는 서강대학교 컴퓨터과학과를 1991년에 입학했으나 개인적인 사정으로 학업을 중단했다”며 “2011년 2월 15일에 국내 IT기반 기술발전에 기여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제고한 기업경영인으로 서강대학교 발전에 공헌해 서강대로부터 명예학위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 미뤄진 3개월간, IPO 시장 ‘옥석가리기’ 심화

기재 내용의 정정 이외에도 IPO가 지연되며 변한 시장상황과 이슈들이 앞선 상장 추진 당시에 비해 불리한 상황이다. 먼저 IPO 시장의 상황이 비우호적이다. 앞서 상장을 추진하던 2~3월까지만 하더라도 중소형주를 위주로 기관투자자의 투자심리가 강하게 나타났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소형 공모에서도 공모에서 미진한 결과를 얻는 기업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특히 상장 직후 유통물량이 많다는 점이 리스크다. 공모가격 밴드를 낮췄지만 공모 주식수는 그대로 유지하며 유통물량을 줄이는 데 실패했다. 틸론은 이번 공모 직후 상장예정 주식 수인 598만1645주 중 56.99%인 340만9196주가 유통이 가능해진다.

상장이 지연된 동안 받아든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감사법인이 계속기업 관련 중요한 불확실성의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 점도 공모에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이 될 전망이다. 삼화회계법인은 틸론의 2022년 감사보고서에서 순손실과 음(-)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연결유동자산대비 연결유동부채 비율 등을 언급하며 “계속기업으로서의 중요한 불확실성이 있다”고 의견을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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